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7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다음 주자인 김길리를 밀어주며 바통 터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하얼빈, 최원영 기자) 피할 수 없는 승부다.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7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준결승 및 준결승에서 모두 1위로 레이스를 끝마치며 가볍게 결승에 올랐다.
결승은 8일 오전 진행된다. 한국은 '숙적' 중국을 비롯해 일본, 카자흐스탄과 실력을 겨룰 예정이다. 특히 금메달을 놓고 중국과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혼성 계주서 세계 최강으로 꼽힌다. 이번 대회 결승에도 주축인 귀화선수 린샤오쥔(임효준)과 류 샤오앙, '반칙왕'으로 유명한 판커신 등이 나설 예정이다. 한국의 경계 대상 1순위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서 태극마크를 달고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냈던 린샤오쥔은 2021년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후 주 종목이 단거리 500m로 바뀌었다. 이번 대회에선 개인 종목에 모두 출전했다. 이날 열린 준준결승 및 예선서 꾸준히 호성적을 내며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린샤오쥔이 7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왼쪽부터 한국 김태성과 중국 류 샤오앙. 7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예선에서 경쟁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인 아버지를 둔 류 샤오린 산도르-류 샤오앙 형제는 2022년 겨울 중국 귀화를 추진한 뒤 2023-2024시즌부터 중국 대표팀 소속으로 국제대회에 나선 바 있다. 린샤오쥔과 류 형제 모두 귀화 후 중국 대표팀 소속으로 국제종합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준준결승 3조에 속한 한국은 심석희(서울시청), 노도희(이상 여자·화성시청), 김태성(화성시청), 김건우(이상 남자·스포츠토토)를 내보냈다. 혼성계주는 여자 선수 2명이 먼저 달리고, 남자 선수 2명이 바통을 이어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자 선수는 2바퀴씩, 남자 선수는 2바퀴 반씩 돈다. 이날은 노도희-심석희-김건우-김태성 순으로 경기에 임했다.
준준결승서 한국은 손쉽게 1위를 차지했다. 2분43초938을 빚었다. 싱가포르가 2분59초264로 2위를 확정했고, 인도는 페널티를 받았다.
준결승서는 1조에 배정됐다. 최민정-김길리(이상 여자·성남시청)-장성우(화성시청)-박지원(이상 남자·서울시청) 순으로 레이스를 펼쳤다. 역시 이변 없이 조 1위로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2분39초319를 선보였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길리가 7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다음 주자인 남자 선수 장성우를 밀어주며 바통 터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장성우가 7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다음 주자인 박지원을 밀어주며 바통 터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은 준준결승 2조서 태국과 홍콩을 만나 2분46초65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판커신, 장추통, 쑨 롱, 류 샤오린 산도르가 힘을 합쳤다. 준결승서는 2조에 배정돼 카자흐스탄, 대만, 싱가포르와 한 조를 이뤘다. 판커신, 왕신란, 린샤오쥔, 류 샤오린 산도르가 레이스를 소화해 2분40초241로 1위에 올랐다.
한국과 중국은 8일 대망의 결승전서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7일 한국 대표팀은 개인 종목에서 전원 첫 관문을 통과했다. 먼저 여자 1500m에서 김길리가 2조에 배정돼 2분43초771로 1위를 기록했다. 5명 중 4위로 출발해 인코스로 3위, 아웃코스로 2위 및 선두까지 올라섰다. 무난히 1위를 지켰다.
3조의 최민정도 네 번째 자리에서 출발해 힘을 아꼈다. 8바퀴를 남겨두고 아웃코스로 치고 나와 단숨에 1위로 도약했다. 수월하게 레이스를 이끌며 2분31초808로 1위에 안착했다.
4조의 심석희 역시 네 번째 자리서 스타트를 끊은 뒤 선두까지 치고 나왔다가 2위에 자리했다. 무리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기록은 2분34초927이다.
여자 1500m는 1990년 삿포로 2회 대회 김소희를 시작으로 1999년 강원 대회 김윤미, 2003년 아오모리 대회 최은경, 2007년 장춘 대회 정은주, 2011년 알마티-아스타나(카자흐스탄) 대회 조해리, 2017년 삿포로 대회 최민정 등 한국이 6차례 우승했던 가장 강한 종목이다. 올해도 지난 시즌 세계랭킹 1위 김길리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최민정, 심석희를 앞세워 우승을 노린다.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길리가 7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500m 준준결승에서 선두로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지원이 7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준결승에서 선두로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 1500m 준준결승서는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이 1조에 포함돼 가장 먼저 경기에 나섰다. 선두로 출발해 경기 후반 급격히 속도를 올리며 가장 빠르게 결승선으로 들어왔다. 2분21초118을 자랑했다.
3조의 장성우는 2분19초505로 1위, 4조의 김건우는 2분24초076으로 1위를 마크했다.
여자 500m 예선서는 2조의 이소연(스포츠토토)이 먼저 출전했다. 중국의 판커신(43초744)에 이어 43초817로 2위를 기록하며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3조에는 '월드클래스' 최민정이 있었다. 시작과 동시에 치고 나와 반바퀴가량 격차를 벌리며 무섭게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종 기록은 43초321.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판커신이 직전 아시안게임이었던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세웠던 43초371이었다. 최민정이 8년 만에 역사를 바꿨다. 2017년 삿포로 대회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최민정은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아시안게임 500m 우승을 조준한다.
4조의 김길리는 44초644를 만들며 1위로 미소 지었다.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7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에서 선두로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7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에서 선두로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부에서는 1조 장성우가 42초258로 1위, 7조 박지원이 41초461로 1위, 8조 김태성이 중국의 귀화선수 류 샤오앙(41초326)에 이어 41초404로 2위를 빚었다.
당초 남녀 500m 예선에는 개인전 출전 우선순위에 있는 김건우와 심석희가 각각 나설 예정이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해 4월 개최된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2024-2025시즌 국제대회 출전 자격을 배분했다. 남자부는 개인 종합 1~3위를 차지한 박지원, 장성우, 김건우가, 여자부는 2024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김길리와 국가대표 선발전 개인 종합 1~2위인 최민정, 심석희가 개인전 및 단체전 우선 출전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김건우와 심석희는 주 종목인 1000m와 1500m 그리고 계주에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김건우는 지난해 11월 오른쪽 발목을 다쳐 수술대에 오른 바 있다. 몸 상태를 고려해 무리하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대신 김태성과 이소연이 출장해 기대에 부응했다.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7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000m 예선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건우가 7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부 1000m 예선에서는 2조의 심석희가 1분35초014로 1위, 3조의 김길리가 1분37초829로 1위를 뽐냈다. 500m 예선서 맹렬한 역주를 보여줬던 최민정은 1000m 예선 4조에 배정됐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빙판을 크게 돌며 1위에 안착했다. 기록은 1분31초643이다.
남자부에선 박지원이 1조서 1분25초419로 1위, 장성우가 2조서 1분26초699로 1위, 김건우가 6조서 1분29초187로 1위를 거머쥐며 위력을 떨쳤다.
대표팀은 이날 마지막 경기였던 혼성 2000m 계주 준준결승 및 준결승까지 무사히 소화하며 하루를 끝마쳤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는 금메달 9개가 걸려있다. 한국은 금메달 6개 이상을 노리는 중이다. 8일부터 본격적으로 메달을 정조준한다. 혼성 2000m 계주와 남녀 1500m 및 500m 결승이 예정돼있다. 9일에는 남녀 1000m와 여자 3000m 계주, 남자 5000m 계주 결승이 이어진다. 우선 첫 번째 금메달이 걸린 혼성 2000m 계주를 잘 치러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