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3-24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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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필로그] 20주년 '지킬 앤 하이드' 홍광호, 선악을 넘나드는 얼굴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5.03.21 16:10 / 기사수정 2025.03.21 16:4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또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엑스포츠뉴스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편집자 주>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한 공연이 20주년을 맞는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그만큼 꾸준히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는 방증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20주년을 기념해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하고 있다.

서정적인 넘버부터 강렬한 넘버까지 인물의 감정을 생동감 있게 담아낸 음악과 흥미롭고 탄탄한 드라마까지 갖춘 잡은 작품이다. 같은 내용의 공연으로 오랜 시간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이유일 터다.  



누구에게나 내면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선하기만 하거나 악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인간이라면 상황에 따라 악해지기도 하고 선해질 수도 있다. 그렇게 선과 악의 차이는 티끌 같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그런 인간의 이중성을 말한다. 1886년 초판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을 바탕으로 했으며 지킬과 하이드의 두 내면으로 선과 악을 표현했다.



‘데스노트’, ‘마타하리’, ‘엑스칼리버’, ‘드라큘라’, ‘몬테크리스토’, ‘웃는 남자’ 등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첫 작품이다. 1997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국내에서는 2004년 원작의 대본과 음악을 변형할 수 있는 논 레플리카(non-Replica)’로 첫선을 보였다. 10번의 시즌을 거치며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성공을 거뒀다.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 지킬은 도전적인 인물이다. 행동 제어를 통한 정신 분리 실험을 통해 선과 악을 분리하려는 그를 모두 터무니없어하지만, 끝까지 밀어붙인다.

지킬은 인간이 선악을 선택할 수 있고 자신 안에 잠재된 또 다른 자아를 분리할 수 있는 걸 기적이라고 여긴다. ‘비난과 고난을 떨치고 일어서 세상으로 부딪쳐 맞설 뿐’이라는 대목에서도 지킬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정의로운 면도 있다. 정신질환을 앓는 아버지 같은 ‘불쌍한 영혼’을 구하지도 못하면서 자신의 실험을 반대하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스스로 실험 대상자가 된 지킬의 다른 자아인 하이드는 무자비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악인이다. 지킬의 약혼녀 엠마를 두고 하이드는 창부인 루시와의 외도를 즐기고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질투, 욕망, 방탕 등을 오가는 하이드는 결국엔 지킬의 선한 얼굴 뒤 숨어 있는 또 다른 면이었을 것이다.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악인은 따로 있다. 루시를 제외하고 그가 살해한 인물들은 아동성애자 신부 등 위선이 가득하다. 



지킬이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택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이 작품의 대표 넘버 ‘지금 이 순간’을 비롯해 ‘그대 향한 길’, ‘가면’, ‘당신이 나를 받아준다면’, ‘당신이라면’, ‘한 때는 꿈에’, ‘그의 눈에서’ 등의 넘버가 몰입을 높인다.

1800여 개의 약병으로 가득한 지킬의 실험실 세트도 볼거리다.



지킬과 하이드, 사실상 1인 2역으로 뮤지컬 배우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그만큼 가창력과 연기 모두 절정에 다다라야 해 어려운 역할이다.

홍광호는 단단하고 차분한 지킬과 미치광이 하이드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시종 흡인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결의에 찬 모습으로 보이는 ‘지금 이 순간’과 양쪽 얼굴을 엘리트 지킬과 광인 하이드로 반반씩 분장해 번갈아 노래하는 '대결‘이 특히 인상을 남기며 관객의 환호가 터져 나온다.

베테랑인 엠마 역의 조정은, 루시를 연기하는 윤공주까지 20주년에 걸맞은 캐스팅이다.

사진= 오디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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