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일본인 수비수 이토 히로키가 이번 시즌 중족골 골절을 3번째 당하는 충격적인 부상 소식을 전한 가운데 김민재의 몸상태도 온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A매치 소집 제외 사유였던 왼쪽 아킬레스건은 큰 문제가 없지만 감기 몸살에 허리통증까지 겹쳐 악전고투하는 가운데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것으로 드러닜다.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김민재의 경우, 부상 외에도 이번 시즌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너무 많이 뛰었다는 점이 문제인데 당분간 또 한 번의 혹사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이토가 부상을 당하면서 안 그래도 무거운 김민재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김민재 소속팀인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은 3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토 히로키는 오른쪽 중족골 부위에 또 다른 골절상을 당했다"며 "구단 의료진이 검사를 거쳐 이를 확인했다. 일본 국가대표 수비수는 장크트 파울리전에서 후반 13분 교체로 들어갔으나 후반 44분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고 밝혔다.
중족골 골절은 발등에서 발가락까지 이어지는 뼈 중 하나가 부러지는 부상을 의미한다.
발을 자주 쓰는 축구 선수 입장에선 피할 수 없는 부상 중 하나인 셈이다.
문제는 이토의 경우, 부위가 바뀌면서 중족골이 계속 부러진다는 것에 있다. 이토는 2021년 뮌헨과 같은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에 입단하면서 유럽파가 됐고 지난 2023-2024시즌 슈투트가르트의 분데스리가 준우승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이토는 당시 공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레프트백과 센터백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뮌헨이 러브콜을 보내 지난해 6월에 속전속결로 영임했다. 이적료는 김민재의 절반 수준인 2300만 유로(366억원)다.
하지만 이토는 지난 1년간 중족골을 3번이나 다치면서 실전에 거의 나서질 못했다.
이토는 지난해 7월 프리시즌 연습 경기를 하다가 중족골이 처음으로 부러졌고 이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다. 8월 서울에서 열렸던 토트넘과 뮌헨의 친선경기에도 오지 못했다.
가을 들어 다시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뮌헨에서의 실전 데뷔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는데 11월에 다시 개인 훈련 도중 중족골 골절을 또 입으면서 두 번째 수술을 하게 됐다.
수술 뒤 처음부터 다시 재활에 돌입, 드디어 지난 2월 뮌헨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13일 셀틱(스코틀랜드)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원정 경기에서 후반 33분 교체투입된 이토는 사흘 뒤 열린 디펜딩 챔피언 레버쿠젠과의 분데스리가 원정 경기에선 선발 출격하며 뮌헨 소속으로 독일 1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번 시즌 뮌헨에서 선발로 3경기, 교체투입으로 4경기를 뛰었다. 이토가 뮌헨에서 데뷔전을 치르고 어시스트로 공격포인트로 돌리자 일본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지난 20일과 25일 열렸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7차전 바레인전, 8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 등 두 차례 홈 경기에 그를 불러 모두 풀타임을 뛰게 했다.
뮌헨도 이토 만큼은 대표팀에서 많은 출전시간을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다녀오고 첫 경기인 장크트 파울리전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갔다가 종료 직전 주저 앉은 것이다.
그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순간부터 독일 언론은 중족골 골절상 재발이 의심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뮌헨의 발표도 같았다.
뮌헨 팬들은 이토의 연이은 부상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한 해에 같은 부상을, 그 것도 3번이나 당할 수 있느냐며 한숨을 짓고 있다.
뮌헨은 지금 수비진이 엉망이다. 이달 A매치 기간에 월드클래스 레프트백 알폰소 데이비스와 지난 몇 년간 기량을 인정받은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가 각각 캐나다 대표팀과 프랑스 대표팀 경기에 차출됐다가 실전 도중 다쳤다. 데이비스는 오른 무릎 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라 6개월간 결장한다. 우파메카노도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는데 이번 시즌 복귀가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이토도 낙마한 것이다.
사실 더 우려되는 소식이 바로 김민재의 나쁜 컨디션이다.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염증 재발 우려로 인해 이달 A매치를 쉬었다.
당초 오는 4월9일 인터 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출전을 내다보고 있었는데 지난 25일 갑자기 훈련 장면이 공개되더니 이번 장크트 파울리전에 90분을 다 뛰었다.
하지만 독일 언론도 걱정할 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다. 독일 언론 '타게스차이퉁(TZ)'은 31일 "김민재가 감기 몸살에 허리 통증까지 있는 상태에서 90분을 뛰었다"며 "당초 장크트 파울리전에 선발 출전 예정이 아니었으나 부상자들로 인해 뛰게 됐다"고 했다.
김민재는 장크트 파울리전에서 100%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다. 뮌헨은 3-2로 이겼는데 2실점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뮌헨 입장에선 김민재의 몸 상태를 더 끌어올려야 함에도 다른 방법이 없었던 셈이다. 뮌헨의 무리한 기용이 김민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 바이에른 뮌헨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