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해결사는 역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한 번의 세트피스로 상대가 주도하고 있던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상대의 자책골로 기록됐으나 손흥민의 날카로운 킥이 아니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골이었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퍼드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24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29분경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전반전 중반까지 상대에게 경기 주도권을 내준 채 흔들리던 토트넘 홋스퍼는 손흥민이 유도한 상대 자책골 덕에 1-0으로 리드를 잡은 상태로 전반전을 마쳤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6분 만에 미드필더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슈팅을 날리면서 브렌트퍼드를 위협했지만, 전반 12분 안토닌 킨스키 골키퍼가 후방 빌드업 도중 패스미스를 범해 상대에게 공을 헌납하는 등 아찔한 순간도 겪었다.
토트넘의 빌드업 작업을 방해하는 방법을 파악한 브렌트퍼드는 전반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특히 레프트백 제드 스펜스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 때문에 뒷공간을 노출한다는 점을 적극 공략했다. 브렌트퍼드의 측면 공격수 브라이언 음뵈모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전반 19분 오른쪽 측면에서 토트넘 선수들을 끌어내고 방향을 전환해 케빈 샤데에게 공을 연결, 샤데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토트넘 수비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전반 27분에는 덴마크 출신 미드필더 미켈 담스고르가 토트넘 뒷공간을 노리는 정교한 패스를 음뵈모에게 보냈고, 음뵈모가 이를 감각적으로 컨트롤한 뒤 스펜스를 속이고 왼발 슛을 쐈으나 킨스키가 품에 안았다.
줄곧 토트넘이 브렌트퍼드에 주도권을 내준 경기 흐름을 바꾼 건 전반 29분 한 차례의 코너킥이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장기인 날카로운 오른발 킥으로 브렌트퍼드 수비수 비탈리 야넬트의 자책골을 유도한 것이다.
손흥민은 골문 가까운 쪽으로 강하게 휘는 킥을 시도했는데, 이날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의 브렌트퍼드 수비진영 방향으로 햇빛이 강하게 비친 탓에 브렌트퍼드 수비진이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하콘 발디미르손 골키퍼가 팔을 뻗어 공을 쳐내려고 했으나 공은 야넬트의 등에 맞고 굴절돼 브렌트퍼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 나왔던 손흥민의 코너킥 골, '올림픽 골'이 연상되는 장면이었다.
야넬트의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토트넘은 축제 분위기였다. 골이 들어간 직후 토트넘 선수들은 손흥민에게 달려가 머리를 쓰다듬고 등을 두드리며 골 셀레브레이션을 펼쳤다. 손흥민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동료들과 득점의 순간을 즐겼다.
브렌트퍼드는 실점 이후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토트넘을 압박했지만 몇 차례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33분 크리스티안 뇌르고르 강력한 슈팅이 킨스키의 선방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토트넘은 한 번의 세트피스, 그것도 손흥민 덕에 앞선 채 전반전을 마칠 수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