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가 티아고 모타 감독을 부임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전격 경질했다. 유벤투스는 짤막한 공식 성명을 통해 모타 감독과 결별을 발표했으며, 그의 후임으로 이고르 투도르를 선임했다.
모타 감독은 지난 시즌 볼로냐를 이끌며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뤄내 주목받았다. 모타는 볼로냐에서 인상적인 시즌을 보낸 후 유벤투스의 부름을 받고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유벤투스에 합류한 이후 선수단 장악에 실패하고, 몇몇 베테랑 선수들을 내보내면서 라커룸 분위기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도 기대 이하이다.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뿐만 아니라 코파 이탈리아와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에서도 탈락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리그 페이즈에서 36개 팀 중 20위로 마무리했으며, 8경기 중 3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결국 네덜란드 구단 PSV 에인트호번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합계 3-4로 패하며 탈락했다.
최근 아탈란타에게 0-4로 대패하며 1967년 이후 최악의 홈 경기 패배를 기록한 후, 모타의 마지막 경기는 8위 피오렌티나와의 경기였다.
역시 0-3으로 참패하면서 유벤투스는 5위로 밀려났다. 4위와의 승점 차는 단 1점이다. 현재 유벤투스는 리그 선두 인터 밀란에 승점 12점 차로 밀려 있다.
현재 리그에서 29경기 13승 13무 3패를 기록하면서 5위(승점 52)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결국 시즌 종료를 9경기 남겨둔 시점에서 유벤투스는 모타와의 결별을 결정했다.
유벤투스는 굉장히 짧은 분량의 공식 성명에서 "유벤투스 FC는 티아고 모타 감독이 남자 1군 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음을 알린다"라며 "그동안의 열정과 헌신에 감사하며 앞으로의 행운을 빈다"고 전했다.
또한, "새로운 감독으로 이고르 투도르가 부임하며, 그는 오는 3월 24일 첫 훈련을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모타의 유벤투스 감독직은 끝이 났다.
하지만 모타 감독의 경질은 단순한 성적 부진 때문만은 아니었고, 그의 임기 동안 구단 내부에서 반대 의견을 가진 인사들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탈리아 유력 스포츠 매체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경질 직후, 모타는 크리스티아노 준톨리 단장으로부터 “당신을 선택한 것이 부끄럽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면은 화요일 점심 회동에서 벌어졌으며, 매체는 이 사건이 모타의 경질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였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준톨리 단장과 CEO 마우리치오 스카나비노는 모타가 미래를 결정하는 최근 대면 회의에서 내놓은 답변에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탈란타전과 피오렌티나전 연속 충걱패이후에도 그를 지지했던 경영진이었지만, 결국 결정을 번복했다.
이는 모타 감독과 구단 수뇌부 간의 갈등이 극에 달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모타 감독이 떠난 볼로냐가 현재 유벤투스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은 그를 향한 평가를 더욱 냉정하게 만들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두 달을 남긴 현재 볼로냐는 유벤투스보다 승점 1점 앞선 4위를 기록 중이다.
모타의 유벤투스 성적은 겉보기에는 나쁘지 않다. 그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단 7패만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의 전술이 유벤투스 팬들에게 감흥을 주지 못했다. 특히 42경기 중 17번이나 무승부를 기록한 점이 문제로 지적되며, 공격적인 색채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모타 감독 부임 약 10개월만에 시즌 도중 경질한 유벤투스는 후임 선임에 발 빠르게 나섰다. 전 유벤투스 선수였던 투도르가 그의 후임으로 곧바로 결정되며 18년 만에 유벤투스로 복귀했다.
세리에A 라이벌인 라치오에서 마지막으로 감독직을 맡았던 투도르는 일단 이번 시즌 종료까지 유벤투스를 지휘할 예정이며, 남은 시즌 동안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여부가 그의 계약 연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가오는 24일 월요일 첫 훈련을 지휘할 예정이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전 축구 선수이자 현직 축구 감독인 투도르는 과거 선수 시절 주로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대부분의 선수 경력을 이탈리아 명문 구단 유벤투스에서 보냈다. 유벤투스 소속으로 여러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유럽 무대에서도 큰 인상을 남겼다.
유벤투스에서 2002년과 2003년 세리에 A 우승을 경험했으며 은퇴 후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 체제에서 유벤투스의 수석 코치를 맡기도 했다.
2008년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고, 2013년 크로아티아의 하이두크 스플리트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투도르는 이후 마르세유, 갈라타사라이, 우디네세 등 다양한 유럽 클럽을 지휘하며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의 첫 경기는 3월 29일 A매치 브레이크 이후 제노아를 상대로 치러진다.
사진=연합뉴스/X캡처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