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인도네시아 언론과 비평가들이 신태용 감독을 경질한 축구협회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매체 '자카르타데일리'는 24일(한국시간) "비평가들은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가 신태용을 경질하기로 한 결정을 시기상조이고 잘못된 것으로 본다"라고 보도했다.
패트릭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C조 7차전 원정 경기에서 1-5 참패를 당했다.
호주전 패배로 인도네시아(승점 6)는 C조 4위로 내려갔다. 각 조에서 상위 2팀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 3~4위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 진출팀을 가린다. 예선 탈락권인 5~6위 바레인, 중국과의 승점이 6점으로 같기에 잔여 일정에 따라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할 수도 있다.
호주전은 인도네시아가 신 감독을 경질하고, 클라위베르트 감독 밑에서 치른 첫 번째 A매치였다. 클라위베르트 감독의 데뷔전이 참패로 끝나자 신 감독을 경질하기로 한 PSSI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PSSI는 지난 1월 5년간 동행했던 신태용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명분은 2024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AFF컵)에서의 부진이었다. 당시 신 감독은 23세 이하(U-23) 선수들로만 스쿼드를 구성했다고는 하지만 2024 AFF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안았다.
AFF컵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인도네시아는 곧바로 신 감독과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신 감독의 후임은 네덜란드의 레전드 공격수 출신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선택됐다.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재임 기간 동안 신 감독은 2020 미쓰비시전기컵 아세안축구연맹 축구선수권대회(AFF컵) 준우승,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진출, 2024 U-23 아시안컵 4강 진출 등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도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흐름을 유지했다. 3월 A매치 전까지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C조에서 3위에 자리했다.
그러나 신 감독을 경질한 후 인도네시아는 호주전에서 대패하면서 인도네시아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신 감독이 지난해 9월 호주와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을 챙긴 것과 비교됐다.
매체도 "PSSI의 에릭 토히르 회장은 기세가 오른 기간 동안 신태용을 패트릭 클라위베르트로 교체한 것에 대해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라며 "많은 이들은 인도네시아가 월드컵 예선에서 호주에 1-5로 굴욕적인 패배를 겪은 후, 오래된 축구 원칙인 '이기고 있는 팀을 바꾸지 마라'를 위반했다고 주장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신태용은 2020년 초에 감독직을 맡은 이후 인도네시아를 위해 탄탄한 기반을 구축했다"라며 "그는 임기 동안 57경기에서 26승14무17패를 기록했다. 신태용의 업적엔 인도네시아의 2023 아시안컵 진출과 2020 AFF컵 준우승이 포함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평가들은 PSSI가 2025년 1월에 실적 검토 후 신태용을 경질하기로 한 결정을 시기상조이고 잘못된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인플루언서인 티르타 박사는 "낙관주의가 커지고 월드컵 진출 꿈이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혼란은 피했어야 했다. 신태용이 3차 예선을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언론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STY(신태용)Stay', 'SaveSTY' 캠페인은 신태용 경질에 대한 광범위한 거부를 보여준다"라며 "토히르 회장은 팀 전력과 소통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결정이라고 정당화했지만, 비평가들은 이 움직임을 일관성이 없고 잠재적으로 정치적 야망에 의한 것이라고 인식한다"라고 했다.
또 "패트릭 클라위베르트 선임은 그의 감독 커리어가 선수 커리어보다 덜 빛나기 때문에 의심을 받았고, 데뷔전에서 호주에 1-5로 참패한 건 우려를 더 심화시켰을 뿐"이라며 "인도네시아의 유망한 궤적은 이제 급락해 C조 4위에 머물렀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호주전 패배로 토히르와 PSSI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고, 언론 논평가들은 감독 교체를 심각한 실수라고 주장했다"라며 "에릭 토히르와 클라위베르트는 팀의 사기를 회복하고 성과를 끌어올리라는 엄청난 압박에 직면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25일 오후 10시45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8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바레인과의 홈경기에서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승리를 거둬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지 아니면 신 감독을 경질한 PSSI에 대한 비판을 키울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