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PL) '돌풍의 팀' 본머스를 이끌고 있는 차세대 명장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승을 천명했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선수단의 줄부상을 핑계로 팀을 부진에 빠뜨린 가운데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과감하게 경질하고 이라올라 감독을 선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 소속이자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언론인으로 유명한 사미 목벨은 14일(한국시간) 매체를 통해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할 경우 이라올라 감독이 토트넘의 새 감독 선임 명단 최상단에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라올라 감독이 현재 본머스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시즌 도중 이라올라 감독을 데려오는 건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다. 또한 목벨은 이라올라 감독이 토트넘에서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지만, 토트넘이 이라올라 감독에게 명확한 프로젝트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이라올라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토트넘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결별할 경우 토트넘의 선호 감독 명단 상위에는 이라올라 감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토트넘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해서 이라올라 감독이 토트넘과 같은 배에 탈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 특히 시즌 중에는 더욱 그렇다"고 했다.
이어 "이라올라 감독은 겸손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토트넘에서 성공할 거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그는 또한 북런던에서 자신이 목표를 달성하는 걸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유능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목벨의 보도를 인용해 "스페인 출신 전술가(이라올라 감독)는 토트넘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라올라 감독이 이번 시즌 자리를 옮길 가능성은 낮다"며 "목벨에 따르면 이라올라 감독이 바이탈리티 스타디움(본머스의 홈구장)에서 자신이 계획 중인 프로젝트를 그만두고 토트넘에 합류할 기회에 유혹을 받을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성적과 경기력을 보면 사령탑이 아직까지 교체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현재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순위는 무려 14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던 황금기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카라바오컵(리그컵)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3일 간격으로 탈락했다. 현재 노팅엄 포레스트를 지휘하고 있는 누누 산투 감독 때와 비슷한 흐름인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직 명줄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력이 좋은 것도 아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중시했던 강한 압박과 속공, 그리고 높은 수비라인을 지금도 강조한다. 문제는 전술적 유연성이 없고, 팀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전술을 고집한다는 점이다. 현재 토트넘은 주전급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스쿼드 운용이 어려운 상황인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를 모르는듯 자신의 전술적 철학을 꿋꿋하게 고집하는 중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신뢰하던 토트넘 보드진도 토트넘이 두 개의 컵 대회에서 연달아 탈락하자 태도가 달라진 분위기다.
영국 매체 '커트 오프사이드'는 "재앙과 같은 토트넘의 시즌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토트넘은 구단 내부적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대체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될 경우 토트넘이 가장 먼저 손을 내밀 감독이 바로 이라올라 감독이다.
아틀레틱 빌바오 출신으로 커리어 대부분을 빌바오에서 보낸 이라올라 감독은 지난 2016년 은퇴한 뒤 지도자로 전향해 2018년 키프로스 리그의 AEK 라르나카 FC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스페인의 CD 미란데스와 라요 바예카노를 거쳐 지난 2023년 본머스에 부임했다.
강도 높은 압박과 직선적이고 빠른 스타일의 공격을 선호하는 이라올라 감독은 본머스 부임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2023-24시즌 본머스를 12위까지 끌어올리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본머스는 이라올라 감독에게 확신을 갖고 그와 2026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본머스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본머스는 이라올라 감독 체제 2년차를 맞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현재 리그 7위를 달리고 있다. 4위 첼시와의 승점 차가 3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즌 후반기까지 지금 흐름을 유지한다면 다음 시즌 UEFA 주관 대회 출전도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미래가 밝다.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에서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스)로 떠난 로베르토 데제르비 감독처럼 젊고 유능한 감독에게는 관심이 몰리기 마련이다. 이라올라 감독의 계약 기간이 1년 반도 남지 않은 시점에 토트넘을 비롯한 다수의 팀들이 이라올라 감독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벨은 "이라올라 감독의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12개월밖에 남지 않는다. 다른 팀들 입장에서는 위약금을 내지 않고 이라올라 감독을 데려올 수 있는 매력적인 상황"이라면서 "이라올라 감독과 본머스는 아직 재계약 협상을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토트넘의 제안은 이라올라 감독에게 매력적일 것"이라고 했다.
만약 이라올라 감독이 토트넘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다른 감독들도 후보군에 오르고 있다. 현지 보도에 의하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이끌고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에딘 테르지치 감독, 풀럼의 마르코 실바 감독, 그리고 브렌트퍼드의 토마스 프랭크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른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