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철없이 빛났던 사랑이 부모가 된 후 보여준 사랑은 경이롭다.
7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아이유 분)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박보검)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냈다.
봄으로 시작한 이야기. '호로록 봄', '요망진 첫사랑', '예스터데이. "그들의 봄은..."', '꽈랑꽈랑 여름'으로 구성된 4회는 애순이와 관식의 서사를 그린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폭싹 속았수다'는 그 시절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도 납득시키는 힘이 있다.
요망지고 똑똑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가난하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는 애순이는 육지 남자에게 시집을 가 제주도를 벗어나는 게 꿈이다.
할 말은 해야 하고 불의는 참지 못하는 애순이지만, 힘들게 지켜온 자신의 큰 꿈과 포부를 사랑이라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모두 바친다.
그리고, 애순이의 차별부터 드센 성격까지 모든 걸 지켜보며 곁을 지킨 관식이는, '애순이가 애순이라서 좋다'는 관식의 순애와 희생은 더욱 깊은 이들의 서사를 더한다.
몽글몽글하고 새 출발의 설렘을 나타내는 봄이 애순과 관식에겐 '꺾이는' 계절이다.
아이유와 박보검은 정말 모든 것을 다 내려놓지만 눈은 사랑으로 어느 때보다 빛나는 인물을 그렸다. 식모살이 하며 현실에 막힌 애순의 비극, 유망한 운동 선수지만 애순만을 위해 야반도주를 결심한 관식을 모두가 응원하게 된다.
가출소동으로 끝난 두 사람의 야반도주 후에는 '호쾌한 사내' 취급을 받으며 정학 처분을 받은 관식과 '혼삿길이 막힌 문란한 여자'라며 퇴학을 당하고 나이 많은 남성의 두 번째 아내가 될 위기에 처한다.
이들은 2025년 기준으로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시대에서 사랑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 차별 가득하지만 아무도 차별인 줄 모르는 제도도, 가족도, 숱한 사회의 시선도 소용없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가장이 된 딸바보 박보검과 시인이란 꿈을 임신한 후 엄마로 바꾼 아이유. 그저 먹먹하다.
너무나도 성숙했던 그 시절의 열여덟 열아홉 청춘을 시들진 않았지만 싱그럽지 않게 그린 아이유와 박보검은 수많은 과거의 애순이와 관식이들을 응원하고, 또 부모라는 존재로 모든 것이 바뀌어야할 현대의 애순이와 관식을 응원한다. '폭싹'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슬픈 응원이다.
'동백꽃 필 무렵', '쌈 마이웨이'의 임상춘 작가와 '나의 아저씨', '시그널','미생'의 김원석 감독이 뭉친 사람이야기다.
60년의 세월을 그린 아이유,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 외에도 김용림, 나문희, 염혜란, 오민애, 최대훈, 장혜진, 차미경, 이수미, 백지원, 정해균, 오정세, 엄지원 등 화려한 연기파 배우들이 각자의 사연으로 남은 3번의 계절을 더욱 기대케 한다.
한편 '폭싹 속았수다'는 7일 첫 공개를 시작으로 3주간 매주 금요일 4회씩 공개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넷플릭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