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국 선수 중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뒤 무려 27경기 동안 패배한 경험이 없는 선수가 있다.
과거 인천 유나이티드, 대구FC, 울산 현대(현 울산HD), 강원FC, 제주 유나이티드 등 복수의 K리그 구단과 주빌로 이와타, 감바 오사카(이상 일본), 그리고 엘 자이시(카타르)에서 활약했던 전 국가대표 공격수 이근호다.
축구 이적시장 전문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는 25일(한국시간) 2000년 이후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선수들 중 가장 오랫동안 무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 10명의 기록을 공개했다.
흥미롭게도 '트란스퍼마르크트'가 공개한 명단에는 국가대표팀에서 주축으로 뛴 선수들보다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더 많았다. 활약과는 관계없이 꾸준히 출전하면 패배하는 경기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위는 이강인의 동료이기도 한 파비안 루이스(스페인)다. 2019년부터 스페인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루이스는 출전한 경기에서 37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세웠다. 루이스는 이 명단에서 국가대표팀 경기 무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유일한 선수다.
2위는 루이스보다 한 경기 적은 36경기 연속 무패를 달성한 옌스 스트뤼게르 라르센(덴마크)이 차지했다. 3위는 벨기에의 미드필더 레안드로 덴동커르다. 덴동커르는 2015년부터 2023년까지 꽤 오랜 기간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32경기 내내 패배하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재능 니콜로 바렐라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1경기 연속 무패를 달성했다. 바렐라의 뒤에는 28경기 무패의 니코 곤살레스(아르헨티나)가 이름을 올렸다.
매체에 따르면 이근호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출전한 27경기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으면서 해당 부문 9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간만 따지면 2년 정도로, '트란스퍼마크트'가 공개한 10명의 선수들 중 가장 짧다. 경기 수로는 7위 라울 알비올(스페인), 8위 하디 아길리(이란), 10위 에제키엘 팔라시오스(아르헨티나)와 동일하다.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MVP와 AFC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던 이근호는 현역 시절 한국 국가대표로 84경기를 소화하며 19골을 넣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사령탑에 있었던 2007년 처음으로 A대표팀에 데뷔한 그는 꾸준히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였던 러시아전에서 과감한 중거리포로 상대 골망을 흔든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2010년대 중후반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하던 이근호는 신태용 감독과 함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출전까지 바라봤으나, 월드컵 참가를 앞두고 무릎 내측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또다시 월드컵 엔트리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한 뒤 자연스럽게 국가대표팀에서 멀어진 이근호는 클럽 커리어에 집중하다 지난 2023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었다. 현재는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회장을 지내고 있고, 방송 및 중계활동을 하며 제2의 인생을 보내는 중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트란스퍼마르크트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