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귀묘한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이여슬은 3대가 목사인 집안에서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다. 24년째 한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SBS Life '신빨 토크쇼-귀묘한 이야기'의 파일럿부터 함께하고 있는 천신애기 이여슬. 그는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까지 모두 '목사'인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 이에 모태신앙으로 기독교를 믿었으나, 20대 때 인생 전환점을 맞았다고. 교회에서 당한 '왕따' 때문이었다.
이여슬은 "교회 친구들이 목사 딸이라는 이유 하나로 왕따를 만들었다. 대학교 1학년 때, 스무 살 때였다. 그때 종교에 대한 반항심이 생기면서 절에 가게 됐다. 그 절에서 만난 스님이 날 보고 한 첫마디가 '너는 네 살 때 신이 왔구나' 이러더라"고 운을 뗐다.
이여슬에 따르면 그는 스님이 언급한 네 살 무렵, 생사를 넘나드는 위기를 맞았었다고. 큰 병원에서도 고칠 수 없는 병이라고 했지만, 할아버지의 간절한 기도 이후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러나 20대 이여슬은 스님의 이야기를 흘려듣고, 다시 교회로 나갔다고.
취업준비생이 된 그는 승무원이 되기 위해 지원서를 넣으면서 처음으로 '신점'을 보게 됐다. 합격과 불합격이 궁금했기 때문. 그는 "무당이 나한테 '너는 신을 받아야 하는 애가 무슨 스튜디어스야' 이랬다. 우리 아빠, 할아버지가 목사인데 나보고 무당을 하라고 하니 말도 안 되지 않나. 그 후로 세네 곳을 더 갔는데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취업에 성공, 스튜어디스 일을 시작했지만 갤리에서 물건을 꺼내다 다치면서 3개월 만에 일을 그만두게 됐다. 병원에서는 아픈 곳이 없을 거라 진단했으나 걸을 수조차 없었다고. 이 일을 계기로 일명 '무당집 투어'를 시작했다. 이여슬은 "100군데를 갔는데 한 명 빼고 다 나보고 무당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후 결국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됐다고 설명했다.
3대째 목사 집안에서 나온 무당이기에, 가족들에게는 비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동생들에게는 1년, 부모님에게는 14년을 숨겼다고. 그는 "아버지가 쓰러질까봐 말을 못했다. 그러다 14년 만에 얘기를 했다. 아빠를 신당으로 모셨는데 '괜찮아, 딸' 이 말만 하고 갔다. 3일 동안 연락이 없다가 아버지가 신당으로 왔는데, 첫마디가 '힘들었지?'였다"며 울컥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나도 이 길을 가면서 힘들었는데 우리 딸은 얼마나 힘들었냐'더라. '네가 믿는 신도 귀신 신자를 쓰고, 내가 믿는 신도 귀신 신자를 쓴다. 그러니 신을 모시는 건 같은 맥락이다. 사람 마음 아프게 하는 종교인만 되지 말아다오'라고 하더라"고 전하며 눈물을 보인 뒤 "그 얘기를 하고 난 뒤에 알아본 게 유튜브였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무당의 길은 어떨까. 이여슬은 "무당은 친구가 없는 팔자다. 일적으로 엮이지 않고 온전히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없다"면서 "그게 돌아보면 제일 힘든 점이었다. 지금은 포기했지만, 간혹가다 바람 쐬러 나가서 친구랑 수다를 떨고 싶단 생각을 한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무당 일을 하며 행복한 경험도 많았다. 그는 "아들이 뇌출혈로 쓰러졌다고, 도와달라는 엄마가 있었다. 병원에서도 못 살린다는데 내가 어떻게 살릴 수 있나 싶었지만 거절을 계속하면 올바른 종교인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한번 해보자 했는데 아이가 진짜 살았다. 그때 '나 무당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기특하게 느껴졌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한편 천신애기 이여슬이 출연하는 SBS Life '신빨 토크쇼-귀묘한 이야기'는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10분 방송된다.
사진 = SBS Life '신빨 토크쇼-귀묘한 이야기'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