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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부럽지? 3부 구단, '챔프' 레버쿠젠 누르고 DFB-포칼 결승행!…대회 역사상 '최대 이변'

기사입력 2025.04.02 12:32 / 기사수정 2025.04.02 12:32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독일에 와서 아직 우승컵 하나 일궈내지 못한 해리 케인이 부러워하지 않을까.

독일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대이변이 펼쳐졌다. 독일 3부리그 소속으로 차두리 화성FC 감독 아들인 차두리의 친정팀 아르미니아 빌레펠트가 디펜딩 챔피언 바이엘 레버쿠젠을 꺾고 DFB(독일축구협회) 포칼 결승에 진출하는 기적을 썼다.

레버쿠젠은 16강에서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을 무너트리며 케인의 우승 트로피 꿈을 또 한 번 빼앗았지만 준결승에서 대회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미끄러졌다.

레버쿠젠은 2일(한국시간) 독일 빌레펠트의 쉬코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DFB-포칼 준결승전에서 빌레펠트에게 1-2로 패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두 팀의 맞대결이었지만, 빌레펠트는 투지와 조직력으로 승리를 따내며 축구 팬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했다.

레버쿠젠은 전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무패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DFB 포칼도 같은 시즌 우승해 2관왕이 됐다. 이번 시즌에도 리그 2위를 유지하며 강력한 전력을 자랑한다. 반면, 빌레펠트는 3부리그 4위에 머물며 2부 승격을 노리는 팀이었다. 두 팀 간 전력 차이는 극명했지만, 빌레펠트는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빌레펠트는 이번 시즌 DFB-포칼에서 분데스리가 팀을 4번이나 잡아내는 '다윗'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며 독일 역사상 결승에 오른 4번째 3부 리그 팀이 되었다.



빌레펠트는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요나스 커스켄이 골문을 지켰고, 펠릭스 하그만, 레온 슈나이더, 닐스 하그만, 스테파노 루쏘, 니클라스 오피가 수비진을 형성했다. 미드필드에는 샘 슈렉, 막시밀리안 그로써, 멜 코보즈가 포진했고, 최전방 스리톱에는 세렌렌 바지, 요엘 그로도브스키, 마리우스 뵈를이 출전했다.

원정팀 레버쿠젠은 3-5-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루카스 흐라데키가 골문을 지켰으며, 피에로 인카피에, 요나탄 타, 노르디 무키엘레가 스리백을 구성했다. 미드필드진에는 예레미 프림퐁, 에세키엘 팔라시오스, 그라니트 자카, 로베르트 안드리히, 알렉스 그리말도가 배치됐다. 최전방에서는 패트릭 쉬크와 아민 아들리가 투톱으로 출격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레버쿠젠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예상대로 선제골은 레버쿠젠의 몫이었다. 전반 17분 그리말도의 코너킥을 아들리가 헤더로 연결했고, 타가 이를 발끝으로 마무리하며 레버쿠젠이 앞서갔다.

하지만 빌레펠트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선제골 실점 불과 3분만인 전반 20분 레버쿠젠 수비진의 실수를 틈타 뵈를이 혼전 상황에서 공을 잡아 강력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어 전반 종료 직전 프리킥 상황에서 나온 피의 결정적인 슛이 레버쿠젠 골키퍼 흐라데츠키의 선방에 막혔지만, 결국 그로써가 근거리 발리슛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빌레펠트가 2-1로 앞서갔다.

후반전 들어 레버쿠젠은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레버쿠젠은 슈팅 5개를 시도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빌레펠트의 조직적인 수비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특히 후반 36분 레버쿠젠의 쉬크가 문전 앞에서 시도한 헤딩슛이 골대를 강타하며 동점 기회를 놓치는 등 아쉬운 장면이 계속됐다.

빌레펠트는 후반전에도 역시 기죽지 않고 끊임없이 압박을 가하며 레버쿠젠에게 당혹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결국 2-1 스코어를 지켜내며 빌레펠트는 90년 역사상 처음으로 포칼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 후, 빌레펠트의 미셸 크니아트 감독은 경기 후 "팀이 자랑스럽다. 이 승리는 우리 지역 전체가 함께하는 기쁨이다. 오늘 밤은 아무도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열정을 가지고 수비했고, 그것이 승리의 핵심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빌레펠트의 결승 진출 과정은 험난했지만 결국 모든 걸 이겨냈다.

1라운드에서 2부리그 하노버 96을 2-0으로 꺾은 빌레펠트는 2라운드부터 8강까지 모든 경기에서 1부리그 팀을 상대로 승리했다. 우니온 베를린(2-0), SC 프라이부르크(3-1), 베르더 브레멘(2-1)에 이어 레버쿠젠까지 꺾으며 결승에 오르는 기적을 완성했다.

빌레펠트는 오는 5월 25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또 다른 준결승인 슈투트가르트-라이프치히 맞대결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3부리그 팀이 독일 최고 권위의 컵대회에서 우승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한편, 지난 대회 우승자인 레버쿠젠은 3부 리그 팀에게 역사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2연속 대회 우승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특히 경기 후, 레버쿠젠의 자카가 분노한 팬들과 격렬한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까지 방송사의 중계화면에 포착되며 팀 내 분위기까지 최악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경기 종료 후 보도를 통해 "스위스 출신 미드필더 자카는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고, 경기 후 일부 팬들과 언쟁을 벌이는 모습이 독일 방송사 'ARD'의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자카는 과거 아스널 시절에도 팬들과의 마찰로 논란이 된 바 있다. 2019년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팬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가 결국 사과했던 그는, 이번에도 실망한 팬들의 반응을 직접 마주하고는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레버쿠젠은 현재 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승점 6점 차로 뒤처져 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에 16강 플레이오프에서 합산스코어 0-5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작년과는 다른 흐름의 레버쿠젠이 과연 남은 시즌 리그에 집중하며 뮌헨에 역전 우승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데일리메일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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