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홍명보호가 한시름 덜었다. 조 3위 이라크가 팔레스타인에게 덜미를 잡히며 홍명보호 추격에 실패했다.
이라크는 26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 위치한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B조 8차전서 1-2로 역전패 했다.
전반 34분 아이멘 후세인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막판 웨삼 아부알리에게 동점골을 내주더니 추가시간 아미드 마하즈나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이라크는 3승3무2패, 승점 12로 전날 홍명보호와 1-1로 비긴 요르단(승점 13)보다 1점 뒤진 3위를 유지했다. 1위 홍명보호와도 4점 차로 벌어지게 됐다. 팔레스타인은 1승3무4패, 승점 6으로 꼴찌에서 탈출했다.
이라크는 3-4-2-1 전형으로 나섰다. 아흐메드 바실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아캄 하심, 무나프 유누스, 레빈 술라카가 백3로 나섰다. 아메드 알하자이, 아미드 알암마리, 암자드 아트완, 이브라힘 바예시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알리 자심, 유세프 아민이 2선에 배치됐고, 아이멘 후세인이 원톱으로 출전해 득점을 노렸다.
팔레스타인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라미 하마데가 골문을 지켰고, 무사브 알바타트, 미첼 테르마니니, 아미드 마하즈나, 아마드 타하가 백4를 구성했다. 오다이 카롭, 아타 자베르가 허리를 받쳤고, 오데이 다바, 하메드 함단, 타메르 세얌이 2선에 위치했다. 최전방은 웨삼 아부알리가 맡았다.
이라크가 경기 초반부터 팔레스타인을 몰아붙였다. 전방에서 위협적인 플레이를 통해 득점을 노리기 시작했다. 팔레스타인은 쉽게 공을 소유하지 못했고, 이라크는 아민과 후세인을 필두로 페널티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을 압박했다.
팔레스타인은 전반 9분 알하자이의 기습적인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라크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을 때렸으나 골문을 빗나가면서 0-0 균형이 이어졌다.
이라크는 주도권을 잡고도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19분 팔레스타인 공격수 아부알리가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이라크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전반 22분에는 이라크 미드필더 알암마리가 박스 안 슈팅으로 득점하는 듯했으나 하마데 골키퍼가 손을 뻗어 막아냈다. 전반 24분에는 아민이 왼쪽 측면을 돌파했으나 알바타트가 훌륭한 수비로 돌파를 저지했다.
전반 중반부터 이라크는 힘이 빠지는 모습이었다. 자연스레 팔레스타인이 주도권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라크는 강력한 한 방으로 다시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전반 34분 바예시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박스 안으로 날아갔고, 후세인이 번쩍 뛰어올라 머리로 받아넣어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라크가 1-0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후세인은 지난해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요르단서 잔디 먹방 세리머니를 하다가 퇴장 당해 이라크의 탈락 원흉이 됐던 화제의 공격수다.
전반 40분 팔레스타인도 좋은 기회를 잡았다. 아부알리가 박스 밖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슈팅이었으나 바실 골키퍼가 선방했다. 전반 43분에는 팔레스타인이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여러 번 슈팅을 시도했으나 득점에 실패했다.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고, 공방전이 이어졌지만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이라크의 1-0 리드로 전반 종료됐다.
두 팀 모두 교체 없이 후반전을 시작했다. 후반 12분 다바가 이라크 진영에서 기회를 만들고자 했으나 아트완의 수비에 막혔다. 직후 팔레스타인은 세얌을 불러들이고 아담 카이드를 투입했다. 이라크 역시 아민을 빼고 모하메드 알타이를 투입해 변화에 대응했다.
후반 20분 팔레스타인이 기회를 잡았으나 이라크 수비가 박스 안에서 머리로 걷어내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전은 팔레스타인의 우위였다. 근소하지만 볼 점유율 52%를 기록하며 이라크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팔레스타인이 다시 한 번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함단 대신 자이드 쿤바르를 투입했다. 이라크 또한 후반 30분 알하자이, 알암마리를 빼고 샤벨 샤문, 루카스 슐리몬을 투입했다.
이라크는 후세인을 앞세워 게속해서 팔레스타인 골문을 두드렸으나 신통치 않았다. 더 많은 골을 위해 두 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했으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팔레스타인이 극장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43분 프리킥 상황에서 카이드의 크로스를 받은 스트라이커 아부알리가 이라크 수비를 따돌리고 헤더 골을 집어넣었다.
팔레스타인이 기적을 썼다. 후반 추가시간 7분 교체투입된 아미드 마하즈나가 코너킥을 강력한 헤더로 꽂아넣으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B조 다른 곳에서는 오만이 쿠웨이트를 잡고 4차예선 진출 희망을 살렸다.
오만은 같은 날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에 위치한 자베르 알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B조 8차전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11분 이삼 알사브히의 결승골로 승점 3점을 따낸 오만은 승점 10(3승1무4패)을 기록하면서 4위에 올랐다. 5위 쿠웨이트와의 격차를 5점으로 벌리면서 각 조 3, 4위에게 주어지는 4차예선 티켓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커졌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산술적으로는 월드컵 본선 직행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
오는 6월 예정된 마지막 9, 10차전서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A조에선 이란이 우즈베키스탄과의 홈 경기에서 2-2로 비겨 6승 2무(승점 20)를 기록, 6월 남은 2경기에 관계 없이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이란은 공동개최국인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제외하면 일본과 뉴질랜드에 이어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3번째 국가가 됐다.
사진=이라크, 팔레스타인, AFC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