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펑고 훈련을 마친 KIA 김도영과 박찬호가 구장을 나서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지난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야수 두 명이 모두 사라졌다. 시즌 초반부터 위기를 맞은 '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지난해 팀 내 수비이닝 1위와 2위는 각각 주전 유격수 박찬호(1120⅔이닝), 3루수 김도영(1111이닝)이었다. 내야수 김선빈(884이닝),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755⅓이닝) 등 다른 포지션에 위치한 선수들보다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그만큼 팀이 시즌 내내 박찬호와 김선빈을 믿었고, 또 두 선수가 부상 없이 자신의 역할을 해줬다는 의미다. KIA가 통합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다.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개막전 경기, 3회말 1사 KIA 김도영이 좌전안타를 날린 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개막전 경기, 3회말 1사 KIA 김도영이 좌전안타를 날린 후 고통을 호소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는 올 시즌에도 3루수 김도영, 유격수 박찬호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김도영이 예상치 못한 변수와 마주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첫 안타를 치고 주루 과정에서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다. 병원 검진 결과는 왼쪽 햄스트링 손상이었다.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은 건 불행 중 다행이었지만, 당분간 김도영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23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현재 치료에 힘을 쏟는 중이다. 복귀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 4월 초 재검진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KIA와 김도영이다.
KIA는 기존 야수들로 김도영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빅리그 시절 3루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2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루수로 나서는가 하면, 또 퓨처스팀(2군)에 머물고 있던 변우혁도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3루 수비를 소화했다. 26일에는 1군 콜업 당일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도영의 입단 동기인 윤도현도 3루 수비가 가능한 선수 중 한 명이다.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개막전 경기, 8회말 무사 1루 KIA 박찬호가 볼넷으로 진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3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3회말 KIA 박찬호가 타격을 한 후 질주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런데 김도영의 부상 이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박찬호까지 이탈했다. 박찬호는 25일 경기에서 2루 도루를 위해 슬라이딩을 하다가 오른쪽 무릎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한 타석 만에 교체됐다. 병원 검진 결과 타박으로 인한 단순 염좌 진단을 받았다. 장기간 공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다만 KIA는 박찬호가 일주일 정도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하는 게 쉽지 않다고 판단해 26일 박찬호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시즌 초반에 굳이 무리할 이유가 없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박찬호는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열흘을 채우고 다시 돌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도영도, 박찬호도 큰 부상을 피하긴 했지만, KIA로선 당분간 두 선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더구나 대진이 만만치 않다. 28~3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4월 1~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 4~6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쉬운 상대가 하나 없다. 사령탑도 이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주전 3루수와 유격수, 1번타자와 3번타자 없이 경기를 하는 거니까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두 선수 모두 공격과 수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주루 능력도 뛰어나다. 솔직히 (기존 선수들이) 두 선수를 대체하는 건 어려울 것이다. 상황에 맞게 점수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쳐야 할 시기다. 한두 명의 활약만으로는 돌파구를 찾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감독은 "누구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두 선수가 돌아올 때까지는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확률적으로 가장 높은 선수를 경기에 내보내야 할 것 같다"며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그 선수들 입장에서도 기회가 왔다고 생각할 것이니까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위즈덤과 윤도현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