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만 타이난,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손호영에게 2024 시즌은 야구 인생에서 평생 잊지 못할 1년이었다.
손호영은 지난해 3월 30일 LG 트윈스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겼다. 내야진 보강이 시급했던 롯데가 투수 유망주 우강훈을 보내고 손호영을 품었다.
트레이드 단행 직후에는 손호영을 바라보는 롯데팬들의 시선은 물음표가 많았다. 1994년생으로 나이도 적지 않은 데다 2020년 LG에서 KBO리그 생활을 시작한 이후 2023 시즌까지 1군 통산 안타가 40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롯데가 손호영을 영입한 건 신의 한 수가 됐다. 손호영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2024 시즌 102경기 타율 0.317(398타수 126안타) 18홈런 78타점 OPS 0.892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손호영은 몇 차례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자리를 비우면서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세 자릿수 안타,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팀 내 최다 홈런을 쏘아 올리며 롯데에 부족한 장타력을 더해줬다.
롯데는 손호영에게 큰 폭의 연봉 인상을 안겨줬다. 손호영은 지난해 4500만원에서 177.8% 인상된 1억 2500만원에 도장을 찍고 기분 좋게 2025 시즌을 준비 중이다.
손호영은 26일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 태평양 국제 야구센터에서 진행된 롯데의 스프링캠프 2일차 훈련을 마친 뒤 "구단에서 연봉을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기분 좋게 사인을 하고 나왔다"고 웃은 뒤 "너무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나도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대만에 와서도 힘든 걸 못 느끼고 훈련하고 있다. 겨우내 몸을 잘 만든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체력적으로는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지난해 거포 유망주 한동희가 시즌 중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하면서 3루 포지션에 대한 고민이 컸다. 뚜렷한 대체 선수가 보이지 않던 상황에서 손호영이 이적과 동시에 맹활약을 펼치면서 이제는 리그 최정상급 3루수를 보유한 팀이 됐다.
롯데는 3루수 손호영-1루수 나승엽-2루수 고승민까지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젊은 선수들이 내야에 자리를 잡으면서 세대교체, 타선의 체질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손호영은 2024 시즌의 좋은 기세를 2025 시즌에도 그대로 이어가는 게 목표다. 수비는 더 견실하게, 타격은 더 정교하게, 시즌 전체로는 전 경기 출전이 목표다.
손호영은 비시즌 구단 트레이닝 파트에서 제공한 훈련 스케줄을 성실하게 소화했다. 잦은 부상 때문에 선수 스스로도 스트레스가 컸던 만큼 보강 운동에 더 신경을 썼다.
손호영은 "올해는 144경기를 다 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훈련 때도 실제 경기를 뛰고 있다고 생각하고 집중한다"며 "선수라면 지난해보다 더 잘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20홈런 이상도 쳐보고 싶고 144경기에 다 출전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졋다.
또 "구단에서 짜준 스케줄을 내 루틴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훈련 전후로 보강 운동도 무조건 하고 있다"며 "지난해 수비에서 실수가 많았기 때문에 올해는 줄여야 한다. 이번 대만 캠프 기간에는 수비를 집중적으로 해볼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대만 타이난, 엑스포츠뉴스/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