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얼빈, 최원영 기자) 불운에 눈물을 삼켰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이소연(스포츠토토), 김건희(성남시청)는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아쉽게 입상에 실패했다. 레이스 종료를 눈앞에 두고 넘어진 마지막 주자 김길리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여자계주 준결승이 먼저 진행됐다. 한국은 2조에 속해 일본, 인도와 겨뤘다. 김건희, 이소연,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가 출전해 4분13초944로 가뿐히 1위에 올랐다. 일본이 4분26초093으로 남은 결승행 티켓 한 장을 얻었다.
결승에선 중국, 한국, 카자흐스탄, 일본이 우승을 놓고 경쟁했다. 한국은 최민정~김길리~이소연~김건희를 앞세웠다. 중후반에서 레이스를 시작한 한국은 곧바로 선두로 올라서 경기를 이끌었다. 7바퀴를 남겨두고 주자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역전에 성공했다. 2위로 밀려난 한국은 맹렬히 뒤쫓았다. 2바퀴 반가량 남은 시점서 최민정이 김길리를 밀어주며 인코스로 재역전을 이뤘다.
선두로 달리던 한국에 변수가 생겼다. 마지막 반바퀴가 남은 시점서 중국이 인코스를 활용해 선두로 나왔고, 그 사이 김길리가 중국 궁리와 충돌로 인해 넘어졌다.
그 결과 중국이 4분11초371로 금메달, 카자흐스탄이 4분13초498로 은메달, 일본이 4분13초578로 동메달을 땄다. 한국은 4분16초683으로 4위에 머물렀다.
여자부 전통 강호 최민정은 3관왕, 신흥 에이스 김길리는 2관왕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첫 메달 데이였던 지난 8일 최민정은 혼성 2000m 계주와 여자 500m서 우승하며 금메달 2개를 손에 넣었다. 여자 1500m에선 4위로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어 9일 첫 결승 경기였던 여자 1000m서 쾌속 질주를 뽐내 1분29초637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더불어 이 종목 아시안게임 신기록도 갈아치웠다. 금메달 3개로 미소 지었다.
김길리는 혼성 2000m 계주, 여자 1500m서 금메달을 챙겨 한국 선수단 중 가장 먼저 2관왕에 올랐다. 여자 500m 은메달을 추가하며 8일 일정을 끝마쳤다. 9일에는 여자 1000m서 1분29초739로 은메달을 수확했다.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품에 안았다. 그럼에도 여자계주서 넘어진 것이 마음에 걸려 눈물을 펑펑 쏟았다. "언니들에게 미안해요"라며 속마음을 내비쳤다.
쇼트트랙 경기가 모두 마무리된 후 진행된 여자 1000m 시상식에서도 김길리는 어두운 표정이었다. 차마 밝게 웃지 못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 마지막 종목인 남자 5000m 계주서도 한국은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에 실격당했다.
남자계주 결승서 한국은 박장혁(스포츠토토), 박지원(서울시청), 장성우, 김태성(이상 화성시청)이 출전했다. 라이벌 중국은 류 샤오앙,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 쑨룽, 류 샤오린 산도르를 내보냈다. 각 팀 마지막 주자는 박지원과 린샤오쥔이었다.
레이스 막바지까지 한국이 선두를 유지했다. 중국은 5바퀴를 남긴 상태서 주자 교체를 위해 다음 주자를 밀어주며 인코스를 활용해 1위로 올라섰다. 2위로 밀려난 한국은 바짝 추격했다. 마지막 2바퀴서 박지원과 린샤오쥔이 경쟁했다.
결승선을 앞둔 마지막 바퀴, 박지원과 린샤오쥔은 치열한 몸싸움을 펼쳤다. 린샤오쥔이 손과 몸을 써 박지원을 견제했고, 박지원 역시 쉽게 밀리지 않았다. 그러다 린샤오쥔이 넘어졌다. 카자흐스탄이 1위로 레이스를 마쳤고 그 다음이 박지원이었다.
경기 후 심판은 비디오 리뷰를 진행한 뒤 박지원에게 반칙을 선언했다. 린샤오쥔과 박지원이 함께 몸싸움을 벌였음에도 한국에만 페널티를 줬다. 한국은 실격당했고 중국은 7분03초909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얻어냈다. 금메달은 카자흐스탄(6분59초415) 몫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