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무사 1루 삼성 맥키넌이 우전안타를 날린 후 타임을 요청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한 시즌을 다 뛰지 못하고 한국을 떠난 내야수 데이비드 맥키넌이 자신의 한국 생활을 돌아봤다.
일본 매체 '스포티바'는 26일 캐리비안 시리즈에 참가한 맥키넌의 인터뷰를 전했다. 매년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진행되는 캐리비안 시리즈는 중남미 윈터리그 우승팀들이 맞붙는 대회로, 푸에르토리코 윈터리그에서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맥키넌도 모습을 나타냈다. 맥키넌의 윈터리그 성적은 38경기 130타수 35안타 타율 0.269 1홈런 16타점 출루율 0.351 장타율 0.369다.
윈터리그를 통해 존재감을 알리고 싶은 맥키넌은 "지난 시즌 중반 삼성에서 방출된 이후 150~200타석을 더 소화하고 싶었기 때문에 윈터리그로 향했다. 그렇지 않으면 6개월 동안 실전 없이 스프링캠프에 돌입해야 했다"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초 삼성 선두타자 맥키넌이 중전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초 무사 삼성 선두타자 맥키넌이 안타를 때려낸 뒤 1루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994년생 맥키넌은 2017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LA 에인절스의 32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며,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해 그해 22경기 50타수 7안타 타율 0.140 6타점 2득점 출루율 0.228 장타율 0.140에 그쳤다. 트리플A에서는 통산 79경기 289타수 92안타 타율 0.318 15홈런 54타점 출루율 0.416 장타율 0.585를 올렸다.
2022년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맥키넌은 2023년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를 경험했다. 127경기 464타수 120안타 타율 0.259 15홈런 50타점 출루율 0.327 장타율 0.401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해에는 KBO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2023년 12월 중순 삼성과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90만 달러)에 사인했다. 당시 삼성은 "선구안이 좋고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중장거리 유형의 오른손 타자다. 안정적인 1루, 3루 수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성실한 훈련 태도와 일본 야구 경험을 바탕으로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맥키넌은 빠르게 KBO리그에 적응하는 듯했다. 3월 한 달간 34타수 11안타 타율 0.324 1홈런 6타점을 올렸고, 4월 69타수 27안타 타율 0.391 2홈런 9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5월을 기점으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맥키넌은 5월 92타수 25안타 타율 0.272 1홈런 8타점, 6월 67타수 14안타 타율 0.209 12타점, 7월 12경기 10타수 3안타 타율 0.300 1타점을 만들었다.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등 한 방이 있는 타자를 원했던 삼성은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 7월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맥키넌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고, 이튿날 새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를 영입했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초 삼성 맥키넌이 타격을 하고 있다. 결과는 투수 앞 땅볼 아웃. 엑스포츠뉴스 DB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무사 만루 삼성 맥키넌이 이성규의 1타점 적시타때 득점에 성공한 후 박진만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맥키넌은 "안타를 치고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 타격을 잘하지 못했다. 1년 동안 뛰고 싶었지만, 야구는 비즈니스다. 나를 내보내면 구단 입장에서는 다른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며 "(전 소속팀) 세이부로 돌아가기 위해 구단과 논의했으나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압박감을 느꼈고, 외국인 선수들이 팀 승리를 도와야 하는 만큼 팀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압박감이 컸다"며 "외국인 선수가 많은 일본과는 다르다. 일본 리그엔 좋은 국내 타자가 있어서 외국인 타자가 항상 부담을 느끼진 않는데, 한국에서는 누구보다도 외국인 타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 환경적인 면에서 일본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맥키넌은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 다시 뛸 기회가 있으면 좋겠지만, 홈런을 칠 힘이 없어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고 웃은 뒤 "팀을 바꾸는 건 힘든 일이지만, 좋은 경험이기도 하다. 한국에서의 시간을 즐겼고, 일본을 사랑한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고 얘기했다.
스포티바는 "맥키넌은 항상 헌신적으로 경기에 임했고, 인터뷰에서 유머 감각을 뽐냈다. 또한 강력한 타격 능력으로 득점을 생산하기도 했다. 이게 그가 세이부에서 사랑받은 이유였다"며 "세이부 팬들이 여전히 맥키넌을 그리워하는 건 그의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6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의 경기, 2회말 무사 드림 선두타자 맥키넌이 2루타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6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의 경기, 나눔이 4:2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드림 맥키넌이 수상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