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프랑스를 상징하는 경기장인 파리 외곽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프랑스 국가대표팀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스트라이커 올리비에 지루의 국가대표 은퇴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프랑스 대표팀 최다 득점자로 기록된 지루는 24일(한국시간)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8강 2차전 경기에 앞서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눴다.
지루는 그의 아내, 그리고 세 자녀의 손을 잡고 경기장에 등장했다. 8만여 관중은 기립박수와 함께 그를 맞이하며 프랑스 대표팀에서 쌓아온 그의 위대한 업적을 기렸다.
그의 등번호 9번 유니폼은 스타드 드 프랑스의 지붕에 걸려, 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 위고 요리스 등 100경기 이상 출전한 대표팀 레전드들의 유니폼과 함께 영광스럽게 전시됐다.
프랑스축구협회(FFF)는 지루의 은퇴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환송 행사를 준비했다. 프랑스 대표팀 서포터즈 '이레지스티블 프랑세'는 지루를 위한 대형 현수막을 펼쳤으며, 경기장에는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흰색, 파란색, 빨간색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또한, 비틀즈의 '헤이 주드(Hey Jude)'의 멜로디에 맞춘 지루의 응원가가 경기장을 가득 채우며 감동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루는 경기장 중앙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 행운이고, 너무나도 영광스럽다"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형 스크린엔 그의 국가대표팀 시절 주요 장면들이 영상으로 상영됐다. 그는 이를 지켜보며 감동 어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루는 "프랑스를 대표할 수 있어 행복했다. 우리의 모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응원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2012년 프랑스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이후, 지루는 대표팀의 중심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2018 FIFA 월드컵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었으며, 유로 2016 준우승, 2022 카타르 월드컵 준우승을 경험했다. 대표팀 통산 137경기에서 57골을 기록하며 프랑스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로 남았다.
지루는 지난 해 5월, 유로 2024가 자신이 국가대표로 활약하게 될 마지막 메이저 대회가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같은 해 7월 16일 공식적으로 국가대표팀 은퇴를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월드컵에서 우승한 지 6년째 되는 날"에 은퇴를 발표하며, 이제부터는 프랑스 서포터로 활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대표 은퇴 후에도 지루는 여전히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LAFC에서 활약 중인 그는 클럽 축구에서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의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며, 그의 이름은 프랑스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프랑스 국가대표팀 레전드인 지루는 수비수들이 꼽는 가장 막기 어려운 공격수로 유명하다.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평가받는 버질 판데이크는 지루가 자신의 경력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센터백 김민재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지루를 가장 까다로운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았다.
김민재는 지루를 두고 그는 단순한 타깃형 공격수가 아니라며, 엄청난 위치 선정과 몸싸움을 갖춘 최고의 공격수라고 극찬한 바 있다. 그만큼 지루는 피지컬뿐만 아니라 전술적인 이해도와 결정력에서도 최정상급 선수로 평가받아 왔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프랑스는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1차전 패배(0-2)를 만회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의 결과와 관계없이, 이 날의 주인공은 단연코 지루였다. 그의 헌신과 열정은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며, 그의 전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회자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언론의 총평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