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가 9이닝 2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임찬규의 호투에 힘입어 한화에 4-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L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LG 트윈스 임찬규가 생애 첫 완봉승을 달성하며 팀을 개막 4연승으로 이끌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두고 개막 4연승을 내달렸다. 전날 한화를 5-0으로 제압한 LG는 이날도 한화의 득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완벽승을 챙겼다.
마운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임찬규 혼자 책임졌다. 임찬규는 이날 9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완투승이자 완봉승을 달성했다. 경기를 끝내는 9회초 마지막 공이 정확히 임찬규의 이날 100번째 공이었다. 다음은 경기 후 임찬규와의 일문일답.
-첫 완투승이자 완봉승을 달성한 소감은.
▲완봉을 생각하고 마운드에 오른 건 아니다.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해서 던졌는데 그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 한 번은 해보고 싶었던 완봉인데, 할 수 있어서 감회가 남다르다.
-8회를 끝내고 염경엽 감독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 건데 어떻게 해보겠냐고 물어보셨고, 나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께서 오케를 하셨을 때 조금 심장이 뛰긴 했다. 뭔가 좀 더 긴장이 됐다. 그런데 최대한 누르고 단순화를 시키려고 노력했고, 좋았던 것 같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언제쯤 '완봉승을 할 수 있겠다' 하는 느낌이 있었는지.
▲사실 올라가서도 의심이 들었다. 9회에 감정이 조금 달라지긴 했는데, 최대한 평소처럼 그냥 하나 씩 열심히 던지려고 노력했다.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당연히 뭔가 올라온다. 도파민이나, 어떤 지수들이 올라간다. 또 공 하나 던질 때마다 팬분들이 연호를 해주시는데, 그게 들린다. 사실 그 응원하는 소리가 들리면 안 되는데, 자꾸 들리고 빨리 타자를 막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라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더 하나하나 집중하면서 던졌다.
-마지막 타자였던 플로리얼은 어떻게 상대하려고 했는지.
▲그냥 똑같이 할 생각이었는데, 공이 글러브에 들어왔다. 동원이 형도 '야, 마지막 되니까 다 잡네' 하면서 골키퍼냐고 했다. 처음 문현빈 선수는 정말 정면이었기 때문에 들어왔고, 코스도 행운이 따랐던 것 같다. 두 개 다 잘 맞은 타구였는데 다행인 것 같다.
-게임 플랜은 어떻게 준비하고 들어갔는지.
▲늘 완급이 목표다. 처음에 팔 풀 때는 정말 좋지 않았다.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안 좋았는데, 올라가서 구위가 괜찮아 플랜을 잘 섞었다.
-수비 도움도 많이 받았다.
▲수비들이 초반부터 너무 좋았다. 정말 정말 탄탄한 것 같다. 겨울부터 스프링캠프까지, 투수들도 열심히 했지만 야수들이 땀 흘리면서 연습하는 모습을 봐 왔다.이렇게 완벽한 팀에서 던지고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믿고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들이 따라오는 것 같다. 선배들, 동생들한테 고맙다는 얘기를 진심으로 전하고 싶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수비를 마친 LG 임찬규가 박수를 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수비를 마친 LG 임찬규가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완봉승을 하고 난 뒤 떠오른 사람들이 있다면.
▲일단 동원이 형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사실 난 인플레이 타구가 나와서 마주 보고 끝내고 싶었다. 근데 또 공교롭게 투수 땅볼이 와서 오스틴이랑 마무리를 했다. 그건 조금 아쉬웠다. 오스틴도 너무 격렬하게 축하해줘서 고맙긴 했는데(웃음) 동원이 형이랑 멋있게 딱 안고, 세리머니도 하고 싶었는데 뭔가 어영부영 끝난 것 같아서. 언젠가 다음에는 그런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 또 오늘 직관 온 친누나와 엄마, 그리고 첫 완봉승인데 보시지 못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오늘 완봉은 돌아가신 아버지께 꼭 전해드리고 싶다.
-통합우승을 제외하면 오늘이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일까.
▲가장 행복한 날은, 사실 내가 점수를 많이 주고 타자가 점수 많이해서 이긴 날이 가장 사실 행복하긴 하다(웃음). 그래도 오늘 수비와 방망이 도움이 있었지만, 내 스스로 혼자 끝낼 수 있었다는 것에 '성장했구나' 생각이 들어 기뻤다.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라 아직 경기가 더 남았다. 항상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올해로 15년 차인데 점점 가치가 높아지는 투수다. 올해도 첫 출발이 좋은데, 기대가 되는 시즌일 것 같다.
▲사람마다 목표가 있지 않나. 가장 빠른 공을 던질 때, 좋은 기록을 써나갈 때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매년 조금씩 내가 발전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기쁘더라. 그래서 그걸 항상 목표로 가지고 있다. 재작년보다 작년, 작년보다 올해, 또 올해보다 내년 조금 더 성장한 나를 상상하면 행복하기 때문에 그걸 목표로 달리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가 9이닝 2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임찬규의 호투에 힘입어 한화에 4-0으로 승리했다. 이날 완봉승을 거둔 LG 임찬규가 기뻐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가 9이닝 2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임찬규의 호투에 힘입어 한화에 4-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LG 임찬규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