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리버풀이 울버햄프턴과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프리미어리그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후반전에는 슈팅 0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승리를 향한 리버풀의 강한 멘탈이 돋보인 경기였다.
리버풀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의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홈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리버풀은 리그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25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시점에 벌써 승점 60 고지를 넘기며 2위 아스널의 추격에서 벗어났다. 현재 아스널은 승점 53으로 리버풀과 7점 차가 나는 상황이다.
맞대결 상대 울버햄프턴은 승점 19로 리그 17위 자리를 유지했다. 강등권에서 가장 순위가 높은 18위 입스위치 타운과의 승점 차는 2점이다.

이날 경기는 전반에 터진 루이스 디아스의 선제골과 모하메드 살라의 추가 득점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울버햄튼은 후반에 마테우스 쿠냐가 한 골을 만회했으나, 결국 동점을 이루지 못하며 리버풀에게 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홈경기를 치른 아르네 슬롯 감독의 리버풀은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를 중심으로, 수비진에는 앤드류 로버트슨, 버질 판 데이크, 이브라히마 코나테,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가 자리잡았다. 3선은 알렉시스 맥앨리스터와 라이언 흐라벤베르흐가 담당했으며, 그 위로는 디아스, 도미니크 소보슬라이, 살라가 포진했다. 최전방에는 디오구 조타가 선발 출전했다.
원정팀 울버햄튼은 3-4-3 전형으로 맞섰다. 골문은 주제 사가 지켰고, 토티 고메스, 에마뉘엘 아그바두, 맷 도허티가 3백을 구성했다. 중앙에는 라얀 아이트누리, 주앙 고메스, 안드레, 넬송 세메두가 배치됐으며, 공격진에는 쿠냐, 곤살루 게드스, 파블로 사라비아가 리버풀 골대를 위협했다.
전반 8분 리버풀이 첫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울버햄프턴 페널티 구역 안에서 조타가 수비수의 클리어링 볼을 잡아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빗나가며 유효슈팅으로 기록되지 못했다.
끊임없이 압박을 가하던 리버풀은 마침내 전반 15분 디아스가 행운의 선제골을 기록하며 리드를 가져왔다. 원정팀 수비수의 클리어링 볼이 페널티 박스 왼쪽에 있던 디아스 앞으로 떨어졌고, 사가 이를 처리하려 골라인을 벗어났다. 경합 과정에서 공이 디아스의 몸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리버풀의 골로 인정됐다.
주도권을 잡은 리버풀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기세를 올리던 리버풀에게 전반 35분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선제골의 주인공 디아스가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디아스는 빠른 돌파로 박스에 침투해 볼을 선점했고, 골라인을 벗어난 사와 접촉하며 넘어져 페널티킥을 획득했다. 키커로 나선 살라는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며 득점에 성공, 리그 23호골과 함께 6경기 연속 득점을 달성했다.
이렇게 리버풀이 2-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후반은 울버햄프턴이 완전히 주도하는 양상으로 흘러갔다. 후반 5분 만에 원정팀에 절호의 추격 기회가 찾아왔다. 주앙 고메스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으나, 빠르게 출동한 알리송이 각도를 좁히며 팔로 막아내는 슈퍼세이브를 선보였다.
위기를 넘긴 리버풀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후반 6분, 역습 과정에서 살라가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었으나,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취소됐다.
후반 12분에는 박스 안에서 조타가 아그바두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VAR 판독 결과 판정이 뒤집히며 리버풀의 기회가 무산됐다.
리버풀의 세 번째 득점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사이, 울버햄프턴이 마침내 반격에 성공했다. 후반 22분, 쿠냐가 페널티박스 밖에서 날린 왼발 감아차기가 먼 포스트를 가르며 스코어보드를 1-2로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울버햄프턴은 리버풀을 강하게 압박했으나, 정규시간 종료까지 동점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끝내, 리버풀이 한 골 차 우위를 지켜내며 2-1 승리와 함께 소중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승리를 따낸 리버풀이지만, 놀랍게도 후반전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는 2003-2004시즌 이후 처음 발생한 기록으로, 안필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이 한 경기의 절반 동안 슈팅을 한 개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후반 수비 집중력을 유지한 리버풀은 결국 승점을 지켜냈다.
경기 후 아르네 슬롯 감독은 "우리는 후반전에 공격적인 플레이를 거의 하지 못했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며 "다가오는 경기에서도 같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도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슬롯 감독은 "이 경기는 우리가 4-0으로 승리했던 토트넘전보다 더 값진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경기력보다는 선수들의 강한 멘털이 승리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어려운 경기였지만, 이런 순간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경기에서 에버튼에게 막판 동점골을 허용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승리로 리버풀은 리그 선두를 유지하며 경쟁팀들과의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다음 일정이 만만치 않다. 리버풀은 곧 애스턴 빌라와 맨체스터 시티와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으며, 이번 경기 후반전에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하위권 울버햄프턴과의 경기에서 후반전 슈팅 0개를 기록한 것과 수비 집중력이 성공적이었던 양면은 시즌 막바지 경쟁에서 리버풀이 원하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짓는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