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방콕, 김정현 기자) 프로 구단 유소년 감독부터 연령별 대표팀까지 거친 두루 K리그 감독이 있다.
변성환(45) 수원삼성 감독은 10년 간 밟아 온 지도자 생활을 돌아보며 아래 단계부터 차근차근 밟아온 커리어에 대해 자부심을 느꼈다.
변 감독은 선수보다 지도자로 자신의 이름을 더 알린 인물이다. 변 감독은 울산대학교를 거쳐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대표로 출전했고 2002년 울산 현대 호랑이에 입단해 프로로 데뷔했다.
이어 부산 아이파크(2007), 제주 유나이티드(2008)에서 K리그 커리어를 이어갔고 호주 A-리그 팀인 시드니FC로 건너가 2009년부터 3년 간 활약했다. 2009년 시드니의 리그 우승을 결정짓는 승부차기 최종 키커로 잘 알려져 있다.
이후 뉴캐슬 유나이티드 제츠(2011~2012)를 거쳐 변 감독은 2012년 성남 일화로 건너와 선수 시절 말년을 보내기 시작했고 2013년 FC안양 창단 멤버로 합류해 2년을 뛰고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지도자로 변신한 변 감독은 2015년 시민구단이 된 성남FC U-12, U-15팀 감독을 거쳤고 이후 성인팀 코치를 거쳤다. 2016시즌 성남이 강등당할 당시엔 승강플레이오프 때 임시 감독 대행을 맡기도 했다.
2018년부터는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로 변신해 U-15 대표팀 코치로 시작해 2022년 U-17 대표팀 감독을 거쳤다. 변 감독은 2023년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준우승으로 그 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출전권을 얻어 대회에 참여했다.
지난해 시즌 중도에 수원 지휘봉을 잡은 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위기의 수원을 다시 승격 도전의 팀으로 바꿨지만, 아쉬움 속에 승격 도전에 실패했다.
현재 변 감독과 함께 한 양민혁(토트넘 홋스퍼), 김명준(헹크) 등이 유럽 무대로 진출했고 윤도영(대전하나시티즌), 강민우(울산HD), 진태호(전북현대)까지 재능 있는 유망주들이 K리그에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지도자로 10년 차를 맞는 변 감독은 좋은 순간을 함께 했던 U-17 대표팀 선수들이 A대표팀 주축이 될 때, 자신도 성장해 대표팀 감독으로 다시 함께 하길 기대했다.
다음은 변 감독의 지도자 생활에 대해 나눈 일문일답.
-지도자로 일한 지 올해 10년이 된다. 10년을 돌아보면 어떤가.
너무나 감사하게도 어떤 지도자라도 항상 꿈과 목표를 갖고 지도자를 시작하지 않나. 나 또한 현실적인 목표는 K리그 감독이 되는 게 현실적인 목표다.
사실은 그 (수원 감독 부임) 이후에 여기서 뭔가 나의 색깔을 좀 더 많이 보여주고 결과를 만들어냈을 때 더 위를 바라볼 수 있다. 그 위는 사실 나의 꿈이 될 것이다.
나는 또 해외에서 하고 싶은 지도자 생활의 꿈도 있다. 나는 다시 저만의 색깔을 보여줘서 다시 대표팀에 다시 들어갈 계획도 갖고 있다. 더 높은 얘기다.
왜냐하면 협회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떠한 매뉴얼을 갖고 어떻게 선수를 가르치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7년을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
내가 지도한 친구들은 2003년생부터 2008년생까지 했다. 그 친구들이 중심이 되는 나이 때 내가 그 선수들을 데리고 한 번 하고 싶은 게 내 최종 꿈이다.
현실적으로 10년을 돌아보면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정말 나는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다. 어느 지도자라도 열심히 노력 안 하시는 분들이 없겠지만 감사하게도 내가 노력한 만큼 계속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왔던 것 같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올라온 거에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 정말 진실되게 일을 했고 지름길로 선택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K리그 감독 중에 12세 감독부터 시작한 지도자가 과연 있을까 생각해 봤다. 내 기억에는 없는 것 같다.
옛날 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프로를 하고 은퇴하면 고등학교, 대학교, 아니면 바로 프로팀 막내 코치를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프로팀 감독님이 되신 것 같은데 나는 은퇴하고 제일 높은 단계에서 제일 낮은 단계로 12세 감독부터 시작했다. 12세하고 15세 하고 단계별로 다 밟고 그 다음에 18세 팀 (감독을) 했다.
대표팀에서 18세 (선수들을) 가르쳤다. 그러고 난 이후에 성인팀까지 와서 모든 단계를 다 밟고 올라온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다른 거는 자랑할 게 없지만, 어린아이들 단계부터 가르치면서 부족한 선수들을 어떻게 성장시키는지에 대해서 매뉴얼이 있는 것 같다. 어린 선수를 쓰는 게 겁이 없었다.
그런 이유가 하나 있고 그다음에 선수의 특징만 보려고 많이 노력했다. 특히 연령별 대표 선수들, 특히 유스 출신 선수들은 단점보다 장점을 가지는 게 되게 중요하다.
그래서 그 색깔을 더 강하게 입혀줘야지 특징 있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 선수 단계부터 지도자로 했던 게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 전략과 전술은 다른 지도자분들이 훨씬 더 뛰어날 수는 있지만, 어린 선수들을 겁 없이 쓸 수 있는 그런 장점이 있다.
내가 작년에 22세 이하 선수들을 제일 많이 데리고 있었을 거다. 그래서 ‘그 선수들을 좋아한다’는 개념이 아니고 그런 경험이 없는 분들은 ‘과연 어린 선수들이 될까?’ 생각하실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선수들을 선택하는 순간 결과로 바로 직결이 되기 때문에 결과가 잘못되면 결국은 내 목을 조이고 오기 때문에 일단 검증이 된 친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나는 좀 과감하게 썼던 것 같다.
-지도자로 10년을 돌아보며 제일 좋았던 순간은.
제일 좋았던 순간은 최근 가장 최근에 있는 기억이 가장 임팩트가 있으니 수원 삼성 감독이 된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수원 출신이 아니고 (울산) 현대 출신이니까 현대 생활을 오래 했다.
사실 대학교부터 울산대에도 있었고 (부산) 현대 아이파크도 있었고 그래서 수원 삼성에 감독으로 올 거라는 생각을 진짜 하나도 못 했고 수원 삼성이라 감독이 됐을 때 최근에 가장 지도자로서 행복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전에는 내가 U-17 월드컵 티켓을 따서 월드컵을 나간 것이다. 내가 한 나라의 대표팀 감독으로서 월드컵의 벤치에, A대표팀(국가대표팀)은 아니지만 연령별 대표팀의 감독으로서 내가 벤치에 앉아 있는 거는 사실 선택받은 사람만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한다.
대한민국에 몇 안 되지 않나. 우리나라 연령별로 따져 봤자 4개(U-17, U-20, U-23, 성인)밖에 없다. 그 많은 지도자 중에서 사실은 선택받은 사람이, 이 중에서도 결과를 낸 사람만 월드컵을 나가는 거니까 최근에 가장 임팩트 있던 건 그 두 가지인 것 같다.
-그러면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성남FC에서 2016년 플레이오프에서 강등당했을 때다. 그때는 내가 나이도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어렸다.
한국 나이로 36, 37세였는데 만으로 따지면 제가 12월생이어서 그때는 35세 정도 됐다. 그때 프로팀 코치를 하다가 수석코치를 하게 되고 이제 대행을 하게 됐다. 그 이후 다시 코치를 했다. 그러다 남기일 감독님이 (성남에) 오시면서 팀에서 나와서 협회로 들어갔다.
내가 부족한 부분들을 체계적으로 채우고 싶었다. 그 선택이 나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협회에 있는 동안 지도자 변성환이 경험만으로 선수들을 가르쳤다면 그 경험을 토대로 명시적 코칭이 가능할 정도로 그 경험을 텍스트화, 프레젠테이션할 애니메이션도 만들고 영상화도 하고 그걸 선수들한테 전달할 수 있는 정도의 정리가 된 것 같다.
그걸 또 수정, 보완한 부분들을 다시 훈련 구성도 할 줄 알았다. 선수들한테 명분 있게 이해시킬 수 있는 정도로 차근차근 채워갔다.
(강등) 당시의 데미지(충격)가 되게 컸다. 그 이야기를 메모장에 적어 놨다가 입 밖으로 냈던 건 2023년 U-17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의 준결승 때였다. 입 밖에 내는 데 정말 오래 걸렸다.
그 아픔을 통해서 나는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그래서 성남에 항상 빚을 졌다. 지도자를 처음 시작한 곳이다. 아픔을 같이 공유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그러고 난 이후에 또 부족해서 채워오면서 이제 나만의 길을 다시 오게 됐다.
(선수 시절) 마지막에 신태용 감독님이 나를 불러서 성남 일화로 선수로 있었다. 일화로 선수도 있다가 시민 구단으로 전환이 돼서 지도자로 한 거다. 그러니까 (성남의) 두 개의 히스토리를 나는 몸을 다 담고 있다. 성남도 잘 됐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울산이야 워낙 잘 하고 있고 내가 말하지 않아도 한국 최고의 구단이다. 우리 수원 삼성 또한 최고의 구단이지만 지금 그런 아픔을 겪은 이후에 있다. 다시 예전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내가 부임했고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도했던 선수 중 양민혁을 비롯해 많은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양)민혁이도 그 친구들하고 저희 너무 잘 지내고 있다. 그 친구들이 갖고 있는 뉴스는 내가 제일 먼저 잘 알고 있다. (김)명준이도 (헹크와) 사인을 이번에 한 것도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소식이다).
최근에는 뭐 명준이 (윤)도영이, (강)민우, 진태호, 이렇게 4명이 이제 좀 컸다고 자기들끼리 모여서 맥주 한 잔 먹고 있더라. 그래서 나한테 영상 통화가 왔더라. 그래서 ‘애들이 이제 많이 컸구나’ 했다.
함께 할 땐 학생이었는데 지금 프로 선수가 돼서 생일도 다 지났다. ‘뭐 하고 싶어?’ 그러니까 ‘용돈 보내달라’ 그러더라. (선수들이) 진짜 예쁘게 잘 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