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알폰소 데이비스의 부상은 그의 출전을 강행한 제시 마치 감독의 선택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데이비스 측 주장에 따르면 데이비스는 이미 미국과의 경기를 치르기 전부터 부상을 당한 상태였고, 마치 감독은 데이비스가 미국전에 출전하면 안 되는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발로 내보냈다.
결국 데이비스는 전반 12분 만에 부상을 입고 교체되어 나왔다. 캐나다 축구대표팀은 당초 데이비스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고 진단했지만, 정작 데이비스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 데이비스를 복귀시킨 뒤 받아든 검진 결과는 십자인대 파열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26일(한국시간) 구단 채널을 통해 데이비스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국가대표팀에서 부상을 입고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했다. 구단은 데이비스는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우파메카노는 무릎 염증으로 인해 몇 주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알렸다.
캐나다 국가대표팀의 핵심 선수인 데이비스는 지난 24일 미국과의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네이션스리그 3위 결정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후반 12분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교체되어 나왔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캐나다 대표팀이 바이에른 뮌헨에 데이비스의 상태가 괜찮다고 통보했으나, 막상 구단이 의무적인 차원에서 실시한 검진 결과 데이비스의 십자인대가 파열됐다는 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언론은 데이비스가 수술을 받고 향후 6개월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거라면서 "바이에른 뮌헨이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번 시즌 데이비스는 끝났다"며 데이비스가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고 짚었다.
실제 바이에른 뮌헨의 얀-크리스티안 드리센 CEO는 구단을 통해 "3월 국제 휴식기는 구단에 큰 도전이나 다름없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처음엔 데이비스의 몸 상태는 괜찮다고 통보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들려온 것은 시즌 아웃을 넘어 오는 9월까지 재활하는 긴 부상이다.
데이비스는 어린 나이임에도 세계 최고의 레프트백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월드 클래스 수비수다.
폭발적인 스피드가 장점인 데이비스는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 현재까지 1군 무대에서 226경기에 나와 14골 34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도 모든 대회에서 31경기에 나와 3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김민재와 함께 뮌헨 수비진 핵심 멤버로 활약 중이다.
그는 오는 6월이 계약 만료일이어서 뮌헨의 속을 적지 않게 태웠다. 지난해 여름부터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가 그를 이적료 없이 데려갈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결국 뮌헨과의 재계약을 선택했고 20230년까지 5년 재계약을 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에 따르면 데이비스는 올여름부터 5년 동안 1500만 유로(약 232억원)의 연봉을 받게 된다. 게다가 2200만 유로(약 340억원)의 재계약 보너스까지 한 방에 챙겼다. 데이비스를 잃을 경우 1000억원을 들여 다른 수비수를 데려와야 하기 때문이 뮌헨은 이적료 지출 대신 데이비스에 대한 거액의 보너스 지급으로 그를 붙잡았다.
계약서 잉크도 마르기 전에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날벼락 같은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게다가 뮌헨은 센터백으로 김민재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까지 뼛조각이 발견돼 이번 시즌을 거의 접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나 울상이다.
프랑스 국가대표 수비수 우파메카노는 같은 시기 크로아티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챔피언십 8강에 출전해 연장전까지 120분, 그리고 승부차기까지 소화했으나 이후 무릎 관절 염증으로 인해 당분간 출전하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인터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분데스리가 선두 자리를 지키는 데 집중하려고 했던 바이에른 뮌헨의 계획은 데이비스와 우파메카노의 부상으로 인해 틀어지고 말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대표팀 소집에서 제외됐던 김민재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고, 4월부터 다시 주전 수비라인을 가동해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쟁에 다시 뛰어들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주전 백4 중 두 명이 함께 빠지는 악재를 맞이하면서 뜻하지 않게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그런데 데이비스가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입는 걸 피할 수도 있었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스의 에이전트는 캐나다 대표팀의 사령탑 마치 감독이 충고를 무시하고 데이비스의 출전을 강행했다며 그를 비난했다.
독일 언론 '슈포르트1'은 26일 "알폰소 데이비스의 에이전트 닉 후세는 폰지(데이비스의 애칭)가 부상을 입은 뒤 놀라운 주장을 꺼냈다. 그는 데이비스의 십자인대 파열이 100% 예방 가능했다고 말했다"면서 "데이비스는 미국 대표팀과의 무의미한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그는 경기 전에 부상을 당한 상태였지만, 여전히 경기장에 있었다"며 데이비스의 에이전트 후세의 말을 전했다.
'슈포르트1'은 'TZ' 소속 언론인 필립 케슬러의 보도를 인용해 후세는 "데이비스는 미국과의 3위 결정전에 출전해서는 안 됐다"며 "데이비스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걸 보고 놀랐다. 이미 데이비스는 선발로 출전할 수 없다고 말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슈포르트'1은 그러면서 "캐나다축구연맹의 한 소식통은 데이비스가 선발 명단에 포함되어서는 안 되며, 기껏해도 몇 분만 출전해야 한다는 걸 전했다고 한다"며 대표팀 내부에서도 마치 감독에게 데이비스의 출전 여부와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는 조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후세는 데이비스의 십자인대 파열 부상에 대한 책임이 있는 마치 감독을 맹비난했다.
그는 "나는 마치 감독이 상황에 잘 대처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데이비스의 부상은) 100%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프로 선수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마치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수 없다고 하면 위험을 감수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후세는 또 "선수들의 건강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국가대표팀은 선수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국가대표팀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당분간 데이비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숙제를 받았다.
'빌트'는 일본 출신 수비수 이토 히로키를 비롯해 하파엘 게헤이루와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짚으면서도 "하지만 데이비스의 공격적 재능과 스피드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데이비스의 공백은 뮌헨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데이비스의 빈자리가 쉽게 채워지지 않을 거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