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내가 아닌 남을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는 게 흔치 않은 일이잖아요. (두 번의 그룹 활동을 통해) 제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해도 진심으로 응원해 줄 사람들을 얻었고, 이건 멤버들도 동일하게 느낄 거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요."
최유정은 2016년 Mnet '프로듀스 101' 시즌1에 출연해 아이오아이 멤버로 선발됐다. 프로젝트 그룹이었던 아이오아이는 2017년 1월 약 8개월 간의 짧은 그룹 활동을 종료했고, 최유정은 소속사로 돌아가 준비 기간을 거친 뒤 같은 해 8월 위키미키로 재데뷔를 했다. 위키미키는 7년의 활동 끝에, 2024년 8월 8일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그룹 활동을 종료하게 됐다.
위키미키는 빠르게 변화하는 K팝 산업 속에서 앨범 활동이 활발한 편은 아니었다. 끈끈하게 뭉쳐 다 함께 7년의 계약기간을 채우고 이별을 맞이하던 시기에는 서로 "고생했다"는 말을 정말 많이 했다고. 최유정은 "각각 중학생, 고등학생, 20살 때부터 시간이 지나 서른을 바라보고, 대학교 졸업하고 이렇게 상황이 되니까 서로가 대견한 마음에서 나온 '고생했다'였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그래도 저희끼리 만나면. 우리의 그 시절이 너무 예쁘지 않았나 한다. 나의 좋았던 시절을 최대치로 기록을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뜻깊고 감사한 일인가"라며 "위키미키 무대도 최근에 진짜 많이 찾아봤는데, (그때의) 멤버들이 너무 예쁘게 보이더라. 그래서 (다들)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마음도 털어놨다.
아이돌 활동을 하던 때를 회상한 최유정은 "이 일을 하는 모두가 마음고생 안 하고, 좋은 것만 보면서 행복하게 본인의 일을 사랑하고 자부심 느끼면서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도 했다. 사랑하는 이 일이, 카메라 뒤에서 마음 졸이는 일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 이는 스스로도 "다 겪고 나서 이제야 생각이 드는 것"이라며, 과거의 나에게 하는 말이 될 수도 있는 진심도 담담히 들려줬다.
"행복했으면 좋겠는" 사람들이 있는, 두 그룹은 최유정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아이오아이는 제 첫 시작을 함께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워지지 않는 도장처럼 마음 한편에 선명하게 찍혀있는,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했다. "아이오아이는 응원을 받는 느낌이라면, 위키미키는 서로 응원을 해주는 느낌"이라며 보다 적확한 표현을 위해 고민하기도 했다. 그룹 내 포지션이 달라서인지, 각각의 팀만이 줄 수 있는 다른 느낌이 있다는 그는 "위키미키는 같이 놀러도 많이 가고, 활동을 재밌게 했다. 일곱 자매를 얻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오아이와 위키미키까지 두 번의 헤어짐을 겪게 했지만, 찬란하게 기억되는 그 시간이 최유정에게 남긴 것도 크다. 그는 "일할 때 사람을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도 두 번의 그룹 활동이 남긴 것"이라며 "실제로 제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해도 진심으로 응원해 줄 사람들을 얻었고, 이건 멤버들도 동일하게 느낄 거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내가 아닌 남을 이렇게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는 게 흔치 않은 일이지 않나. 특별하지만 허술하거나 부족하지 않은, 다양한 방면으로 꽉 채워져 있는 관계의 사람들을 얻은 게 크다"며 깊은 애정을 보였다.
멤버 김도연과는 아이오아이부터 위키미키까지 두 번의 활동을 모두 함께했다. "서로 응원을 많이 해주는 사이"라는 최유정은 "이번에 도연이가 연극을 할 때도 너무 좋더라. 도연이가 열심히 안 하는 걸 못하는데, 또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는 친구의 모습을 보니까 그게 벅차더라"며 김도연의 연극 무대를 보러 갔을 때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극의) 내용보다도 도연이를 보며 계속 긴장했다가, 웃었다가 도연이로 인한 여러 가지를 느끼면서 봤다"고 했다. 무대 후 인사하러 갔는데 제가 눈물이 나더라. 무대에서 쏟아내려 하는 친구의 모습이 너무 반짝였다. 감정은 이 친구가 쓰고 있지만 저까지 동기화 돼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고도 했다.
이어 "여전히 서로 어려운 거 있으면 이야기하고 의지하고 그렇게 지낸다. 도연이랑은 반쪽이라고 부를 만큼, 서로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이 나이엔 이런 걸 느끼고 그런 게 있지 않나. 그런 걸 신기할 만큼 소름 돋게 똑같이 느낀다"고도 웃으며 이야기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최유정이 개설한 개인 유튜브 채널 '최유댕'에도 아이오아이, 위키미키 멤버들의 출연이 예정돼 있다. 실제 채널의 시작을 알린 첫 화부터 아이오아이 정채연과의 속초 여행이 담기기도 했다. 그는 "일정 맞추기가 빠듯하지만, 같이 밥 먹으러 가거나 하면 '언제 불러줄 거냐' 하는 지인들이 많다. 그럼 '뭐 하고 싶은지 생각해 놓기' 숙제를 주고 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유정은 "아이오아이 멤버들은 크리스마스마다 같이 보내는 암묵적인 약속이 있다. 당일에 일정이 안 맞으면, 이브나 이브 전날 근처로 날짜를 잡아서 만난다. 그때 제가 '유튜브 하면 나와줄 거야?' 했는데 다들 '언제 가면 되냐'고 적극적으로 말해줘서 '누가 나오면 뭘 해야 겠다'하는 걸 혼자서만 계획해 둔 상태"라며 웃기도 했다.
위키미키 멤버들은 "물어보지 않아도 나와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는 "계획을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맞는 사람 모여서 만나고 그런 것 있지 않나"라며 "위키미키 멤버들은 사람이 정말 따뜻하다. 제가 가끔씩은 세상을 살아가려면 본인 걸 챙길 줄도 알아야 하는데, 너무 둥글고 착하다고도 했다. 우리끼리는 너무 가족처럼 잘 지내고 그럴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래서 (나와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두 번의 그룹 활동을 마친 최유정은 혼자 나아가야 하는 시기를 맞이했다. '2막의 인생'에서도 최유정에게 키포인트는 '무대'다. 그는 "지금 생각해 보면 한 순간도 변한 적이 없다. 저는 무대를 사랑하고, 무대가 너무 좋다. 무대에서 봤을 때 보이는 관객분들의 생동감 있는 반응, 완벽히 빠져있는 얼굴을 보는 게 좋다"며 가수 활동은 물론, 뮤지컬, 연극까지 다양한 무대를 통해 관객과 호흡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DB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