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때 루마니아 역대 최고의 재능으로 꼽혔던 아드리안 무투가 코카인 복용으로 인해 망가졌던 자신의 현역 시절을 되돌아봤다.
'발칸의 마라도나' 게오르게 하지와 함께 루마니아 축구 국가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 기록(35골)을 보유한무투는 2000년대 초반 파르마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 2위에 오르는 등 소속팀에서도 꾸준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커리어는 첼시에서 크게 꺾였다. 무투는 첼시 입단 초기 엄청난 활약으로 프리미어리그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지만, 어느 순간 부진에 빠지면서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했다. 여기에 2004년 코카인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고, 당시 첼시의 사령탑 조세 무리뉴 감독으로부터 맹비난을 들은 뒤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이후 무투는 2006년 유벤투스가 승부조작 사건으로 강등되자 피오렌티나로 이적했는데, 여기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11년까지 피오렌티나에서 뛰었던 무투는 피오렌티나와 결별한 뒤 체세나와 아작시오(프랑스)를 거쳐 2014년 페트롤룰 플로이에슈티를 통해 자국 리그로 복귀했다. FC 푸네 시티(인도)에서도 잠시 활약했던 그는 루마니아 구단인 ASA 트르구무레슈에서 은퇴했다.
무투는 첼시 시절 코카인을 복용한 것 외에도 국가대표팀 감독을 저격하는 듯한 게시글을 SNS에 올려 루마니아축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팀 영구 퇴출 징계를 받는 등 사생활 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현역 시절 몇 차례 논란을 일으켰지만, 그가 루마니아 역사에 남은 선수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 그 덕에 무투는 은퇴 후 디나모 부쿠레슈티 단장직과 루마니아 축구대표팀 디렉터직을 수행하며 스포츠 행정에 몸담았고, 2018년부터는 지도자로 전향해 현재까지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자신의 친정팀 페트롤룰 플로에이슈티를 지휘하는 중이다.
사고를 쳤던 것에 비해 축구계에서 나름대로 커리어를 잘 이어가고 있는 무투지만, 과거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갖고 있었다.
특히 무투는 첼시 시절 자신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았다면 발롱도르를 수상했을 거라면서 실력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 잘못된 선택으로 스스로를 망친 일을 두고 후회했다.
무투는 최근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첼시에서 뛸 때 코카인을 복용한 것은 내 커리어에서 내릴 수 있는 최악의 결정이었다. 나는 혼자였고 슬펐지만, 어떤 일도 내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도움을 요청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그 교훈 덕에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성숙해졌다. 나는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무투가 첼시와의 계약을 위반했다면서 무투에게 첼시 측에 한화 약 25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또한 무투는 출장 정지 징계도 받았다.
무투는 "관용이 없는 것, 그게 약물에 대한 첼시의 정책이었다. 나는 그게 공평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실수를 했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무투가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발롱도르에 도전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게 2000년대 초반 무투는 말 그대로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선수였다. 출장 정지 징계를 받지 않고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면 충분히 발롱도르 수상을 노려볼 수도 있었다.
무투는 "나는 한 시즌 이상 세계 최고의 선수였기 때문에 쉽게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나쁜 결정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나는 이것을 두고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