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9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에서 일본의 시마다 마쓰즈를 밀어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린샤오쥔은 전날 남자 500m에서 우승하며 중국 국가대표로 국제종합대회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의 박지원은 결승에 올라 이번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지난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뒤 현재 열리고 있는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오성홍기를 가슴에 단 채 출전, 금메달까지 거머쥔 남자 쇼트트랙 린샤오쥔(임효준)이 개인전 마지막 종목에서 페널티를 받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린샤오쥔은 페널티 받을 만한 플레이 이후엔 일부러 속도를 늦추는 정황까지 드러내며 한국 등 다른 나라 선수들의 레이스에 영향을 줬다.
린샤오쥔은 9일(한국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사흘 째 남자 1500m 준결승에서 1조에서 페널티를 받고 실격 처리됐다.
이에 따라 린샤오쥔은 결승 진출에 실패, 이번 대회 개인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같은 조에서 함께 스케이팅을 한 쑨룽(중국), 박지원(한국)이 1~2위를 차지해 결승에 올랐다. 린샤오쥔은 레이스 초반 일본의 시마다 마쓰즈를 추월하던 장면이 문제가 됐다. 결국 긴 비디오 판독 끝에 린샤오쥔이 페널티를 받았다.
앞서 린샤오쥔은 전날 열린 남자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00m 결승은 레이스가 두 차례나 취소된 끝에 승자가 가려졌고 린샤오쥔이 이 종목 세계챔피언 답게 웃었다.
두 차례 레이스 취소 뒤 한국의 김태성이 페널티 받아 실격된 가운데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두 명씩 4명이 111.11m 링크를 4바퀴 반 도는 레이스에서 엎치락뒤치락 명승부가 펼쳐졌고 린샤오쥔이 웃었다.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9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에서 일본의 시마다 마쓰즈를 밀어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린샤오쥔은 전날 남자 500m에서 우승하며 중국 국가대표로 국제종합대회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의 박지원은 결승에 올라 이번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린샤오쥔은 결승선 한 바퀴를 남겨놓고 린샤오쥔이 인코스를 절묘하게 파고 들어 박지원을 제쳤다.
결국 41초15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박지원(41초398)과 장성우(41초442)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린샤오쥔은 오른손을 불끈 쥐며 결승선을 통과하고 우승 기쁨을 만끽하더니 중국 대표팀을 지도하는 전재수 코치에게 달려가 눈물을 펑펑 쏟았다. 감정이 북받쳐 오른 듯 어깨를 크게 들썩였다.
중국 대표로 활동한지 어느 덧 3년 차가 됐지만 국제종합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보니 감회가 남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린샤오쥔은 이번 대회 쇼트트랙 종목에서 홈링크 중국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이날도 중국 관중은 린샤오쥔을 향해 쩌렁쩌렁한 '짜요' 응원을 펼쳤다.
특히 8일 한국이 금메달 4개를 쓸어간 가운데 린샤오쥔이 개최국의 자존심을 살린 꼴이 됐다.
린샤오쥔은 2018 평창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우승한 금메달리스트다.
하지만 2019년 대표팀 훈련 도중 동료 선수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면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고 2020년 중국으로 귀화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지만 린샤오쥔은 그 전에 중국으로 건너가 귀화 절차를 밟고 있었고 결국 오성홍기를 가슴에 부착했다.
이후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을 통해 태극기가 아닌 중국 오성홍기를 달고 복귀한 그는 지난해 3월 네덜란드 로테르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 우승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9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에서 일본의 시마다 마쓰즈를 밀어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린샤오쥔은 전날 남자 500m에서 우승하며 중국 국가대표로 국제종합대회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의 박지원은 결승에 올라 이번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린샤오쥔은 8일 레이스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첫 메달 레이스 혼성 2,000m 결승에서 1위로 달리다가 결승선까지 두 바퀴를 남기고 곡선 주로에서 홀로 넘어졌기 때문이다. 그 틈을 타고 그의 옛 조국인 한국이 금메달을 땄다.
이어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는 박지원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두를 달리다가 박지원에 뒤집히면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멘털을 다 잡고, 중국으로 귀화한 뒤 자신의 주종목이 된 5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린샤오쥔은 전 코치와 오열한 뒤 붉은색 오성홍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며 관중에게 인사했다. 이어 시상식에선 오성홍기를 바라보며 입으로는 의용군행진곡을 따라 불렀다.
다만 린샤오쥔의 우승은 이후 논란을 낳았다. 500m 결승에 함께 출전한 쑨룽이 레이스 막판 린샤오쥔의 등을 밀어줬다는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국내 빙상계 관계자들은 "중계 영상을 보면, 중국 대표팀 쑨룽이 린샤오쥔을 뒤에서 밀어줬다"라며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입을 모았다.
500m 결승 레이스에서 박지원이 결승선을 두 바퀴 남기고 직선 주로에서 절묘하게 인코스를 노려 앞서 달리던 린샤오쥔과 쑨룽을 한꺼번에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으나 곧바로 곡선주로에서 린샤오쥔이 속도를 올렸고, 뒤따르던 쑨룽이 오른손으로 린샤오쥔의 엉덩이를 민 것 같은 장면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9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에서 일본의 시마다 마쓰즈를 밀어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린샤오쥔은 전날 남자 500m에서 우승하며 중국 국가대표로 국제종합대회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의 박지원은 결승에 올라 이번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마치 쇼트트랙 계주에서 같은 팀 선수들이 엉덩이를 밀어주는 것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동력을 얻은 린샤오쥔은 아웃코스로 내달려 박지원을 제쳤고,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 295조 2항에 따르면, 쇼트트랙 선수들은 경기 중 동료로부터 '밀어주기'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이 경우 해당 선수들은 제재받는다.
그러나 심판진은 이 장면에 관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고, 린샤오쥔이 금메달을 챙겼다.
린샤오쥔의 반칙성 우승에 대해 한국 대표팀 관계자들은 심판 판정은 15분 이내에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15분이 지난 뒤에 이를 알게 됐다.
논란 속에 금메달을 챙긴 린샤오쥔은 9일 개인전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고 결국 탈락했다.
한국은 린샤오쥔이 빠진 가운데 박지원과 준결승 2조 장성우가 결승에 올라 우승을 다툰다. 쑨룽, 류 샤오앙 등 중국 선수 두 명, 린샤오쥔의 반칙에 피해를 본 시마다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다.
박지원은 전날 혼성 2000m 계주와 남자 1500m 금메달에 이어 남자 1000m에서 3관왕에 도전하게 됐다.
린샤오쥔은 오후 1시에 열리는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 결승에 출전한다.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9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에서 일본의 시마다 마쓰즈를 밀어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린샤오쥔은 전날 남자 500m에서 우승하며 중국 국가대표로 국제종합대회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의 박지원은 결승에 올라 이번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