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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버지' 벤투, 북한 축구에 발목 잡혔다…1승1무→정작 내용은 부진, 예선 2경기 남기고 UAE서 경질

기사입력 2025.03.27 08:32 / 기사수정 2025.03.27 08:32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국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북한 축구에 당했다. 북한전 승리 후 몇 시간 만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표팀서 경질됐다.

UAE축구협회는 26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협회는 국가대표팀 기술진을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UAE 언론도 벤투 감독의 경질을 알렸다.

칼리즈타임스는 "UAE는 북한전 후 몇 시간 만에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을 해임했다. 북한을 상대로 2-1로 승리한 후 이 같은 발표가 나왔다"고 전했다.

에마라탈윰은 "포르투갈인 감독은 UAE 대표팀을 맡으면서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특히 UAE가 이란에 0-2로 완패한 뒤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북한과의 3차예선 8차전을 이겨야 유임이 가능했지만 결국 해고 됐다"고 알렸다.



벤투 감독이 이끌었던 UAE는 지난 26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위치한 프린스 파이살 빈 파드 스타디움에서 북한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A조 8차전을 치러 2-1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UAE는 4승1무3채, 승점 13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48개국 참가로 확대된 이번 월드컵서 8.5장의 본선 티켓을 배정 받은 아시아 지역은 3차예선 각 조 1~2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3~4위가 4차예선에 진출해 남은 자리를 놓고 다툰다. 2위 우즈베키스탄보다 4점 뒤지긴 했으나 여전히 본선 직행 가능성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내용이 좋지 않았다. 전반 5분 만에 파비우 리마의 선제골로 앞서간 UAE는 전반 막판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전 내내 북한의 골문을 열지 못하며 무승부에 그칠 뻔했으나 후반 추가시간 8분 술탄 아딜의 극장 골이 터지며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두 팀의 전력 차를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였다.

UAE는 이번 3차예선에서 결과에 비해 좋지 않은 내용을 보여주고 있었다. 북한을 상대로는 이미 지난해 10월 한 차례 비긴 적이 있었다.



당시 UAE는 북한을 홈으로 불러들였으나 1-1로 비겼다. 전반전까지 0-0이었고, 후반 중반 간신히 야히아 알가사니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후반 막판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현재 A조 꼴찌로 북한이 조 최약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 이겨야 했던 경기였으나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중동 최강 이란에게 두 번 모두 졌고,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도 패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그다지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벤투 감독은 2018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부임해 2022 카타르 월드컵서 역대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끌었다. 하지만 재계약에 실패한 후 대표팀을 떠났고, 2023년 7월부터 UAE 감독을 맡았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던 UAE는 한국에서 월드컵 16강에 오른 벤투를 선임해 36년 만에 월드컵 진출을 노렸다. 순위 자체는 3위로 나쁘지 않지만 내용과 과정이 좋지 않았다.

이란,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강팀들과의 전적도 그렇고 최하위 북한을 상대로 1승1무를 거두긴 했으나 졸전을 보인 것 또한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월드컵 예선 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 대회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해 초 아시안컵에서는 홍콩을 이기긴 했으나 팔레스타인과 1-1로 비기고, 16강에서 타지키스탄에 승부차기로 지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중동 최대 축구 축제 걸프컵에서도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과 한 조에 묶이고도 2무1패로 조별리그 탈락하며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이 없었다.



협회와의 갈등도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랍 매체 '걸프스포츠'에 따르면, 한 소식통이 "UAE 협회가 벤투의 축구 대표팀 지휘 방식에 불만을 품었다. 벤투는 자신의 생각과 고집이 세서 축구협회는 그가 새로운 단계에서 감독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전했다.

벤투는 UAE 대표의 레전드로 불리는 알리 맙쿠트를 점차 제외하기 시작하면서 UAE 내에서 갈등이 시작됐다. 벤투 부임 직후 다시 부름을 받았던 맙쿠트는 메이저대회인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모두 벤치를 지켰다. 키르기스스탄과의 16강전에서는 아예 명단에서 빠졌다. 

이후에도 벤투와 UAE 협회의 갈등이 이어졌는데 성적까지 뒷받침 되지 않으면서 결국 경질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벤투 김독은 1년 8개월 만에 UAE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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