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10.26 07:57
상무신협은 그동안 강팀들의 승수 쌓기 표적이 됐다. V리그에서 '져서는 안 될 팀'으로 여겨지는 1순위 팀이 바로 상무신협이다.
그러나 V리그에서 상무신협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특정한 공격수에 의존하지 않는 배구를 펼치며 해이한 정신력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이름을 들어보지도 못한 무명의 선수들이 새롭게 태어나기도 한다.
지난 시즌, 상무신협은 홈개막전에서 삼성화재를 잡는 이변을 일으켰다. 또한, 이번시즌 개막전에서도 인상 깊은 경기를 펼쳤다. 비록, 거의 잡은 대어를 놓치기는 했지만 상무신협만이 보여줄 수 있는 배구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상무신협은 25일, 성남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홈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인 대한항공에 2-3으로 패했다. 결과는 패했지만 과정만 살펴본다면 상무신협의 근소한 승리였다. 만약, 대한항공에 외국인 선수인 마틴이 없었다면 상무신협이 이길 가능성은 더욱 높았다.
이날 경기에서 마틴은 홀로 43득점과 블로킹 4개, 그리고 서브에이스 5개를 기록해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다. 한 마디로 '원맨쇼'였다. 어려운 볼을 처리해주고 결정적인 한 방을 때려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의 비중은 매우 높다.
그러나 상무신협은 이러한 외국인 선수 없이 조직력으로 승부를 하는 색깔을 지니고 있다. 상무신협의 최삼환 감독은 "상대 팀에 외국인선수가 있어 막지 못했다. 세트를 거듭할수록 높이가 떨어지기 때문에 질 수 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최삼환 감독은 상무신협의 플레이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속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에 대해 최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뛸 수 없고 7명이 뛸 수도 없다. 주저앉을 수 없으니 우리 팀은 속공이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는 배구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외국인 선수는 없지만 상무신협은 끈끈한 조직력이 있다.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은 "상무신협의 배구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또한, 그늘에 가려진 선수들이 새롭게 태어나는 팀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에서 조용욱(24)은 라이트 공격수로 출전해 22득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2009~2010 시즌, LIG손해보험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데뷔했지만 시즌 도중, 코트를 떠나고 말았다.
하지만, 상무신협을 통해 새로운 선수로 탄생했다. 조용욱은 강동진(28)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며 대한항공을 위협했다. 최삼환 감독은 "우리 팀의 선수들을 보면 신인드래프트 때, 3, 4라운드 출신들이 많다. 또한 연습생들도 있다. 이러한 선수들이 상무신협에 입대해서 무척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배구판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최 감독은 "이기려고 마음을 먹으면 절대로 프로 팀들을 이길 수 없다. 기량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고 이길 수 있는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프로배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력 배구를 펼치는 상무신협의 분전은 오아시스와 같다. 대한항공에서 마틴이 43득점을 올릴 때, 그 다음으로 많은 점수를 올린 선수는 12득점의 신경수였다.
이와 비교해 상무신협은 대조적이었다. 최다득점을 올린 강동진이 25득점을 올렸고 조용욱은 22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신으뜸과 황성근이 각각 14득점과 10득점을 올리면서 다채로운 공격패턴을 보여줬다.
[사진 = 상무신협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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