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정현 기자)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새로 깔린 잔디 상태는 일단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15분 간의 짧은 공개 시간 동안, 선수들은 조깅과 론도(좁은 거리에서 빠르게 패스를 주고 받아 수비 1~2명에게 공을 뺏기지 않는 훈련)훈련을 진행했고 이후 2명씩 짝을 지어 중거리 패스를 하며 볼 감각을 익혔다.
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25일 오후 8시 이곳에서 요르단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을 치른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2023년 10월 베트남과 친선경기 이후 1년 5개월 만에 A매치를 유치했다. 당시엔 위르겐 클릔스만 전 감독이 대표팀을 맡을 때였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7차전에서 1-1로 비겨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황희찬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오만에게 후반 막판 동점을 허용하며 승점 2점을 잃었다.
고양종합운동장의 잔디는 킥을 하면 잔디가 밀려 나갈 만큼 너무 부드러웠다. 무른 탓에 선수들이 킥을 할 때마다 잔디가 패이고 선수들의 디딤발이 들어가는 등 예상보다 잔디 컨디션이 나빠 비판을 받았다. 백승호(버밍엄시티)를 비롯한 일부 선수들은 잔디 상태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경기를 모두 치르길 원했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 상태가 극도로 좋지 않았다.
FC서울과 김천상무의 K리그1 2라운드 때 잔디 때문에 선수들이 걸려 넘어지는 장면이 다수 연출되면서 잔디 논란에 불을 지폈고 질타를 받았다.
이미 악화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를 파악한 대한축구협회는 새로운 경기장에 A매치 유치를 진행했고 고양과 수원으로 정해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당시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장도에서 중요한 경기인 만큼 개최 장소를 확정하기 위해 늦겨울 추위가 길어진 잔디 구장 상태를 체크하는 등 여러 가지를 검토했고, 홈 2연전을 고양과 수원에서 치르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정규리그 경기가 없기 때문에 잔디 상태가 양호할 거라고 생각했던 고양 잔디도 그리 좋지 않았고 이강인의 부상까지 나오면서 다시 잔디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다.
상대 오만 감독도 "잔디가 달랐다. 아주 소프트했다. 부드러웠다. 어제 훈련하면서 느꼈던 부분이다. 익숙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이 잘 튀긴다고 생각했고 스터드도 잔디 안으로 잘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경험했던 다른 잔디와는 달랐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24일 훈련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재성 역시 작심 비판을 쏟았다. 그는 "경기 하루 앞두고 환경 문제를 하는 게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다. 핑계라고 할 수 있지만, 많은 부분들이 경기력에 지장이 간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K리그에서 뛰어봤지만, 더 나아지지 않고 안 좋아진 게 안타깝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K리그 선수들이 좋은 환경이 아닌 곳에서 하는 게 안타깝고 한편으로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K리그 복귀에 망설여지지 않나 하는 조심스러운 의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양과 달리,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아예 새 잔디다.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 주체인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지난해 4월 "4달 뒤부터 지반교체공사와 배관 교체 공사를 완료한 뒤, 잔디 생육 환경이 좋은 10월 중순 잔디를 식재해 2025년 3월까지 잔디 안착기를 통해 국내 최고의 그라운드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수원삼성은 이로 인해 대체 홈구장을 물색해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잔여 홈 경기를 치렀다.
이후 수원삼성은 지난 15일 충남아산과의 2025시즌 K리그2 4라운드에 돌아온 수원월드컵경기장 홈 개막전을 가졌다.
다만 변수가 있었는데 이번 요르단전이 수원 개최로 결정되면서 원래 22일 예정됐던 서울이랜드와의 코리아컵 일정이 19일로 당겨졌다.
협회는 이에 대해 "최근 이상저온 현상이 길어진 가운데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과 6일 현장 회의를 갖고, 3월 15일부터 3월 말까지 4경기를 준비 중인 재단 측의 의견 등을 참고하여 위와 같이 경기 일정을 변경하기로 7일 결정했다"며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은 지난해 10월 교체한 잔디를 수원 삼성의 홈경기 및 국가대표 A매치에 맞춰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자 했으나, 예상보다 길어진 저온으로 인해 잔디 착근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며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평년 같았으면 3일 간격 경기 일정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이번에는 이상 저온의 장기화라는 돌발변수 발생 등의 예기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주중 경기로 변경되어 수원 삼성과 서울 이랜드, 그리고 양 팀 팬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린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단 잔디 상태가 양호한 점은 다행이다. 기자회견 날 6일 전에 열린 수원과 이랜드의 경기 직후 잔디 상태가 괜찮아 요르단전에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만 없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이날 대표팀 공식 훈련에서도 선수들은 킥을 할 때 잔디가 튀거나 공이 굴러갈 때에도 공이 튀는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이 론도를 할 때에도 잔디에 크게 무리가 없었다.

사진=수원, 김정현 기자 / 엑스포츠뉴스DB /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