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멜로망스 김민석이 뮤지컬 ‘베르테르’에 출연 중인 소감을 밝혔다.
3일 김민석은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진행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년 반, 2년 정도 멈춰있다고 생각한 시기가 있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김민석은 "예술의 역할은 사람들의 삶을 조금 더 감정적으로 윤택하게 해주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할 때 내가 행복감이 넘쳐야 사람들이 그걸 보고 행복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렇지 않고 무대에 서게 되면 보내주신 성원에 배반하는 느낌이 들 거 같더라. 그 시기에 이대로 '내 영혼이 병들면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뮤지컬을 하게 된 거다. 시기적으로 매너리즘과 도전 시기가 굉장히 잘 맞아 떨어졌다"라며 '하데스타운', '베르테르' 등을 통해 뮤지컬에 데뷔한 계기를 고백했다.
김민석은 서울 신도림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베르테르’ 25주년 기념 공연에 출연하고 있다. 롯데를 향한 순애보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주인공 베르테르 역을 맡았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고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청년 베르테르가 다른 남자와 결혼을 약속한 롯데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2000년 초연한 이래 현재까지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민석은 "최대한 모든 행동의 원인은 이만큼 사랑했다 쪽으로 향하고 싶었다. 감정적으로 유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는 걸 표현하고 싶어서 최대한 감정적이 되려고 노력했다. 롯데가 초반에 자석산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가 알고 있던 시를 읊어준다. 여기에서도 자석산 이야기가 나에게 이런 영감을 줬다는 걸 최대한 담아서 표현하려고 했다. 유악하고 감정적이고 또 모든 원인은 롯데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에 중점을 줬다"라며 베르테르의 애끊는 짝사랑을 연기할 때 주안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MBTI가 'INTP'라는 김민석은 베르테르가 느끼는 지독한 외사랑의 감정을 설득력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민석은 "첫눈에 반한 경험은 있지만 그렇게 빠져들진 않는다. 예뻐도 나와 잘 맞는 건 아니지 않나. 말 한마디를 했을 때 너무 좋은 게 있으면 깊게 빠져들 것 같긴 한데 나는 그렇게까지 빠르고 깊고 굳건하게 빠져들진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베르테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이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베르테르와의 정반대 면모를 밝혔다.
그러면서 "엄청 공부하듯이 하게 되더라. 대본을 받고 다 읽었을 때는 왜 이랬지 했는데 다 보니까 설득력을 갖기 위한 하나의 줄기가 보이고 이런 식으로 가지고 가야겠다 싶은 감정적인 선들이 보였다. 분석한 것에 맞게 저를 입히는 과정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민석은 "롯데와 처음 만날 때 감정적으로 엄청난 환희에 차있던 이유는 세상이 날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외로움이 있던 것 같다. 날 이 외로움과 고독함에서 건진 롯데가 반가운 거다. 나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사람이다 보니 도저히 놓고 싶어도 놓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비극이 벌어지고 나도 내 마음이 어떻게 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로 생각했다. 롯데를 향한 부분에서는 최대한 여과없이 환희에 차서 감정적으로 나타내려고 한다. 순수하게 '와 어떻게 이런 사람이 존재하지'라는 걸 최대한 다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넘버 소화와 관련해서는 "음역대가 낮은 상태에서 성량이 받쳐줘야 하는 상황인데 새로운 걸 연습 해보는 느낌이 들어서 진짜 재밌었다. 내가 이런 목소리도 나올 수 있구나 하면서 연습했다"라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여줬다.
이어 "'하데스타운'은 좀 더 실용음악에 가깝다. 뉴올리언즈 재즈 기반이어서 전달력에만 중점을 실어주면 되는데 '베르테르'는 아예 소리 방향 자체를 바꿔야 해서 새로 소리를 내는 기분이 들어서 엄청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김민석은 "마지막에 '발걸음을 뗄 수 없으면' 리프라이즈 버전을 가장 좋아한다. 자기의 생을 마감하기 직전에 부르는 나지막이 노래인데 그 노래를 부를 때 모든 서정성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서 깊게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외적인 부분도 신경썼다고 한다.
김민석은 "좀 예민해 보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베르테르'의 첫 시작이 홀로 등장해서 걸어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볼이 살짝 통통하면 부조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뺐다. '하데스 타운'을 시작할 때보다 3kg 정도 빠졌는데 최근에 설 명절에 외할머니께서 주신 갈비로 인해서 좀 찐 상태이긴 하다. 다시 관리를 할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민석은 멜로망스(김민석, 정동환) 멤버로 ‘선물’, ‘동화’, ‘고백’, ‘인사’ 등의 히트곡을 보유했으며 지난해 뮤지컬 ‘하데스타운’을 통해 뮤지컬에 발을 들였다. 데뷔작으로 지난달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김민석은 "첫 뮤지컬로 상을 안 주실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도 두 세개 더 해야 주실 것 같아서 많이 기대 못 했다가 (소감을) 적어는 놓자 싶어 적었는데 그마저도 막상 적은 내용대로는 말을 못하고 입에서 나오는대로 했다. 마지막에 손이 너무 떨려서 휴대전화를 떨어트릴 뻔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주위 분들, '하데스타운 팀들이 저를 잘 챙겨줬고 격려를 엄청 해줬고 그렇게 만들어주신 캐릭터라 받게 된 게 아닌가 한다. 팀 자체가 청춘만화 같은 느낌이었다. 과정이 너무 좋았다"라며 '하데스타운' 팀에게 공을 돌렸다.
또 "'형 너무 겁나는데요'라고 하면 '민석아, 할 수 있어. 너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해주시고 연출님이 '이런 느낌으로 자신있게 해봐'라고 해주셔서 믿고 따라가다 보니 얻은 결과물이다. 상을 받는데 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인 느낌이 들어 훨씬 더 기뻤다. '하데스 타운' 팀이 그날 수상을 많이 해서 내가 상을 받는 것보다 기뻤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뮤지컬 '베르테르' 25주년 기념 공연은 3월 16일까지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사진= CJ EN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