(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해외 유명 연예인들이 나이 차이가 많은 여배우들을 상대로 방송에서 성희롱을 하거나 성추행을 하는 모습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의 인기 토크쇼 'Watch What Happens Live With Andy Cohen'(앤디 코헨 쇼)에서는 영화 '더 프렌드' 홍보 차 빌 머레이와 나오미 왓츠가 출연했다.
이날 시청자와의 Q&A 시간에 한 팬은 나오미 왓츠에게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키스 상대는 누구냐"고 물었다.
나오미 왓츠가 답을 하려고 하자 빌 머레이는 나오미 왓츠의 얼굴을 움켜잡고 입을 맞췄다. 이후 카메라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기도 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행동에 나오미 왓츠는 얼굴을 들지 못하더니 "당신 얼굴에 립스틱이 묻었다"고 말한 뒤 "내 얼굴이 빨개졌냐"고 물었다.
이에 빌 머레이는 "답이 너무 쉽다"고 대수롭지 않아했고, 나오미 왓츠는 "기억에 남는 키스는 물론 남편인 빌리 크루덥과의 키스"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2017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집시'에 출연해 인연을 맺어 2023년 결혼했다.
나오미 왓츠가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한 덕에 큰 문제 없이 방송이 진행되었으나, 해당 장면이 공개된 뒤에는 "역겹다", "불쾌하다" 등 빌 머레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나 이번 방송으로 인해서 그의 과거 성추행 논란이 재조명되기까지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9일 일본의 TBS '올스타 감사제'에서는 일본의 개그맨 에가시라 2:50(본명 에가시라 히데하루, 이하 에가시라)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스튜디오에 난입한 에가시라는 배우 나가노 메이를 향해 "내 여자가 되어라"라고 말하며 돌진했다. 나가노 메이는 깜짝 놀라 도망쳤고, 다른 출연자들이 그를 제지했으나 메이는 충격으로 인해 눈물을 보였다. 그럼에도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혀를 낼름거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해당 방송이 나간 후 에가시라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에가시라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나가노 메이 양, 상처를 받았다면 미안하다"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
다만 빌 머레이의 경우와는 달리, 일부 에가시라의 팬들은 나가노 메이의 반응이 과했다며 메이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나가노 메이는 최근 출연한 라디오에서 "깜짝 놀라서 눈물이 나왔을 뿐이다. 눈물을 보이는 것이 여러 가지 오해를 불러 일으킬 것 같아서 얼굴을 가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TBS는 공식입장을 통해 "나가노 메이 씨, 에가시라 2:50 씨를 비롯한 당일 출연해주신 분들께 불편을 드린 점,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에가시라는 1988년 데뷔 후 상반신을 노출한 채 타이즈만 입고 방송에 출연하는 모습으로 인해 수십년간 싫어하는 개그맨 랭킹에서 늘 순위권에 오를 정도로 비호감도가 높은 인물. 평상시에는 점잖은 모습으로 인해 반전 매력을 가진 인물로 불리는 에가시라이지만, 환갑을 앞두고 있는 그가 1999년생으로 딸뻘인 여배우를 향해 성희롱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 때문에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12월에 불거진 그룹 스맙(SMAP) 출신 나카이 마사히로의 성폭행 사건으로 인해 후지TV를 비롯한 일본 연예계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는데, 이번엔 아예 방송에서 성희롱을 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나빠진 인식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사진= AP/연합뉴스. 에가시라, '앤디 코헨 쇼' 방송 캡처, '올스타 감사제' 방송 캡처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