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황희찬이 커리어 대반전을 이룰 수 있을까. 지난 여름 황희찬을 원했던 로베르토 데 제르비 올랭피크 마르세유 감독이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의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고 있다.
밀란의 이적 전력을 총괄하는 파비오 파라티치 디렉터가 데 제르비 감독 에이전트와 만남을 가진 사진까지 올라왔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이탈리아는 29일(한국시간) "파라티치 디렉터가 밀란의 미래를 대비해 데 제르비 에이전트와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파라티치는 밀란 단장직과 연결돼 있다. 과거 유벤투스, 토트넘 홋스퍼에서 단장을 맡았던 파라티치는 이번 여르부터 밀란의 이적 전략을 총괄할 가장 유력한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파라티치가 데 제르비 마르세유 감독의 에이전트를 만난 뒤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데 제르비가 밀란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한 것이다.
매체는 "이날 오후 파라티치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호텔에서 나오는 모습이 찍혔다. 이 호텔은 축구계에서 사업 미팅 장소로 자주 사용되는 곳"이라며 "파라티치는 조르조 푸를라니 밀란 CEO가 아닌 데 제르비 에이전트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황희찬에게 집요하게 전화까지 걸며 직접 영입을 추진했던 데 제르비가 세리에A 무대로 향할 경우 황희찬의 이적 가능성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이탈리아 칼치오메르카토는 “밀란이 다음 시즌을 앞두고 데 제르비 감독을 강력하게 고려하고 있다. 현재 밀란을 이끄는 세르지우 콘세이상 감독은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우승에도 불구하고 리그 부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탈락으로 사실상 시즌 후 경질 수순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콘세이상 감독은 시즌 종료 후 작별할 가능성이 높고, 데 제르비가 후임 1순위로 주목받고 있다. 데 제르비가 밀란 유소년 출신이라는 점도 긍정적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출신 감독 데 제르비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에서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내 차세대 명장 중 한명으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프랑스 리그1 마르세유로 옮겼으며 파리 생제르맹(PSG)에 이은 2위 구단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 시즌 8위에 머물렀던 마르세유를 단숨에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며 다시 한 번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데 제르비는 지난해 여름 황희찬 영입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세유는 울버햄튼에 2500만 유로(약 376억 원)의 이적료를 제안했고, 데 제르비 감독 본인이 황희찬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이는 황희찬이 “거의 매일 연락했다”고 직접 밝힌 일화다.
황희찬은 당시 “데 제르비 감독이 내게 꾸준히 연락했고, 큰 결정을 내려야 했다. 마르세유는 진지했다”고 말하며 실제 이적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희찬은 울버햄튼 원더러스에 잔류했고, 이번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려 벤치에 머물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29경기 12골 3도움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것을 고려하면 급추락을 겪은 것이다.
만약 데 제르비가 밀란 지휘봉을 잡게 된다면 다시 황희찬 영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데 제르비가 이번 여름 밀란으로 향할 경우 황희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얘기다.
세리에A 명문 밀란이 전술 중심형 감독으로 데 제르비를 점찍은 가운데 황희찬 영입을 다시 시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희찬이 이탈리아로 이동하면 안정환(2000년·페루자), 이승우(2017년·베로나), 김민재(2022년·나폴리)에 이어 한국인 세리에A 4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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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