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해나(왼쪽)와 권예가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아이스댄스 프리댄스를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목동,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목동, 최원영 기자) 더 큰 무대를 꿈꾼다.
임해나-권예 조는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기술점수(TES) 63.09점, 예술점수(PCS) 48.56점으로 총점 111.65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최고점으로 프리댄스에 출전한 14개 팀 중 6위에 올랐다.
두 선수는 지난 20일 리듬댄스에서 기술점수 41.08점, 예술점수 31.29점, 총점 72.37점으로 6위에 자리했다. 프리댄스까지 합산한 최종 총점은 184.02점이 됐다. 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임해나-권예 조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 대회서 첫 사대륙선수권 출전에 나섰다. 당시 리듬댄스 68.91점(9위), 프리댄스 113.87점(7위), 최종 총점 182.78점으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서울 대회에선 총점과 최종 순위를 소폭 끌어올렸다. 2년 연속 톱10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는 중국계 캐나다인인 권예가 특별 귀화 후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대회라 더 값졌다. 권예는 본래 '취안예'라는 이름으로 뛰었다. 한국-캐나다 이중국적자인 임해나를 따라 한국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이후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도움을 받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특별 귀화 대상자로 선정됐다.
법무부 국적심사위원회를 거친 권예는 지난해 12월 초 특별 귀화 절차를 끝마쳤다. 권예의 영문 이름은 'Quan Ye'다. 한글 표기와 발음상 편의를 위해 한국에서는 '권예'로 살기로 했다. 사대륙선수권까지 무사히 마치며 미소 지었다.

임해나(오른쪽)와 권예가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임해나(위)와 권예가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전체 9번째로 연기에 나선 임해나-권예 조는 영화 '크루엘라'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를 들고 회전하는 고난도 기술 로테이셔널 리프트를 레벨 4로 소화했다. 원 풋 턴스 시퀀스에선 두 선수 모두 레벨 2를 받았다. 서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회전하는 싱크로나이즈드 트위즐에선 나란히 레벨 4를 찍었다.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를 들고 직선으로 스케이팅을 펼치는 스트레이트 라인 리프트서도 레벨 4를 기록했다. 남자 선수가 중심축을 잡으며 여자 선수의 손을 잡고 회전하는 코레오그래픽 슬라이딩 무브먼트(레벨 1)에 이어 서로를 잡은 채 수행하는 댄스 스핀(레벨 4)까지 깔끔하게 처리했다.
한쪽 코너에서 대각선 코너로 수행하는 다이아고널 스텝 시퀀스에선 나란히 레벨 2가 나왔고,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를 들어 올리는 커브 리프트에선 레벨 4를 받았다.
코레오그래픽 캐릭터 스텝 시퀀스에선 어텐션(에지 사용 주의) 판정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코레오그래픽 댄스 리프트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연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임해나는 "지난해 중국에서 사대륙선수권에 임했을 때는 첫 출전이라 엄청 재미있게, 즐겁게 뛰었다. 올해는 한국에서 대회를 하게 돼 더 감동이었다"며 밝게 미소 지었다. 권예 역시 "무척 자랑스럽다. 프리댄스에서 시즌 베스트 기록을 세워 그것도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귀화 후 첫 국제대회를 마친 소감도 물었다. 권예는 "정말 특별했다. 보통 국내에서는 국가대표 선발전에만 참여했는데, 이렇게 한국에서 국제대회에 나서게 돼 의미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임해나(오른쪽)와 권예가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임해나(아래)와 권예가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두 선수는 현지시간으로 3월 25~30일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되는 ISU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시니어 세계선수권은 지난해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작년엔 총점 186.51점으로 14위를 기록했다.
최종 목표는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나서고자 한다. 권예가 특별 귀화를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ISU가 주최하는 피겨 대회 페어 혹은 아이스댄스에서는 짝을 이룬 두 선수 중 한 선수의 국적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두 선수가 같은 국적을 가져야 한다. 권예는 특별 귀화에 성공했으나 '해당 나라에 3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지난 14일 중국에서 막을 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했다. 대신 올림픽에는 해당 조건이 적용되지 않는다.
올해 세계선수권 아이스댄스 종목에는 내년 동계올림픽 출전권 19장이 걸려있다. 19위 안에 들어야 티켓을 따낼 수 있다.
임해나는 "특별 귀화라는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엄청난 동기부여가 됐다"며 "우선 세계선수권까지 정말 힘들게, 열심히 훈련할 것이다. 올림픽에 나가고 싶기 때문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예도 "올림픽 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싶다. 그때까지 더 노력하겠다"며 "한국 시니어 아이스댄스의 좋은 예가 되고 싶다. 이 종목을 더 홍보하고자 한다"고 강조하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번 대회 금메달은 최종 총점 218.46점을 빚은 캐나다의 파이퍼 질-폴 포리에이 조가 차지했다 은메달은 217.93점을 만든 미국의 매디슨 촉-에반 베이츠 조가, 동메달은 201.04점을 이룬 캐나다의 마저리 라조이-재커리 라가 조가 거머쥐었다.

임해나(오른쪽)와 권예가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 프리댄스 연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진=목동, 최원영 기자 / AP, REUTERS 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