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이후 약 5년 만에 신작 '미키 17'로 돌아온 것에 억울함(?)을 표했다.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영화 '미키 17'의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담는다.
2019년 5월 30일 개봉한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신작 '미키 17' 공개를 앞두고 있는 봉준호 감독은 "개봉 기준으로 5년됐다. '기생충' 아카데미 후 쉰 건 딱 6~7주다. 바로 일을 시작했고 꾸준히 하고 있다. 2020년 여름에 '미키 17' 원작을 받았다. '옥자'를 했던 제작사에서 보내줬고 매혹됐다. 번역해주는 한 챕터씩 보다가 2021년 9월 베니스 영화제 때 초고를 탈고해 제작사에 줬다. 그해 11월에 로버트 패틴슨을 만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봉 감독은 "모든 게 일사천리로 순조롭게 진행됐고, 그래서 2022년 가을에 '미키 17'을 찍게 됐다. 미국 프로듀서 친구들도 '이렇게 스무스하게 진행되는 건 처음인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2022년에 모든 촬영을 마쳤다고 전한 봉 감독은 "2023년 한 해 동안 컴퓨터 그래픽 등 준비할 게 많았다. 원래 2024년 개봉이 맞는 타이밍이었는데 미국배우조합 파업으로 배급 일정이 조정되면서 모든 할리우드 영화들이 6~7개월씩 밀리고 그런 상황이었다. 미국배우조합 파업의 힘이 세서 촬영뿐만 아니라 후시녹음, 홍보까지 못한다. 그래서 다들 개봉을 아예 못 하더라"고 개봉까지 오랜 기간 걸리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러다 보니 5년이 됐다"고 말한 봉 감독은 "'기생충'이 일본이랑 영국에서 2020년 2~3월까지 늦게 개봉을 했다. 2020년 2월이 끝이라고 하면 만 5년이다. 6년이라고 표현하시면 섭섭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봉 감독은 "놀러 다닌 것 같지 않냐. 저는 6주밖에 못 쉬었는데. 그리고 애니메이션 영화를 계속 같이 준비했다. 엄청나게 과한 노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왜 이렇게 늦었냐' 이런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특히 '미키 17'은 2019년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라 전 세계의 기대를 받고 있으며, 지난 13일(현지시간) 개막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갈라 부문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이날 봉 감독은 "베를린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으로 와 달라고 요청을 했었다"면서 "제가 운이 좋은 것일 수도 있지만 상에 있어서는 더 바랄 게 없다. 경쟁부문에 다른 작품이 더 기회를 얻을 수 있게 우리는 비경쟁으로 가자는 생각에 비경쟁 갈라로 가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30대에 '펄프 픽션'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타란티노 감독을 언급한 봉 감독은 "'기생충'으로 사건들이 벌어졌을 때 이미 50대였다. 물론 되게 흥분되고 영광스러운 일이었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그걸 지켜보는 두 개의 자아가 있다고 해야 하나, '난리 났네 난리 났어' 이런 느낌이 동시에 있어서 비교적 침착하게 지나왔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신작의 부담감에 대한 질문은 많이 받았지만, 사실 부담은 없다. 그때도 여러 가지를 준비했고, 지금 만들고 있는 애니메이션도 이미 '기생충' 후반에 천천히 작업을 해 왔다. 계속 그 흐름 속에 있고 일을 하고 있다"고 쉼 없이 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알렸다.
한편 '미키 17'은 오는 28일,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한 후 3월 7일 북미에서 공개된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엑스포츠뉴스 DB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