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에서 돌아온 김민재가 생애 첫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위한 마지막 스퍼트에 나선다.
주축 수비수 두 명이 A매치 브레이크 때 큰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가운데 이제 막 재활을 마친 김민재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김민재 소속팀인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은 29일(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분데스리가 27라운드 장크트 파울리와의 홈 경기를 벌인다.
뮌헨은 이날 경기 전까지 19승 5무 2패(승점 62)를 기록하며 18개팀 중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시즌 챔피언 바이엘 레버쿠젠이 29일 오전 열린 홈 경기에서 보훔을 3-1로 누르고 뮌헨보다 한 경기 더 치른 가운데 승점 59를 찍어 맹추격 중이다. 뮌헨은 최근 분데스리가 두 경기에서 1무 1패로 부진하며 레버쿠젠을 쫓아오도록 만들었다. 지난 9일 보훔에 2-3으로 역전패했고, 16일 우니온 베를린과의 1-1로 비겼다.
두 경기 모두 김민재가 결장하면서 그의 수비 공백이 확연히 드러난 180분이 됐다.
장크트 파울리전에선 김민재가 선발 출격한다. 벨기에 국적 월드클래스 수비수 출신 뱅상 콤파니 감독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구축한 가운데 김민재와 에릭 다이어로 센터백 콤비를 구성했다.
세계적인 문지기 마누엘 노이어가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보니 요나스 우르비히가 골키퍼로 나선다. 백4는 왼쪽부터 하파엘 게헤이루, 김민재, 다이어, 콘라트 라이머로 낙점됐다. 더블 볼란테는 요주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다. 자말 무시알라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며 왼쪽 날개로 세르주 그나브리, 오른쪽 날개로 마이클 올리세가 등장했다.
원톱은 월드클래스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맡았다.
김민재는 직전 분데스리가 경기였던 우니온 베를린전에서 결장했다. 보훔전 결장이 주중에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레버쿠젠과의 '독일 더비' 1~2차전을 위한 휴식의 성격이 강했다면 베를린전은 부상 때문에 빠졌다.
뮌헨 구단은 16일 베를린전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김민재의 결장을 못 박았다.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는 다들 아는 것처럼 아킬레스건이 좋지 않다. 게다가 경기도 많이 뛰었기 때문에 좀 쉬어야 한다"며 그가 부상 치료에 돌입할 것임을 알렸다.
김민재가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통증을 느꼈음에도 다른 수비수들 부상 때문에 쉬지 못한 터라 이번엔 확실히 부상 부위를 치료하고 오는 4월9일 챔피언스리그 8강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1차전 홈 경기에 돌아올 것으로 여겨졌다. 독일 언론도 "이르면 4월9일에 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했다. 지난 25일 한국 국가대표팀의 2026 월드컵 3차예선 8차전 요르단과의 홈 경기 하루 전 운동장으로 돌아와 담금질하는 그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29일 장크트 파울리전에 당장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어났다.
여기에 주전 레프트백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의 센터백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의 치명적인 부상은 김민재가 재활 전보다 오히려 팀내 비중 커지는 이유가 됐다.
앞서 뮌헨 구단은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데이비스의 치명적인 십자인대 파열 소식을 알렸다.
"뮌헨 구단은 A매치 브레이크 이후 데이비스를 장기간 실전에 투입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힌 뒤 "그는 캐나다 대표팀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뒤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스는 이번 A매치 기간에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네이션스컵 준결승과 3~4위전을 뛰었다.
특히 미국과의 3~4위전에서 경기 초반 그라운드에 쓰러져 전반 12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데이비스는 무릎에 이상을 느꼈다. 곧장 경기장을 빠져나와 정밀진단을 받았는데 날벼락 같은 십자인대 파열 소식이 전해졌다.
뮌헨 구단 입장에선 데이비스와 불과 한 달 전 5년 재계약을 했고 연봉을 1500만 유로(약 232억원) 주면서 별도로 2200만 유로(약 340억원)라는 엄청난 금액의 재계약 보너스까지 한 번에 준 상황이라 가슴 아프게 됐다. 새 계약서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선수가 병상에 눕게 된 것이다.
게다가 뮌헨은 프랑스 국가대표인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도 시즌 아웃이 유력한 부상을 당해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뮌헨은 데이비스 부상을 설명한 뒤 "프랑스 대표팀 경기를 치른 우파메카노 역시 왼쪽 무릎에 뼛조각이 발견돼 몇 주 동안은 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는 수술을 이미 받았다. 우파메카노도 수술이 예정돼 있다. 백4 라인 중 두 명이 순식간에 빠진 셈이다.
스피드와 제공권을 모두 갖춘 김민재의 기량에 뮌헨이 기댈 수밖에 없게 됐다.
한편으론, 조기 복귀가 화근이 돼 김민재 부상이 더 나빠지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 바이에른 뮌헨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