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랜드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리버풀을 2-1로 꺾으며 70년 만에 값진 자국 리그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내내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지만, 뉴캐슬이 끝내 승리를 거머쥐며 영광의 순간을 맞이했다.
뉴캐슬은 1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1대2로 패배해 준우승에 그쳤다. 뉴캐슬은 구단 창단 첫 카라바오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업적을 만들어냈다. 이는 뉴캐슬이 1954-1955시즌 FA컵 우승 이후 처음으로 들어올린 메이저 트로피다(2017년 2부리그 우승 제외).
전반과 후반에 각각 터진 댄 번과 알렉산더 이사크의 골이 승리의 기반을 마련하며, 에디 하우 감독과 선수들에게 뉴캐슬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안겨줬다.
아르네 슬롯 감독이 이끄는 작년 우승자 리버풀은 팀의 베스트 일레븐을 꺼내들며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리그컵에서 알리송 대신 꾸준히 중용된 퀴빈 캘러허가 골키퍼 장갑을 낀채, 앤디 로버트슨, 버질 반 다이크, 이브라히마 코나테, 자렐 콴사가 백4를 구성했다. 그 위 3선에는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 라이언 흐라벤베르흐가 호흡을 맞췄으며, 2선에는 루이스 디아즈, 도미니크 소보슬러이, 모하메드 살라가 포진하면서 최전방 공격수 디오고 조타를 지원했다.
이에 맞서는 하우 감독이 이끄는 뉴캐슬은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닉 포프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발렌티노 리브라멘토, 댄 번, 파비앙 쉐어, 키어런 트리피어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미드필드에는 조엘링톤, 산드로 토날리, 브루노 기마랑이스가 출전했으며, 측면에는 하비 반스와 제이콥 머피가 나섰다. 최전방 원톱 자리에는 팀의 주포 이사크가 상대 골문을 노렸다.
리버풀은 지난 주에 있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PSG에 승부차기로 탈락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경기 내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부터 뉴캐슬의 공격이 이어졌다. 전반 4분 뉴캐슬의 측면 윙어들의 합작품이 나올 뻔 했다. 머피가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반스가 왼발 슛을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공에 발을 맞추지 못했다.
전반 15분에는 리버풀 진영에서 공을 빼앗아 상대 수비의 준비가 미흡한 틈을 타 머피가 박스 밖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특히 뉴캐슬은 계속된 코너킥으로 재미를 봤다. 전반 25분 코너킥 상황 크로스를 번이 헤딩 패스로 연결했고 이를 받은 기마랑이스가 골문 앞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캘러허가 막아냈고, 전반 32분 코너킥 상황에 이은 오픈 플레이에서도 트리피어의 크로스가 날카롭게 날라왔지만 리버풀 수비진이 어렵게 수비해냈다.
이후에도 별다른 공격을 해내지 못한 리버풀은 결국 뉴캐슬의 코너킥으로 선제 실점했다. 금요일 새롭게 잉글랜드 대표팀을 맡은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 발탁된 데 이어 결승전 선제골의 주인공이 된 번이었다.
전반 45분 트리피어의 코너킥을 번이 박스 중앙에서 그대로 헤더 슛으로 연결해 왼쪽 하단 구석에 꽂아넣었다. 리버풀은 계속해서 비슷한 장면에서 위협적인 상황을 맞이했음에도 196cm의 장신 번을 174cm의 맥 알리스터가 마크하는 어이없는 실수로 실점했다.
그렇게 전반전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뉴캐슬의 1-0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전도 뉴캐슬의 흐름이 지속됐다. 후반이 시작되고 단 7분이 지난 시점, 이삭의 추가골이 터졌다. 측면에서 리브라멘토의 긴 크로스를 머피가 공중 경합에서 이겨내 따냈고, 떨어진 공을 이사크가 오른발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급해진 리버풀은 디오고 조타 대신 다윈 누네스를, 센터백 코나테 대신 미드필더 커티스 존스를 투입하며 공격적인 전술로 변경했다.
선수 교체는 곧바로 효과를 발휘했다. 후반 13분 미드필드 지역에서 압박을 이겨낸 존스의 패스가 전방의 소보슬라이에게 연결됐고, 이를 다시 존스가 박스 안에서 받아 오른발 슛을 시도해봤지만 포프 골키퍼가 엄청난 세이브를 보여주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리버풀은 후반 29분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학포를 투입시킨 데 이어, 디아스를 빼고 하비 엘리엇을 투입했고, 미드필더 흐라벤베르흐와 공격수 페데리코 키에사를 바꿨다.
결국 교체 선수들이 추격골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페데리코 키에사가 혼전 상황에서 하비 엘리엇의 침투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하며 리버풀의 만회골을 기록했지만, 결국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뉴캐슬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결국 2-1 승리를 거두며 오랜 우승 가뭄을 끝냈다.
경기 종료 후 웸블리는 뉴캐슬 팬들의 축제의 장이 됐다. 이번 승리는 뉴캐슬이 70년 만에 웸블리에서의 9연패 사슬을 끊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더욱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다.
한편, 리버풀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유력하지만, 추가적인 트로피 획득의 꿈은 이번 주에 물거품이 됐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PSG에 패하며 탈락했고, 이번 카라바오 컵 결승에서도 뉴캐슬에게 완패를 당했다. 스코어는 2-1로 보일지 몰라도 경기 내용은 뉴캐슬이 훨씬 우세했다.
FA컵에선 2부리그 강등권팀에 패하면서 32강에서 탈락했다. 4관왕 꿈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리버풀은 전반적으로 지친 모습이 역력했으며, 후반 막판 키에사의 골이 터졌음에도 역전할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살라는 리브라멘토의 철저한 수비에 막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고, 번의 선제골 장면에서는 수비진의 집중력이 크게 떨어졌다. 트리피어의 코너킥 상황에서 196cm의 번을 174cm의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가 마크하는 등 어이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리버풀의 미드필드는 뉴캐슬에 완전히 압도당했으며, 이삭의 두 번째 골 역시 느슨한 수비의 대가였다.
아르네 슬롯 감독의 팀은 최근 경기에서 체력적으로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다가오는 A매치 휴식기가 팀을 재정비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은 올 시즌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이번 결승전 패배로 인해 최악의 한 주를 마무리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