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벌써 네 번째 퇴장이다. 아스널이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다 레드카드 보유팀이 됐다.
과거 세련된 기술축구에서 '깡패축구'로 바뀌는 걸까.
다만 이번에 받은 레드카드 판정 만큼은 논란이 일고 있다.
아스널은 26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경기장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시즌 23라운드 울버햄프턴과의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지만 경기 도중 일어난 마일스 루이스-스켈리 다이렉트 퇴장으로 마냥 웃을 수 없게 됐다.
아스널의 래프트백인 루이스-스켈리는 전반 43분 코너킥 공격 때 수비에 성공한 울버햄프턴 역습을 저지하기 위해 매트 도허티를 페널티박스 가장자리, 아스널 골문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목을 거는 듯한 태클을 걸었다.
경기 주심이었던 마이클 올리버는 루이스-스켈리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명령했다. 비디오판독(VAR)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하고도 이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경기 후, 아스널을 이끌고 있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BBC '매치 오브 더 데이(Match of the Day)'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명백해서 할 말이 없다"라고 말했다.
영국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는 "난 판정에 완전히 격분했다.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기겠다"고 언급하며 "퇴장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너무나 명백해서 내 말이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덧붙이며 주심의 판정에 전혀 동의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축구 경기에서 경고를 주지 않고 바로 퇴장을 명령하는 행위에는 상대 선수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거나 부상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태클이나 행동 또는 득점 기회가 명백한 상황에서 반칙으로 저지한 경우 등이 있다.
루이스-스켈리가 한 태클의 경우 둘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르테타 감독의 주장이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통산 최다득점자이자 방송 해설을 하고 있는 앨런 시어러 역시 이 퇴장을 두고 "여태껏 본 최악의 판정 중 하나"라면서 올리버 주심 판정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BBC 라디오에서 시어러는 "심판이 경기 중에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히 이해하지만, VAR은 왜 원심이 맞다고 판단했으며, 다시 한 번 확인하지 않았는지 그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시어러는 이어 'BBC 매치 오브 더 데이'에 출연해 "옐로카드로 충분한 태클이었다. 말도 안 되는 판정이다. 속도가 붙지도 않았고, 그리 강하게 들어가지도 않았다"며 "상대를 위협하지도 않았고, 골문에서 90야드(약 65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이니 명백한 득점 기회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아르테타 감독은 이 판정에 대해 정식으로 항소 계획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스널이 항소를 제기할지 묻는 질문에 아르테타 감독은 "클럽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릴 것이다. 너무 명백해서 항소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스널은 이번 판정 외에도 소속팀 선수 레드카드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적이 있다. 9월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시간 지연으로 두 번째 경고를 받았을 때, 아르테타는 이번처럼 "너무 명백해서 판단은 미디어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또한, 데클런 라이스가 브라이턴과의 홈 경기에서 퇴장을 당한 결정이나, 세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윌리엄 살리바(William Saliba)에게 페널티를 선언한 판정에 대해서도 아르테타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다이렉트 레드카드가 맞다는 주장도 있다.
같은 프리미어리그 심판 출신이자 현재 스카이스포츠 심판 패널로 활동 중인 마이크 딘은 "정지된 이미지를 통해 보면 루이스-스켈리가 왜 퇴장당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상대의 아켈레스건에 스터드를 갖다박았다"면서 후배 심판을 옹호했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규정에 따르면 발목 위를 겨냥한 높고 강한 접촉은 '위험한 태클'로 간주되어 '퇴장'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러한 의견을 바탕으로 본다면 주심은 루이스-스켈리의 태클이 발을 높이 들려있지는 않았지만 단순히 발목을 거는 행위보다는 발목을 밟는 행위로 보아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꺼내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 판정이 번복되지 않는다면, 루이스-스켈리는 다음 프리미어리그 3경기인 맨체스터 시티전, 레스터 시티전, 뉴캐슬과의 리그컵 준결승전 등에 연달아 출전하지 못한다.
이 퇴장으로 18세(121일)인 루이스-스켈리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세 번째로 어린 퇴장 선수가 되었다. 1위는 웨인 루니(17세 63일), 2위는 마이클 오언(18세 117일)이다.
전반전 수비수 퇴장으로 위기를 맞았던 아스널은 후반 33분 울버햄프턴 주앙 고메스 역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서 벗어났다. 후반 추가시간 리카르도 칼라피오리가 결승포를 넣으며 1-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 승리로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2위를 유지했다. 선수 리버풀과의 격차는 현재 한 경기를 더 치르고 6점 차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