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친정팀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로 골을 넣는 모습을 보게 될까.
새로운 대기록과 함께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PL)의 전설로 남게 된 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손흥민 영입을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손흥민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흔들 만한 빅 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열린 입스위치 타운과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두 개의 도움을 올리며 토트넘의 4-1 대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손흥민은 전반전에만 브레넌 존슨의 골을 두 번이나 도우면서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70호·71호 도움을 기록했다.
최근 손흥민을 괴롭혔던 비판과 방출설에 대한 손흥민의 대답이었다. 손흥민은 최근 이전에 비해 경기력이 확연하게 떨어졌고,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리더십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앞에 섰다. 이는 자연스럽게 토트넘이 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손흥민을 매각할 것이라는 '손흥민 매각설'로 이어졌다. 그러나 손흥민은 입스위치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줬다.
손흥민은 전반 18분 아치 그레이가 넘긴 패스를 받아 입스위치의 페널티지역까지 직접 공을 몰고 질주한 뒤 스텝오버로 벤 고드프리를 제치고 문전을 향해 컷백 패스를 보냈다. 이를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존슨이 밀어 넣으면서 선제 득점을 뽑아냈다.
전반 26분에는 로드리고의 패스를 잡아놓고 또다시 날카로운 컷백 패스로 존슨의 두 번째 골을 도우면서 순식간에 2-0을 만들었다.
토트넘은 전반 36분 오마리 허친슨에게 추격골을 허용했으나, 후반전 들어 제드 스펜스와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연속골을 앞세워 4-1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후반 29분 윌송 오도베르와 교체되어 나가면서 다음 경기인 맨체스터 시티전을 대비했다.
축구통계매체 '폿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입스위치를 상대로 도움 2회, 기회 창출 3회, 유효슈팅 1회, 리커버리 3회 등을 기록했다. 드리블 돌파나 크로스 성공률은 낮았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두 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는 점만으로도 당당하게 교체되어 나가기에 충분했다.
경기 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우리는 언제나 위협적이었다"면서 "쏘니(손흥민)는 전반전에 막을 수 없는 선수였다"며 손흥민을 칭찬했다.
영국 언론 '풋볼 런던'의 토트넘 전담 기자인 알레스데어 골드는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9점을 주면서 "초반부터 활기가 보였고, 라인 근처까지 돌파한 뒤 존슨의 골을 도왔다. 후반전에는 주어진 공간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뛰어난 기회 창출 능력을 선보였다"고 평했다.
손흥민은 이날 올린 두 개의 도움으로 프리미어리그 33년 역사에서 11번째로 70골-70도움 기록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현역 선수 중에는 단 세 명만 갖고 있는 기록이다.
지금까지 프랭크 램파드(177득점 102도움), 라이언 긱스(109득점 162도움), 앤디 콜(187득점 73도움), 데니스 베르캄프(87득점 94도움), 스티븐 제라드(120득점 92도움), 티에리 앙리(175득점 74도움), 테디 셰링엄(146득점 76도움), 웨인 루니(208득점 103도움)가 이 기록을 달성했고, 현역 선수로는 모하메드 살라(181득점 84도움)와 케빈 더 브라위너(70득점 118도움), 그리고 손흥민이 해당 기록을 보유했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이 맹활약을 펼친 날, 손흥민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이 제기됐다.
영국 언론 '팀토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검증된 공격수를 찾고 있으며, 2024-25시즌이 끝나면 손흥민을 자유계약(FA) 선수로 영입할 계획이었다"면서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박지성의 발자취를 따를 수 있는 손흥민을 영입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
토트넘 관련 소식을 다루는 '투 더 레인 앤드 백' 역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진에는 기술과 깊이가 필요하며, 이는 최근 부상자들로 인해 더욱 분명해졌다"면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된 선수이고, 여러 포지션에 뛸 수 있으면서도 득점력과 창의성을 모두 발휘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그들은 손흥민이 최고 수준에서 성공하는 걸 봤고, 그는 후벵 아모림 감독이 고려할 만한 선택지"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손흥민을 원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봤다.
또한 매체는 손흥민이 반드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지 않더라도 이번 시즌이 끝난 뒤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걸 짚었다. 실제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의 차기 정리 대상으로 언급된 바 있는데, 이 소식을 전한 언론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이티하드와 알힐랄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5000만 유로(약 748억원)를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몸이 되는 한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밝힌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쪽으로 마음이 끌릴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같은 리그에 있기 때문에 친정팀을 마주해야 하는 걸 감안하더라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여전히 손흥민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다만 2025년 여름 이적시장을 기준으로 손흥민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손흥민을 영입하고 싶어하는 구단들이 있다면 손흥민보다 토트넘과의 협상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만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손흥민을 영입할 생각이라면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과 같은 수준의 이적료를 제시해야 다니엘 레비 회장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 더 레인 앤드 백' 역시 "레비 회장은 큰 수수료를 요구할 것"이라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불투명한 가운데, 여름 이적시장의 전개 상황을 봐야 할 것이다. 레비 회장은 손흥민이 경쟁 구단으로 이적하게 되면 상당한 이적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