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국이 71년 만에 아시아 축구 최대 축제인 아시안컵 국내 유치에 도전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7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2031년 아시안컵 개최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28일 전했다. KFA에 따르면 한국은 단독 개최로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
외신에 따르면 한국 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 호주, 쿠웨이트, 인도네시아가 단독 개최로, 중앙아시아 3국인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이 공동 개최로 유치의향서를 냈다. AFC는 서류 검토 및 현지 실사 등을 거쳐 오는 2026년 개최지를 최종 선정한다.
2031년 아시안컵 유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다.
4연임에 도전한 정 회장은 지난 26일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되자 하루 만에 AFC 측에 유치의향서를 전달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 당시 자신의 공약을 '비전 2033'으로 묶어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방안 중 하나로 2031 아시안컵 유치와 2035 여자 월드컵 유치를 내걸었다. 축구협회 설립 100주년이 되는 2033년에 맞춰 국내에서 주요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유치 경쟁에 나서겠다는 뜻이었다.
당시 정 회장은 "(아시안컵을 유치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많은 지원을 했고, 한국과 중국, 일본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도 관심을 표명했지만, 한국이 가장 좋은 후보이지 않나 생각한다"며 한국이 아시안컵을 유치할 만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2023 아시안컵 유치 실패의 아쉬움을 딛고 다시 한번 아시안컵 유치전에 나선다.
대한축구협회는 2023 아시안컵 유치전에서 중국에 밀려 포기한 적이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이 2022년 여름 개최를 포기하자 다시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카타르에 밀려 유치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만약 한국이 2031 아시안컵 유치에 성공한다면 1960년 대회 이후 무려 71년 만에 국내에서 아시안컵이 열리게 된다.
현재까지 아시안컵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알려진 국가들 중 한국의 최대 경쟁 상대는 역시 중동의 '오일 머니'를 앞세워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과 2027 AFC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에 이어 세 번 연속 중동 개최에 도전하는 UAE다.
중동 국가들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유치전부터 이미 경쟁력을 발휘했고, 이는 최근 2034 사우디아라비아 월드컵 개최 확정으로 이어졌다. UAE는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처럼 메이저 축구 대회 개최를 성공시키겠다는 생각이다.
때문에 이미 2015 아시안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는 호주, 동남아시아 축구 맹주로 떠오른 인도네시아, 그리고 매 대회 아시아의 복병으로 평가받는 중앙아시아 3국도 경쟁에 참여했지만 아무래도 한국과 UAE의 양강 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이 높다. 정몽규 회장과 UAE의 왕자이자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로 유명한 셰이크 만수르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
물론 16년 만의 아시안컵 재유치에 도전하는 호주와 인도네시아, 그리고 공동개최로 최초의 중앙아시아 대회를 노리는 중앙아시아 3국도 무시할 수 없는 후보들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최근 세계적인 공격수 출신인 네덜란드의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을 선임하고 네덜란드 귀화 선수들을 앞세워 국제 경쟁력을 올리고 있고,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최초의 프리미어리거인 압두코디르 후사노프(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재능이 등장하는 등 중앙아시아 축구 수준이 이전에 비해 크게 발전했다는 평가가 따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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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