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우도 미담 자판기? 최희진 "밥 제대로 못 먹었는데…" [엑's 인터뷰②]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최희진이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자신이 맡은 윤난우의 전사가 많지 않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최희진. 연기하면서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는지 물었는데, 그는 캐릭터의 해석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띄엄띄엄 있는 장면들이 많아서, 연결성을 더 가져갔어야 하는 씬들이 많았다. 연수한테 좀 안 좋았던 감정으로 끝났던 씬이라면 다음에는 다르게 표현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섬세한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각 인물마다 내가 더 다르게 표현했어도 됐을텐데 좀 단순하게 표현했구나 싶더라.  감독님께서는 난우라는 캐릭터의 좀 더 밝은 면을, 사랑스러운 면에 초점을 맞추셨는데, 저는 그 부분을 잃지 않으면서 연기하기가 어려웠다. 아무래도 (사랑의) 방해꾼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그 간극을 맞추는 게 어려웠고, 그 사이에서 고민했던 걸 작품에서 봤을 때 더 아쉬움도 남았다."



그는 "예전에는 캐릭터의 해석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얘기하는대로 받아들였다. 아무래도 배우가 선택을 받는 직업이기도 해서 수동적이면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편"이라며 "그렇게 적응을 잘 하는 편이었는데, 이 캐릭터만큼은 고집을 부리기도 했고, '난우라면 이러지 않을 거 같다'하는 생각을 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영이 안 된 부분도 많지만, 처음으로 그런 걸 배운 작품이다. 배우로서 (주관이 있다는 건) 필요한 부분인 거 같고, 그런 점을 깨닫게 된 작품이라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함께 촬영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는지도 궁금했는데, 최희진은 "이세영 선배님은 선배이기도 하지만 또래라고 생각해서 편안했고, 선배님도 눈빛이나 터치 하나도 저를 보듬어주려는 게 느껴졌다"며 "그래서 '나도 많은 걸 드리고 싶다', '많은 걸 해야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저도 선배가 된다면 여유있게 좀 더 믿어주는 선배가 되면 진짜 좋겠다, 편안하게 느낄 수 있겠다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나인우에 대해서는 그의 숨은 미담을 전하기도 했다. 최희진은 "한 번은 쉬는 시간에 중국집에 들러서 짜장면을 주문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질 않아서 보니 주문이 안 들어가있더라. 촬영 시간이 다 되어서 한 젓가락 정도만 먹고 나가야했는데, 계산이 되어있다는 거다. 알고보니 인우 선배님께서 대신 결제를 하셨더라"고 회상했다.



"나중에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다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너 못 먹었잖아' 하시더라"고 말한 최희진은 "난우 입장에서 연수는 호감의 대상이지만 사랑은 아닌, 존경하는 선배 아닌가. 그런 순간이 연수와 많이 닮아있었다"고 덧붙였다.

후반부에 정용주(류한우)와의 러브라인이 그려지는 것에 대해서는 "그 과정에 대해서 제 의견을 반영하고 싶었는데 못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가 넘어가야할 때 이야기를 나눴던 거 같다"며 "갑자기 러브라인이 생기면 난우가 '금사빠'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어서 그걸 경계했다. 원작에서는 한우와 난우가 이어지지만, 작가님이 쓰신 4회분까지의 내용엔 그 부분이 없었어서 중간 내용을 채워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외로 씬에서 칠땡이(소)가 매개체가 되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감정이 생기는 게) 자연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나읍이 워낙 작은 동네니까 눈에 들어올 수 있고, 내면의 대화로 칠땡이가 좋은 연결이 되지 않았나 싶다"며 "마지막에 칠땡이를 보내줘야하는 상황이 되어서 난우가 '동물을 언젠가 보내야될 때가 있는데, 그 순간에 오늘만큼은 안 아프게 치료해주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해주는 장면이 있다. 슬퍼하지 말고 잘 보내주면 행복할거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의사로서의 난우의 가치관이 멋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이야기를 한우와 나눈다는 점에서 충분히 서로 위로를 나누지 않았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서로 관계가 진전되는 장면에서 머리를 두 차례 세게 부딪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최희진은 "NG가 좀 굵직하게 났던 장면이다. 원래는 한 번만 부딪히는 거였는데, 한 번으로는 갑작스럽게 러브라인으로 이어지는 것에 설득력이 부족할 것 같아서 아이디어를 냈다"며 "감독님이 너무 좋다고 살려보자고 하셨는데, 정말 아팠다. (웃음) 그래도 같이 만들어간 기분이 들고 귀엽게 잘 나온 것 같아서 좋아하는 씬"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여름부터 촬영해서 겨울에 마무리한만큼 힘들긴 했지만 현장에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다만 난우의 첫 촬영을 8월에 했는데, 즉흥적인 장면을 찍어야 해서 애드리브로 만들어가며 촬영한 기억이 있다"고 전한 최희진은 "원래 대본에는 그 장면이 정적으로 표현되어 있었어서 감독님께서 진짜로 해보자고 하셨다. 몰래 비글들을 탈출시키는 장면인 만큼 상황감과 현장감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서 저도 재밌게 임했다. 연수가 전화를 하는 장면도 대본에는 없었다. 그래서 저도 거기에 맞춰서 즉흥적으로 맞춰봤는데, 대본에 있는대로 하는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엑's 인터뷰③]에 계속)

사진= MBC, 사람엔터테인먼트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