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목동, 최원영 기자) 컨디션을 더 끌어올리려 한다.
차준환(고려대)은 20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43점, 예술점수(PCS) 41.81점으로 총점 79.24점을 기록했다.
개인 공인 최고점인 101.33점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기권한 2명 제외 전체 출전 선수 22명 중 4위에 자리했다.
1위는 카자흐스탄의 미하일 샤이도로프(94.73점), 2위는 미국의 지미 마(82.52점), 3위는 일본의 도모노 가즈키(총점 79.84점)다. 차준환은 3위와 0.60점 차, 2위와 3.28점 차다. 오는 22일 프리스케이팅서 선전해 순위 역전을 노리려 한다.
이날 21번째로 출격한 차준환은 이번 시즌 프로그램인 이매진 드래곤스의 '내추럴(Natural)'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 번째 고난도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에서 큰 실수를 범했다. 4회전 점프지만 2회전에 그쳐 더블 살코가 됐다.
시니어 피겨 쇼트프로그램에서는 3회전 이상의 단독 점프와 악셀 단독 점프, 두 개의 점프를 묶어서 뛰는 콤비네이션 점프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차준환은 3회전 이상 단독 점프를 선보이지 못해 기본 점수와 수행 점수(GOE) 모두 0점에 그쳤다. 쿼드러플 살코의 기본 점수는 9.70점이다.
다음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클린 처리해 기본 점수 10.80점과 GOE 1.10점을 획득했다. 플라잉 카멜 스핀은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소화했다.
10%의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 트리플 악셀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기본 점수 8.80점과 GOE 1.49점을 챙겼다. 체인지 풋 싯스핀과 스텝 시퀀스는 각각 레벨 4로 연기했다. 마지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선 자세가 무너져 레벨 2를 받았다.
경기 후 만난 차준환은 "아무래도 첫 점프에서 큰 실수가 나와 그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나머지 요소들에 더 집중해 해내려고 노력했다"며 입을 열었다.
시즌 후반 빡빡한 일정으로 강행군이 계속되고 있다. 피로 누적으로 인해 실수가 나온 것일까. 차준환은 "후반 큰 대회들이 줄지어 있었다. 계속해서 컨디션을 회복하려 많이 애썼다"며 "사실 이번에도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임했다. 그런데 실수가 나왔다. 연속적인 경기 일정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프리스케이팅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잘 회복하면서 다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차준환은 지난 13일 중국 하얼빈에서 개최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서 금메달을 따냈다.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서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초의 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금빛이라 더욱 값졌다.
여자 싱글 김채연(수리고)의 금메달을 더해 남녀 피겨 동반 우승도 달성했다. 한국 피겨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메달 2개 이상을 따낸 것과 남녀 동반 금메달을 이룬 것은 모두 사상 최초였다.
당시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서 94.09점으로 2위였다. 1위인 일본의 가기야마 유마(103.81점)와는 9.72점 차이였다. 그럼에도 프리스케이팅서 187.60점으로 1위를 만들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총점 281.69점으로 가기야마(총점 272.76점)에게 은메달을 안겼다. 이번 사대륙선수권서도 프리스케이팅서 점수를 만회한다면 최종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차준환은 "아시안게임 등 계속 프리스케이팅에서 순위를 회복하곤 했다. 스스로 믿고 프리스케이팅을 준비하는 게 좋을 듯하다.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도 동시에 도전 중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에서 파일럿으로 아시아 최초 올림픽 봅슬레이 메달(은메달)을 딴 원윤종과 '국내 후보 자격'을 놓고 먼저 경쟁한다. 사대륙선수권을 마친 뒤 오는 26일 IOC 선수위원 국내 선발 면접 일정이 예정돼 있다.
차준환은 "큰 경기들을 소화하며 선수위원 면접 준비도 어느 정도 하고 있었다. 이것저것 다 생각하면 너무 부담되고 힘드니 '그냥 하나씩, 하나씩 하자'는 마음으로 임하는 중이다"며 "체력적인 어려움은 있는 듯하다. 회복에 매진하고 있지만 그런 부분들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어 공부는 물론 IOC 선수위원에 대해 자료를 많이 찾아보고 있다. 동계올림픽을 두 차례 경험했고(2018년 평창·2022년 베이징), 세 번째 올림픽에 도전 중이다(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며 "베이징 올림픽에서 선수로서 느낀 점이 정말 많았다. 선수위원이 된다면 선수들을 위해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지 생각 중이다. 내 소신을 담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목동, 박지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