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상암, 윤현지 기자) 아동 성 상품화 논란으로 프로그램 폐지 위기에 맞부딪힌 '언더피프틴' 측이 해명 및 호소에 나섰다.
최근 만 15세 이하 신동 발굴을 표방하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이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였다.
방송 결정 후 참가자 포스터에는 노출 의상을 입은 참가자 사진 아래 바코드가 찍혀져 있어 '아동 성 상품화' 논란이 커졌다. 또한 티저 영상에는 동요를 부르던 참가자가 짙은 화장 및 노출 의상을 입고 표정을 바꾸는 모습이 가감 없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21일 여성의당은 공식 SNS를 통해 MBN으로부터 '언더피프틴' 폐지 확답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MBN은 "프로그램 전면 재검토"라는 입장을 냈다.
이어 크레아 스튜디오(이하 크레아)는 참가자들의 의지와 법적 촬영 시간 준수, 촬영 전후 케어를 진행 등을 언급하며 프로그램 진정성에 대해 호소했고, 티저 영상을 게시했다. 이어 긴급 보고회를 개최해 공식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크레아 측의 긴급 보고회 전, 여성의당은 MBN 앞에서 '언더피프틴' 폐지와 여성 착취와 폭력으로 점철된 엔터테인먼트 산업 규제를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긴급 보고회가 개최된 호텔 앞에는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가 성명서 제출 및 제작을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열었다.
먼저 황인영 대표는 "크레아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이 프로젝트에 함께했던 많은 참가자, 출연자 그리고 마스터 트레이너 분들, 스태프들까지 굉장히 명예에 큰 상처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실과 다른 부분 해명을 긴급하게 드리고 싶었고, 방송을 만드는 사람은 백마디 말보다 콘텐츠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배웠다. 그래서 콘텐츠로 판단을 구하고 싶었다"고 긴급 보고회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서혜진 대표는 MBN과 크레아 스튜디오의 공식 입장이 달랐던 것에 대해 "MBN과 저희가 다른 의견은 아니다. 플랫폼으로 어떤 책임을 느끼기 때문에 재검토라는 의사 표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2주 전 첫 번째 편에 대해 심의, 기획, 편성팀이 확인했고 방통위·방심위에도 문제가 없다고 검토를 했다. 논란을 불식시키고 싶어 유튜브에 (티저를) 내겠다고 말씀드렸다"라며 "다른 분들도 항의를 하고 싶으시면 저희 회사 앞에 오셔서 말하시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크레아 측은 '상품화'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코드에 대해 "학생증 콘셉트"라며 "'언더피프틴'이 학교라고 생각했다.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서 트레이닝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거를 급조했네 이런 소리를 하실까봐 증거를 보여 드린다"라며 디자이너와의 카톡과 디자인 레퍼런스를 공개했다. 또한 디자이너가 30대 여성이라며 "여성노동자들이 성 인지가 바닥일 거라고 생각하시는 것 자체가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를 낮게 보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9세 여아를 성매매, 성적인 무엇으로 이야기하시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고 덧붙였다.
황인영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 상품화다', '바코드를 찍었다' 이런 식으로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이야기되는 것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공식 SNS에서 삭제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꿈이 아이돌인 친구들이다. 참가자들이나 참가자들의 보호자들이 이런 프로그램에 나와 얻을 수 있는 명과 암에 대해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충분히 소통하고 이런 식으로 대비하겠다 말씀드렸고, 얻을 수 있는 밝은 부분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참여한 것"이라며 참가자 부모와 긴밀한 소통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섹시콘셉트가 강조됐던 티저 영상에 대해서 황인영 대표는 "참가자들이 재능을 멋지게 펼치고 싶어 하는 진짜 모습을 대조해서 반전 매력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기획 의도였으나 티저 영상은 내러티브가 길지 않고 이미지로 소비돼 의도한 것과 다르게 오해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황 대표는 "'오디션은 악마의 변칙을 해' 혹은 '걸그룹은 성 상품이야' 이런 도식을 깨는 데 일조하는 프로그램이 되고 싶다"고 말했고, 서 대표는 "'언더피프틴'의 100명이 넘는 제작진이 어린 친구들을 이용한 성 상품화를 만들어낼까, 성 착취를 한 제작물을 만들까. 그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언더피프틴'의 방송은 오는 31일에 예정돼 있었다. 크레아 측은 "여러 의견을 조합해서 방송을 편집하고 있다"며 방송 날짜가 조정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사진=크레아 스튜디오, 엑스포츠뉴스 DB, 여성의당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