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가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팀 간 2차전에서 5회말 결승 1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3연패의 사슬을 끊고 2025 시즌 안방 첫 승리를 신고했다. 베테랑 타자들이 '경험의 힘'을 뽐내면서 KT 위즈를 제압했다.
롯데는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팀 간 2차전에서 3-1로 이겼다. 전날 0-2 영봉패를 설욕하고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로 출격한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6이닝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2025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다. 페넌트레이스 첫 등판이었던 지난 23일 LG 트윈스전 5이닝 4실점 부진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롯데 불펜도 KT의 게임 후반 추격을 잘 막아줬다. 정철원이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정현수 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 박진 ⅔이닝 무실점, 김원중 1이닝 무실점 등 릴레이 호투를 펼쳤다.

롯데 자이언츠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팀 간 2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 1실점 호투로 2025 시즌 첫승을 수확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타선도 모처럼 제 몫을 해냈다. 나승엽은 2025 시즌 롯데의 팀 1호 홈런 포함 멀티 히트, 전준우 1안타 1타점, 정훈 1안타 1득점 등 주축 타자들이 힘을 냈다.
KT는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7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피칭을 해줬지만 타선 난조 속에 패전투수가 됐다.
KT 타선은 허경민이 멀티히트, 강백호, 김민혁, 천성호, 김상수 등 주축 타자들이 안타를 생산했지만 롯데 마운드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7회초 1사 1·3루 찬스를 놓치면서 3연승을 마감했다.
▲타선 대조정 롯데, 윤동희 선발 제외-전준우 리드오프 배치 승부수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날 KT를 상대로 전준우(좌익수)-김민성(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나승엽(1루수)-유강남(포수)-정훈(지명타자)-한태양(유격수)-장두성(중견수)로 이어지는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박세웅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진 간판타자 윤동희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뒀다. 리드오프 임무를 캡틴 전준우에게 맡기고, 정훈과 김민성 등 베테랑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팀 간 2차전에서 3연패 탈출을 위해 큰 폭의 선발 라인업 조정을 실시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KT는 강백호(지명타자)-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허경민(3루수)-김민혁(좌익수)-장성우(포수)-황재균(1루수)-천성호(2루수)-배정대(중견수)-김상수(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나섰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 1루수로 전날 대타로 출전해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던 황재균을 선택했다. 문상철이 벤치에서 대기하면서 게임 상황에 따라 대타 출전을 준비했다.
▲기선 제압 롯데, 드디어 터진 홈런...나승엽 솔로포로 침묵 깼다
롯데의 1회말 공격은 소득 없이 끝났다. 선두타자 전준우가 좌익수 뜬공, 김민성 우익수 뜬공, 손호영 1루수 땅볼 등 삼자범퇴로 힘없이 물러났다.
롯데는 2회말에도 선두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2루수 땅볼로 아웃, 좀처럼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KT 에이스 쿠에바스의 구위에 눌려 좀처럼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를 보기 힘들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나승엽이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팀 간 2차전에서 2025 시즌 1호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의 답답했던 흐름을 바꾼 건 나승엽이었다. 나승엽은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쿠에바스를 상대로 짜릿한 손맛을 봤다. 선제 솔로 홈런을 작렬시키면서 팀에 1-0 리드를 안겨줬다.
나승엽은 원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쿠에바스의 3구째 145km/h짜리 직구를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공을 그대로 밀어 쳤다.
나승엽의 배트에 맞은 공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0m의 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 롯데는 개막 후 7경기 만에 팀 첫 번째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롯데는 지난 28일 KT전까지 개막 후 6경기에서 단 한 명도 담장을 넘기지 못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한 무(無) 홈런 팀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던 가운데 나승엽이 홈런 갈증을 씻어줬다.
▲반격 나선 KT, 주축 타자들의 집중력으로 만든 동점
KT도 재빠르게 반격에 나섰다. 1회초 무사 1루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의 병살타, 2회초 2사 1루에서 후속타 불발로 무득점에 그쳤던 가운데 3회초 롯데 선발 박세웅 공략에 성공했다.
KT는 3회초 2사 1루에서 허경민의 좌전 안타로 주자를 더 모았다. 2사 1·3루 찬스에서 김민혁이 내야 안타로 출루, 3루 주자가 득점하면서 스코어는 1-1 동점이 됐다.

KT 위즈 외야수 김민혁이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와의 팀 간 2차전에서 1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롯데는 2루수 김민성이 김민혁이 1, 2루간 깊숙한 곳으로 날린 타구를 끝까지 쫓아간 뒤 1루 송구까지 연결했지만 김민혁의 발이 베이스를 먼저 찍었다.
KT는 다만 계속된 2사 1·2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스코어를 뒤집지는 못했다. 장성우가 박세웅에게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잔루 2개를 남긴 채 3회초 공격이 종료됐다.
▲롯데의 맏형들, 밥상 차리고 해결까지 책임졌다
동점의 균형은 롯데의 5회말 공격에서 깨졌다. 롯데는 선두타자로 나선 베테랑 정훈이 우익수 옆 2루타로 출루, 득점권 찬스를 만들어줬다.
롯데는 무사 1루에서 한태양이 삼진을 당하며 공격 흐름이 한 차례 끊겼다. 다만 장두성이 빠른 발을 살려 내야 안타로 출루, 1사 1·3루 찬스가 상위 타선으로 연결됐다.
롯데는 이 기회에서 맏형이자 캡틴 전준우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전준우가 쿠에바스를 상대로 리드를 되찾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내 롯데가 2-1로 다시 앞서갔다.
롯데는 계속된 1사 1·3루에서 천금 같은 추가 득점도 얻어냈다. 김민성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 장두성이 홈 플레이트를 밟아 점수 차를 3-1로 벌렸다.
▲3연투 투혼 불사른 정철원, 위기 탈출→세리머니 포효
롯데는 박세웅이 6회까지 1실점으로 KT 타선을 봉쇄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7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불펜의 핵 셋업맨 정철원을 3일 연속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정철원은 선두타자 김상수를 좌전 안타로 출루시키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KT 간판타자 강백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로하스에 볼넷을 내주면서 상황이 1사 1·2루로 악화됐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정철원이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팀 간 2차전에서 7회초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정철원은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KT 베테랑 타자 허경민을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정철원은 1루 더그아웃으로 복귀하면서 멋진 포효와 함께 세리머니를 펼쳤다. 롯데 홈팬들은 정철원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줬다.
롯데는 이후 불펜진이 8, 9회 KT 공격을 실점 없이 잠재웠다. 9회초 등판한 롯데 수호신 김원중은 2025 시즌 마수걸이 세이브와 함께 팀의 3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사진=롯데 자이언츠/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