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우즈베키스탄 김민재' 압두코디르 후사노프(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은 악몽으로 끝났다.
다만 영입 5일 만에 데뷔전을 치르게 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실수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맨시티는 2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리그 6경기 무패(4승2무)를 기록한 맨시티는 12승5무6패, 승점 41로 4위에 올랐다. 첼시는 11승7무5패, 승점 40으로 6위에 그쳤다.
이날 경기는 우즈베키스탄 최고의 센터백 압두코디르 후사노프의 데뷔전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후사노프는 지난 21일 맨시티로 이적해 입단 5일 만에 데뷔전을 치렀다.
마누엘 아칸지와 함께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한 후사노프는 킥오프 휘슬이 울린 지 3분 만에 대형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첼시 공격수 니콜라 잭슨과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골키퍼에게 머리로 패스를 한다는 것이 부정확했다. 잭슨이 공을 가로채 노니 마두에케에게 연결했고, 마두에케가 가볍게 밀어넣어 첼시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첫 경기에서 빅클럽 첼시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르는 탓에 부담감이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후사노프는 실점 1분 뒤에도 첼시 에이스 콜 팔머를 향한 거친 태클로 옐로 카드를 받았다. 이른 시간 센터백이 옐로 카드를 받으면서 맨시티 후방 수비력이 약해지고 말았다. 결국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초반 후사노프를 빼고 애제자 존 스톤스를 투입했다.
맨시티는 전반 막판 요슈코 그바르디올의 동점골에 이어 후반 엘링 홀란, 필 포든의 연속 득점이 터지며 3-1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후사노프의 데뷔전은 악몽으로 끝났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서 해설가로 활동 중인 개리 네빌은 "후사노프에게는 울고 싶은 순간일 거다. 아마 악몽과도 같을 것"이라며 "아직 20세에 불과하다. 이 3분은 그가 인생에서 겪어본 것 중 가장 어려울 것"이라며 후사노프의 데뷔전을 간단명료하게 평가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에 따르면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사노프가 괜찮게 시작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이번 경기를 통해 교훈을 얻을 것이다. 아직 어린 선수고, 잭슨이나 팔머처럼 수준급 선수들을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옹호했다.
가장 큰 문제로는 언어 장벽으로 인한 의사소통을 언급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사노프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딱히 해줄 말은 없다. 아마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라며 "내가 무슨 말을 해줄 수 있나. 그저 실수였을 뿐이다. 후사노프는 이런 실수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료들이 그를 지지해주는 게 중요하다. 후사노프는 앞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나아질 것"이라고 앞으로 더 나은 활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팬들의 생각은 달랐다. 글로벌 매체 골닷컴에 따르면 팬들은 "후사노프는 이미 실패작이다", "후사높의 데뷔전은 내가 본 최악의 5분이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라며 후사노프의 기량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영국 매체 더 타임스 또한 "후사노프를 데뷔시킨 과르디올라의 실수였다. 후사노프는 첼시와의 공포스러운 데뷔전에서 깊은 곳에 던져졌다. 클럽 브뤼헤와의 경기에서는 후사노프 대신 존 스톤스가 선발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사노프는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탓에 다가오는 클럽 브뤼헤(벨기에)와의 경기에서 강제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후사노프가 첼시전의 실수를 만회하려면 리그 경기밖에 방법이 없다. 그러나 맨시티의 다음 리그 상대는 첼시처럼 프리미어리그 내 강팀으로 꼽히는 아스널이다. 아직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후사노프에게 기회를 또 주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
'우즈베키스탄 김민재'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프리미어리그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말았다. 프리미어리그 스타일과 환경에 적응할 때까지는 영국 매체 전망처럼 존 스톤스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