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시즌 내내 선수들이 이렇게 경기를 풀어간다면 사령탑으로선 더 바랄 게 없다. SSG 랜더스가 개막 2연전을 2연승으로 마무리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SSG는 22~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2연승을 기록했다. 첫날 불펜투수들의 호투를 앞세워 두산을 6-5로 제압했고, 이튿날에도 5-2로 승리했다.
우선 개막전에서는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선발 앤더슨이 3⅔이닝 4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4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두 번째 투수 한두솔과 세 번째 이로운이 각각 ⅔이닝,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여기에 경기 후반 베테랑 오태곤의 한 방이 터졌다. SSG가 4-5로 끌려가던 8회말 1사에서 박성한이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SSG는 하재훈의 타석에서 대타 오태곤을 호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오태곤은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이영하의 3구를 공략했고,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SSG가 자랑하는 필승조도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특히 8회초 2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한 조병현은 제이크 케이브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9회초를 실점 없이 마무리하면서 팀에 승리를 안겼다.
그 흐름은 이튿날까지 이어졌다. 잭로그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베테랑 김광현이 5⅔이닝 7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광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무실점 릴레이를 펼친 한두솔-노경은-김민-조병현도 제 몫을 다했다.
전날 부진했던 타자들이 아쉬움을 만회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최지훈-정준재 테이블세터가 4안타 4타점을 합작하면서 두산 마운드를 괴롭혔고, 하위타선에 배치된 고명준-안상현-박지환이 각각 3타수 1안타 1득점, 3타수 2안타 2득점,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물론 기예르모 에레디아, 하재훈 등 몇몇 타자가 침묵하긴 했지만,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확실한 건 개막 2연전에서 과제보다 성과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주축 타자 최정과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었고, 주전 유격수 박성한이 22일 사구 여파로 23일 경기에서 결장했다. 하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개막 2연전을 2연승으로 장식했다.
사령탑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에이스의 호투와 팀의 미래인 야수 영건들의 활약으로 개막 2연승을 거둘 수 있었다. (박)성한이의 공백을 걱정했지만, (안)상현이가 그 걱정을 지우는 활약을 펼쳤다. (최)지훈이, (박)지환이도 멀티히트로 팀 공격에 기여했다"며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라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모두가 합심해 거둔 승리라는 것을 잊지 말고 다음 경기에서도 지금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SG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신·구조화를 강조하면서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팀 성적 두 마리를 모두 잡겠다는 계산이었다. 비록 정규시즌을 6위로 마무리했지만, 한 시즌 동안 가능성을 확인했다.
SSG는 올 시즌에도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자신감이 넘친다. 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의 평가에서 5강 외 전력으로 분류됐지만, 그 예상을 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2025시즌에 돌입했다.
이제 상승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SSG는 지난해에도 3월 23~24일 개막 2연전(문학 롯데 자이언츠전) 싹쓸이로 산뜻한 출발을 알렸으나 3월 26~28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 3연전에서 모두 패배했다. 전력이 평준화된 만큼 시즌 초반 많은 승수를 쌓는 팀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SSG가 순항을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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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