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대체 불가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시범경기에서 화끈한 장타 생산과 함께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박찬호는 지난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범경기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1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 3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박찬호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첫 타석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NC 선발투수 베테랑 우완 이용찬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내면서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박찬호의 방망이는 두 번째 타석에서 불을 뿜었다. KIA가 0-0으로 맞선 2회초 2사 1·3루 찬스에서 3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용찬의 초구 143km/h짜리 몸쪽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짜리 타구를 날려 보냈다.
박찬호는 경기 종료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시범경기 기간에 내가 계획했던 대로 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맞게 확실하게 잘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 내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타자가 될 수 있겠다고 느꼈던 게 아직까지는 맞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찬호는 2024 시즌 134경기에 출전, 타율 0.307(515타수 158안타) 5홈런 61타점 20도루 OPS 0.749로 KIA 리드오프로서 제 몫을 해냈다. 2023 시즌 130경기 타율 0.301(452타수 136안타) 3홈런 52타점 OPS 0.734로 데뷔 첫 '3할 타자'가 됐던 가운데 2년 연속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했다.
박찬호는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은 2024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이거즈 돌격대장으로 활약했다. 1~5차전 합계 22타수 7안타, 타율 0.318, 1타점 OPS 0.830으로 활약하면서 KIA의 'V12' 주역으로 우뚝 섰다. 커리어 첫 한국시리즈 우승반지까지 손에 넣었다.
박찬호는 우승반지에 이어 꿈에 그리던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SSG 랜더스 박성한을 제치고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더욱 빛냈다.
박찬호는 2025 시즌 준비 과정에서 타구 질 향상에 심혈을 기울였다. 시범경기에서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결과나 이어지면서 한층 더 자신감이 붙었다.
박찬호는 "히팅 포인트를 조금 더 앞에 두고 있다. 힘을 더 주는 방법을 터득한 건 아니지만, 힘을 빼는 방법을 터득하니까 타구 질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또 "오늘 장타들은 실투에 자연스럽게 몸이 반응했다.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타구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긍정적"이라며 "내가 준비했던 방향성이 맞았다는 어느 정도의 확신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박찬호는 2025 시즌을 마치면 프로 데뷔 후 첫 FA(자유계약) 자격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범호 KIA 감독 역시 스프링캠프 기간 박찬호의 'FA 로이드'를 기대한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정작 박찬호는 자신의 FA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다. 2025 시즌 자체에만 집중하면서 차분하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찬호는 "못 믿으실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FA에 대한 걸 전혀 못 느끼고 있다"며 "실감이 안 난다. 전혀 생각도 안 하고 있다"고 수줍게 웃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