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가수 에녹이 단단하게 쌓아온 내공 깊은 무대로 몰입력, 흡입력 그리고 파급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단 몇 분의 무대가 마치 고퀄리티 뮤지컬 한 편처럼 느껴지는 힘. 이는 에녹의 존재가 서사고 개연성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 노래와 연기 그리고 인성까지 두루 갖춘 '육각형 스타'로 성장 서사를 써내려온 에녹. 끊이지 않는 작품 속에서 우직하고, 성실하고, 꾸준한 그에게 늘 '소처럼 일한다'라는 말이 따라붙을 정도다.
점잖고 묵직한 매력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다가도 치명적인 눈웃음에 윙크까지 더해지면서 이런 플러팅이 따로 없을 정도다.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은 내향인의 기질이 엿보이다가도, 상대를 안정감 들게 만드는 저음의 보이스로 이야기를 쏟아내는 모습까지 에녹의 전개라 볼 수 있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에녹은 MBN '불타는 트롯맨' TOP7에 이어 '현역가왕2' 최종 3위에 빛나는 값진 결과를 얻기까지 수많은 서사와 전개를 가진 채 자리했다.
에녹은 이번 단독 인터뷰에서 '불타는 트롯맨'부터 '현역가왕2'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들, 이를 계기로 단단하게 성장한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또 어떤 방향으로 달려갈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근황을 묻는 질문에 "'현역가왕2' 경연을 마무리하고 숙제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다음 행보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정말 바쁘게 달려오기만 했는데 다음 스텝이 무엇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 한 것 같아서 정리 중이다. '현역가왕2' 끝나고 나서도 재정비할 시간이 없어서 이제서야 조금씩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 20년 연차의 베테랑 배우로서 공연계를 주름잡던 그가 '불타는 트롯맨'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트로트의 길에 정식으로 접어들었다. 당시를 두고 "늘 똑같던 제 삶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이벤트와 같았다. 트로트를 좋아하시는 부모님을 위한 이벤트의 의미도 있다" 밝힌 에녹, 그의 '트로트 인생' 시작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진지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저 제 앞에 놓인 무대에 최선을 다한 것뿐인데 기회가 계속 생기더라고요. 여러 무대를 완성시켜 나가다 보니까 조금 더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커졌어요.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자는 각오가 생겼죠. 나아가 제 이름 앞에 '가수'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확실해졌어요."
베테랑 뮤지컬 배우에서 트로트 새내기 스타로 완벽한 변신. '뮤트롯(뮤지컬+트로트)'의 개척자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면서 트로트 씬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에녹의 존재감은 컸다.
반면 스스로에 대한 갈증 역시 커졌다고. "단 몇 분을 노래하더라도 잘 갖춰진 무대를 선보이고 싶은 목마름이 늘 있었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만들고 싶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했다. 하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업그레이드하기에는 한계가 따랐다"는 설명.
이를 해소하기 위한 선택이 바로 '현역가왕2'다. 국내 내로라하는 현역 트로트 가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곳. 그것도 저마다 지닌 노하우와 내공을 쏟아부어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는 바로 '현역가왕2'이야말로 에녹에게 최고의 배움터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불타는 트롯맨' 경연 과정을 통해 눈이 트이고 귀가 열린다는 것을 크게 느꼈어요. 당시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들을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죠. 경연부터 전국투어 콘서트까지 약 2년 정도를 그렇게 배우고 터득하며 실력을 키웠어요. 그러다 보니까 한 번만 더 하면 흡수를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죠. 더구나 '현역가왕2'는 진짜 탑급의 현역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곳이니까 더욱더 배우고 얻은 것들이 많았어요."
이와 같은 배움의 자세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꾸준하게 다져온 습관과도 같았다. 에녹은 "기본기 없이 늦은 나이에 뮤지컬을 시작하다 보니까 저보다 나이 어린 선배들도 많았다. 처음에는 가르쳐 달라는 말을 하기가 어려워서 2년, 3년을 혼자 고민했는데 어느 날 '왜 스스로 부족함을 오픈하지 못 하고 가리기 급급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부터 당당하게 제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실력을 키웠다"고 밝혔다.
"모든 사람들이 다 아이디어 뱅크처럼 느껴졌어요. 각자 가지고 있는 노하우, 장점들이 많은데 이것들을 다 흡수해서 제 것으로 만드니까 금방 성장했죠. 감독님부터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친구들까지 먼저 다가가서 물어봤어요. 특히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친구들은 나름 최신 버전을 들을 수 있으니까 좋더라고요. 그렇게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계속 배워나갔습니다."
결국 스스로와의 '타협', 그리고 타인과의 '협력'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 에녹은 "자신에 대한 부족함을 인정하지 못하거나 자존심을 내려놓지 못 한다면 갇히게 된다. 스스로 틀을 깨야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EMK엔터테인먼트, 개인 채널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