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 14분 뛰고도 잘 하네! 거기서 찬스 났잖아"…QPR 수석코치가 극찬했다→이제 선발 데뷔 꿈꾼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14분으로 충분했다.

'메이드 인 K리그' 18세 공격수 양민혁이 축구종가에서 꿈 같은 데뷔전을 치렀다. 추가시간 포함해 20분도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임팩트는 강렬했다.

양민혁 소속팀인 잉글랜드 2부리그(챔피언십) 퀸즈파크 레인저스(QPR) 임시지휘봉을 잡은 수석코치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양민혁이 뛰는 쪽에서 찬스가 났음을 전하며 향후 출전시간 더 늘릴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국 축구의 초신성' 양민혁이 기다렸던 축구종가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30일 QPR에 임대 이적한 양민혁이 사흘 만에 새 팀 원정 경기 교체 명단에 포함된 뒤 후반 중반 그라운드를 밟았다.

양민혁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더 덴에서 열린 2024-2025 챔피언십 30라운드 밀월과 원정 경기에서 QPR이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31분 왼쪽 날개 일리아스 체어 대신 교체투입됐다.

지난해 여름 프리미어리그(1부) 토트넘과 6년 계약을 체결한 뒤 당시 소속팀 강원FC에 임대 신분으로 6개월 더 뛴 양민혁은 K리그1 2024 시즌을 마치고 지난달 중순 토트넘에 합류했다.



하지만 토트넘에선 그를 크게 눈여겨보진 않았다. 1월에 총 3경기에서 대기 명단에 들긴 했지만 출전을 이루진 못했다.

QPR은 달랐다. 이날 질병으로 마르티 치푸엔테스 감독 대신 사비 캄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잡은 QPR은 경기가 답답한 양상으로 흐르자 벤치에서 활발하게 몸을 풀던 양민혁을 불렀다.

양민혁이 축구종가에서 데뷔하는 순간이었다.

양민혁은 그라운드를 밟은지 2분 만에 골문 상단을 노린 강력한 오른발 대포알 슈팅을 날리며 발빠르게 팀에 적응해나갔다.

자신의 강점인 공격포인트 생산 능력을 펼쳐보이기 위해 애를 썼다.

양민혁은 지난해 K리그1에서 12골 6도움으로 신인 답지 않은 공격포인트 생산 능력을 선보였다.

비록 슈팅은 상대 골키퍼에 막혔으나 깊은 인상 남기기에 충분했다. 이후 양민혁의 추가 슈팅은 없었고 크로스 하나를 했다. 한 차례 슈팅 만으로도 강렬했다.

QPR SNS를 이날 경기를 문자중계하던 도중 양민혁이 슛을 하자 "양민혁이 들어오자마자 임팩트를 보여줬다. 젠센 골키퍼를 강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슛!"이라고 칭찬했다.



캄 수석코치의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이날 QPR은 1-2로 석패했지만 양민혁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캄 코치는 "오늘 양민혁 교체를 통해 오른쪽 공격진영에서 더 많은 공간을 만들고, 2대1 상황을 더 많이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양민혁을 투입함으로써 3-2 빌드업으로 바꾸었다. 전술 변형으로 오른쪽에서 찬스가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양민혁 교체 투입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했음을 언급했다.

캄 코치는 "처음이니까 어려웠을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우리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양민혁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경기 후 "양민혁이 교체 투입된 후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QPR의 공격을 더욱 위협적으로 만들었으며, 앞으로 공격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물론 100점 짜리 데뷔라고 할 순 없지만 사흘 뒤 열리는 5일 블랙번과의 홈 경기에서 양민혁이 선발 혹은 출전시간 증대를 점칠 수 있는 데뷔전이었다.

QPR의 구애가 첫 단추를 잘 뀄다.

잎서 QPR은 지난달 30일 "18세 윙어 양민혁이 2024-2025시즌이 끝날 때까지 우리 구단에 남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민혁은 토트넘에서 리그컵 한 경기, 리그 2경기 등 총 3경기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12일 열린 5부리그 구단 탬워스와의 FA컵 64강 원정 경기에서 영국 언론 예상과 달리 아예 명단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 때부터 이번 시즌엔 양민혁이 토트넘 1군 경기에 출전하기 어려울 것이라예상이 커졌다.

게다가 허벅지를 다친 20세 윙어 윌송 오도베르를 비롯해 오른쪽 날개 주전인 브레넌 존슨, 손흥민의 백업인 티모 베르너가 연달아 부상 복귀를 눈 앞에 뒀다. 

양민혁 입장에선 유럽 무대에 대한 경험도 없어 토트넘 사령탑인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지에 들기가 힘든 상황이 됐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선 강등권 근처까지 추락했다. 반면 리그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선 우승 경쟁을 하고 있다.

긴박한 상황에서 유럽무대 경험 없는 양민혁 설 자리가 비좁은 게 현실이다.

결국 양민혁의 임대 이적 가능성이 지난 27일 불거졌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에서 토트넘 구단을 담당하는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가 기사를 통해 양민혁이 임대될 수 있음을 알렸다. 잉글랜드 2부 혹은 벨기에, 네덜란드 1부 구단으로 이번 시즌 말까지 임대를 갈 수 있다는 얘기였다.



임대 계약은 곧장 현실화됐다. 골드는 29일 "오늘 양민혁이 QPR과 계약한다. 메디컬테스트도 지금 받고 있다"고 공개했다.

QPR은 이날 화력 부족을 절감하며 1-2로 졌다.

QPR은 전반 시작하자마자 홈팀 애런 코놀리에 선제골을 내줬다.

하지만 1분 뒤인 전반 2분 모건의 패스를 받은 로이드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 한 명을 달고 각이 없는 상황에서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날려 동점포를 터트렸다.

전반 25분 상대의 골대 맞히는 슈팅이 페널티지역 안으로 떨어졌고, 이를 밀월 레프트윙 루크 컨들이 밀어넣어 QPR은 한 골 뒤진 채 후반전을 맞았다.



후반전엔 두 팀 모두 득점 없이 전반전 스코어 그대로 90분 혈투를 마쳤다.

양민혁처럼 '크랙형' 공격수가 필요하다는 점이 밀월전에서 잘 드러났다.



사진=QPR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