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오키나와, 김지수 기자) KIA 타이거즈 좌완 영건 윤영철의 투구폼 변경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첫 실전 등판에서 '완벽투'를 선보이고, 2025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윤영철은 22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의 코자 신킨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 1탈삼진 노히트 무실점을 기록했다.
윤영철은 이날 최고구속 141km, 평균구속 139km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슬라이더,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도 점검했다. 1회초 1사 후 2루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것을 제외하면 히로시마 타선을 말 그대로 꽁꽁 묶었다.
KIA는 이날 히로시마에 3-10으로 역전패를 당하긴 했지만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팀의 올해 첫 실전이었기 때문에 게임 감각 끌어올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윤영철의 호투라는 큰 성과를 확인하고 오는 25일 한화 이글스와 오키나와 두 번째 연습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윤영철은 등판을 마친 뒤 현장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투구였다"며 "실험하고 싶었던 부분도 잘 이뤄졌고, 직구와 변화구 구사도 괜찮았다. 일본 프로팀과 첫 경기라서 조금 긴장하기도 했지만 막상 던지니까 재미있게 던져서 만족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영철은 프로 데뷔 첫해였던 2023 시즌부터 KIA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 중이다. 지난해 척추 피로 골절 부상 여파 속에서도 18경기, 81⅔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4.19로 제 몫을 해줬다. 팀의 통합우승에 기여하고 우승반지까지 손에 넣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일찌감치 제임스 네일-아담 올러-양현종-윤영철로 이어지는 개막 1~4선발을 확정한 상태다. 윤영철이 앞선 2년 동안 보여준 투구 내용이라면 4선발을 맡기기 부족함이 없다고 보고 있다.
윤영철은 2025 시즌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도전을 택했다. 겨우내 투구폼에 작은 변화를 주는 승부수를 던졌다. 공에 조금 더 힘을 실을 수 있도록 투구 시 팔각도를 높였다. 현재까지는 특유의 안정된 제구력이 여전한 가운데 구위도 만족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윤영철은 "투구폼은 조금 변화가 있다. 지난해까지 팔이 조금 옆쪽에서 나왔는데 올해는 최대한 일직선으로 공을 뿌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힘을 조금 더 앞쪽까지 잘 끌고 나와야 공도 힘이 붙을 수 있다. 현재까지는 만족스럽고, (앞으로도)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스스로 투구폼 변화 필요성을 느꼈다. 이의리 형도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며 "아직 시즌 시작 전이지만 첫 실전 등판은 만족스럽다. 준비를 잘해서 개막 후 첫 정규리그 등판 때는 전력투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윤영철이 투구폼을 수정하는 도전을 할 수 있었던 데는 KIA 팀 내 분위기가 크게 작용했다. 이범호 감독과 정재훈 투수코치가 선수의 새로운 시도를 적극 장려하면서 윤영철도 과감하게 변화를 줄 수 있었다.
윤영철은 "이범호 감독님과 정재훈 코치님께서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자신 있게 해 봐'라고 해주셔서 나도 더 자신 있게 던지고 있다"며 "팀 분위기가 워낙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프로팀을 상대로 호투한 부분도 큰 자신감을 얻었다. 윤영철은 "일본팀과 붙어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기회가 흔하게 있지 않기 때문에 '한번 던죠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선발투수로 나가 좋은 경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