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4-2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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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닦아낸 '2위' 컬링 의성군청 "긴장해 부족했지만, 똘똘 뭉쳐 나아가겠다" [하얼빈 인터뷰]

기사입력 2025.02.14 15:22 / 기사수정 2025.02.14 15:35

왼쪽부터 한국 남자 컬링 대표팀 의성군청 세컨드 김은빈과 스킵 이재범. 14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결승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하얼빈, 최원영 기자
왼쪽부터 한국 남자 컬링 대표팀 의성군청 세컨드 김은빈과 스킵 이재범. 14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결승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하얼빈,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하얼빈, 최원영 기자) 미소를 되찾은 뒤 각오를 다졌다.

스킵 이재범, 서드 김효준,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으로 구성된 한국 컬링 남자 대표팀 의성군청은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결승에서 필리핀에 3-5로 패했다. 

경북 의성 출신 2001∼2003년생으로 이뤄진 '막내 팀' 의성군청은 지난해 6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경북체육회(스킵 김수혁), 강원도청(스킵 박종덕), 서울시청(스킵 정병진) 등 선배 팀들을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처음으로 국가대표가 됐다.

아시안게임서 최종 관문 전까지 전승 행진을 선보였다. 조별리그 A조서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대만, 카자흐스탄을 연이어 물리치며 4연승으로 조 1위에 올랐다. 준결승에 직행했다. 특히 결승 상대였던 필리핀을 6-1로 제압한 것이 눈에 띄었다.

한국은 지난 13일 준결승서 홍콩과 만나 13-2 대승을 거뒀다. 대회 5전 전승째였다. 그러나 결승서 필리핀에 무릎 꿇고 말았다. 필리핀은 컬링 강국인 스위스 국가대표 출신 귀화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예선에선 한국에 밀렸으나 결승에선 기지개를 켰다. 필리핀이 동계아시안게임서 메달을 따낸 것은 전 종목을 통틀어 이번이 역대 최초다.

결승서 한국은 1엔드 후공을 블랭크 엔드로 만들었다. 블랭크 엔드는 후공 팀이 일부러 0점을 빚어 다음 엔드에도 후공을 유지해 다득점을 노리는 작전이다. 그러나 2엔드가 뼈아팠다. 한국은 4점을 추가할 기회를 잡은 뒤 스킵 이재범의 마지막 샷이 원하는 대로 들어가지 않아 오히려 1실점 했다. 0-1로 뒤처졌다.

3엔드도 후공으로 시작한 한국은 1점을 만회했다. 1-1 동점. 필리핀이 후공이었던 4엔드서 한국은 2점을 내줬다. 1-3으로 끌려간 채 전반을 끝마쳤다. 5엔드서 한국은 1점을 획득해 2-3으로 따라붙었고, 6엔드 상대 후공서도 1점을 가져와 3-3을 이뤘다. 7엔드서 다시 1점을 허용해 점수는 3-4. 후공이었던 마지막 8엔드 역전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1점을 빼앗겨 3-5로 석패했다.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 컬링 대표팀이 슬퍼하고 있다. 왼쪽부터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 연합뉴스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 컬링 대표팀이 슬퍼하고 있다. 왼쪽부터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 연합뉴스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결승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 컬링 대표팀이 시상식에 임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킵 이재범, 서드 김효준,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 연합뉴스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결승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 컬링 대표팀이 시상식에 임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킵 이재범, 서드 김효준,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 연합뉴스


경기 후 시상식에 임한 선수들은 애써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스킵 이재범은 "경기 결과는 많이 아쉽다. 그래도 이게 끝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입을 열었다.

2엔드 종료 후 물을 들이켰다. 이재범은 "우리가 대량 득점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 엔드가 끝난 뒤 빨리 잊고 나머지 엔드에 집중하려 했다"고 돌아봤다. 

리드 표정민은 "대량 득점할 수 있었는데 경기 초반이고 살짝 긴장한 탓에 조금 급하게 콜하고, 급하게 스위핑했다. 아쉽다"며 "우리 모두의 실수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을 잘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껏 했던 경기 중 가장 큰 경기였다. 많이 긴장한 탓에 각자 기량의 100%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본다. 결승을 통해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이재범은 "아무래도 이런 무대에서 결승전을 치르는 게 처음이다 보니 긴장감과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다 같이 뭉쳐 잘해보자고 다짐했는데 우리가 부족했다"고 고개를 떨궜다.

왼쪽부터 한국 남자 컬링 대표팀 의성군청 세컨드 김은빈, 서드 김효준, 스킵 이재범. 14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결승을 마치고 이재범이 동료들을 보며 미소 짓고 있다. 하얼빈, 최원영 기자
왼쪽부터 한국 남자 컬링 대표팀 의성군청 세컨드 김은빈, 서드 김효준, 스킵 이재범. 14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결승을 마치고 이재범이 동료들을 보며 미소 짓고 있다. 하얼빈, 최원영 기자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결승 필리핀전에서 리드 표정민(왼쪽)과 서드 김효준이 스위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결승 필리핀전에서 리드 표정민(왼쪽)과 서드 김효준이 스위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반을 마친 뒤 김은빈은 얼음 치료를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봄 캐나다에서 훈련할 때부터 손목에 계속 통증이 있었다. 휴식과 경기를 병행하며 상태가 조금 괜찮아졌는데, 스위핑을 많이 하다 보니 무리가 와 잠시 치료했다"며 "아픈 것보다는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극복하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선수들의 눈물은 어떤 의미였을까. 이재범은 "물론 다음 아시안게임을 노려볼 수도 있겠지만, 이번이 우리의 마지막일 수도 있다. (우승) 기회가 왔고 잡을 수 있었는데 못해 많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서드 김효준은 하얼빈까지 날아와 응원해 준 부모님을 떠올렸다. 그는 "아들 파이팅하라고 안아주셨다. 부모님이 많은 힘이 돼주셨는데 기대 이상으로 하지 못해 아쉽다. 더 열심히 해 빛나는 아들이 되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위기를 바꿔 의성군청 팀 홍보를 권유했다. 표정민은 "우리는 창단한 지 얼마 안 됐고(2023년 3월), 같은 지역에서 함께 자란 친구, 형, 동생들이 모여 한 팀이 됐다. 젊은 패기로 똘똘 뭉쳐 나아가는 팀이다"며 "우린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이 남아있다. 더욱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단단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맏형 이재범은 "동생들은 항상 열심히 한다. 물론 많이 까불기도 하지만 말이다"며 웃은 뒤 "내게 부족한 점이 있으면 그런 부분들을 메워주려 한다. 든든한 동료들이다"고 강조했다.


사진=하얼빈, 최원영 기자 / 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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