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얼마나 못하길래 골키퍼 코치를 대신 기용한다고 이야기하는 걸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 이야기이다.
포르투갈 출신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맨유 지휘봉을 잡고 있는 후벵 아모림 감독이 맨유의 '성골' 래시포드를 계속해서 팀에서 제외시킨 상황에 대해 차라리 63세인 자신의 골키퍼 코치를 기용하겠다고 언급하며 강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래시포드가 아모림 감독 입장에서 완전히 눈엣가시로 여겨진 듯 하다.
래시포드는 최근 맨유의 11경기에서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으며, 27일 풀럼 원정에서의 1-0 승리에서도 선수명단서 완전히 제외됐다.
지난 달 맨체스터 더비에서 제외된 지 이틀 뒤, 래시포드는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며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아모림 감독의 쓴소리가 있었고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이적설에 휘말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지난 23일 공개 훈련에 참가한 래시포드는 활짝 웃는 모습이 포착돼 많은 팬들의 의아함을 샀다.
아모림 감독은 그 웃음이 썩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새다.
아모림 감독은 27일 풀럼과의 원정 경기를 마치고 래시포드의 부재 질문을 받자 "항상 같은 이유다. 이유는 훈련이다. 내가 보는 축구 선수란 훈련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매일 모든 디테일적인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래시포드가 훈련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그는 "래시포드가 변하지 않는다면 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이는 모든 선수들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최선을 다한다면 나는 어떤 선수라도 기용할 마음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모림 감독은 래시포드에 대한 비판을 여기서 끝내지 않았다. 그는 "나는 매일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수를 기용하느니 차라리 비탈을 투입할 것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 내 입장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쐐기를 놓았다.
여기서 아모림 감독이 말한 비탈은 '호르헤 비탈'이다. 전 축구선수이자 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63세 골키퍼 코치다. 현재 27세로, 전성기 접어들 나이인 현역 래시포드 대신 63세 골키퍼 코치를 대신 출전시키겠다고 한 것은 래시포드를 절대 기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봐도 무방하다.
아모림 감독이 괜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래시포드는 실제로 지난 12월 12일 유로파리그 빅토리아 플젠을 상대로 승리한 경기 이후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았으며, 이후 유일하게 경기 명단에 포함된 것은 뉴캐슬과의 홈 경기(0-2 패배) 뿐이었다.
아모림 감독의 플랜에서 완전히 제외된 듯한 래시포드는 이적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새롭게 그려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 래시포드는 꾸준히 바르셀로나 이적설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지난 22일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래시포드 대리인이 오늘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바르셀로나 디렉터 데쿠와 미팅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25일에는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가 "바르셀로나로의 이적은 래시포드의 '꿈'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래시포드는 한지 플리크 감독의 팀에 합류하기 위해 자신의 연봉 역시 삭감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구단 입장은 확고하다. 자신들의 재정 상태가 맞춰질 경우에만 래시포드를 영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자금 확보를 위해 우선적으로 안수 파티를 판매하길 원한다. 문제는 안수 파티가 이번 시즌 남은 기간 동안 플리크 감독의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팀에 남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래시포드가 만약 바르셀로나 이적에 실패할 경우, 남은 시즌동안 아모림 감독 아래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맨유는 풀럼을 1-0으로 눌렀다.
경기 초반부터 풀럼의 공세에 고전하던 맨유는 후반 33분 마르티네스의 중거리 결승골로 1-0 진땀승을 거두며 귀중한 승점 3점을 확보했다. 이 승리로 아모림 감독의 맨유는 2연승을 기록하며 리그에서는 12위로 올라섰다.
승리는 챙겼지만 경기력은 여전히 올라오지 못한 맨유였다. 마르니테스의 결승골이 나오기 전까지 사실상 이렇다 할 찬스가 없었고 맨유는 전체적으로 단조롭고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최근 4경기 3승을 거두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맨유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