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이 문제였나.
지난 2023년 3월까지 토트넘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이탈리아 명장 안토니오 콘테가 고국 무대에서 자신의 명성을 다시 드높이고 있다.
나폴리는 김민재가 핵심 수비수로 뛰던 2022-2023시즌 세리에A 깜짝 우승을 했다.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이던 1989-1990시즌 이후 33년 만의 우승이어서 많은 이들이 놀랐다.
더욱 놀란 것은 김민재가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고, 감독과 단장이 모두 교체된 뒤 치른 2023-2024시즌에도 10위까지 추락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나폴리의 몰락이었다. 당황한 구단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지도자인 콘테 감독을 데려와 지휘봉을 맡겼다.
콘테 감독 영입 효과는 확실하다.
나폴리는 26일(한국시간) 홈구장인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세리에A 최다 우승팀이자 자타 공인 세계적 명문인 유벤투스를 상대해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나폴리는 17승 2무 3패(승점 53)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지켰다.
물론 두 경기 덜 치른 인터 밀란이 승점 47이어서 나폴리가 확고한 1위라고 하기는 어렵다. 득실차에서도 나폴리는 +22, 인터 밀란은 +33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무패를 질주하던 유벤투스를 제압한 것만으로도 콘테 감독의 지도력은 인정받게 됐다.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 8승 13무를 기록, 희대의 무패 행진을 거듭한 끝에 1패를 추가했다. 무승부가 너무 많다보니 승점이 37에 불과하다. 순위는 6위다.
이날 경기 기선은 원정팀 유벤투스가 잡았다. 특히 얼마 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임대로 데려온 프랑스 국가대표팀 공격수 랑달 콜로-무아니가 새 팀 데뷔전에서 데뷔골 터트리는 기염을 토했다.
콜로-무아니는 전반 43분 오른쪽 측면 공격에 이은 문전 혼전 중 볼이 골문 정면에 있는 자신에게 다가오자 절묘한 오른발 터닝슛을 시도해 홈팀 골망을 출렁였다.
그러나 나폴리는 후반에 추격전을 벌여 결국 전세를 뒤집었다.
후반 12분 문전 혼전 중 마테오 폴리타니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툭 차 올린 크로스를 카메룬 국가대표 안드레 잠보 앙기사가 헤더골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이다.
이어 후반 23분엔 맨유에서 지난해 여름 이적한 스코틀랜드 국가대표 미드필더 스콧 맥토미니가 로멜로 루카쿠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에서 동작을 취하려는 순간 상대 태클에 넘어졌다. 루카쿠가 페널티킥을 왼발로 침착하게 차 넣어 2-1 역전을 만들었다. 경기는 이대로 끝났다.
콘테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유벤투스, 인터밀란 등 두 명문을 맡아 세리에A 우승을 이끈 명장이다.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선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 정상 등극을 일궈냈다.
그러나 2021년 10월 부임한 토트넘에선 처절한 실패를 맛 봤다. 2023년 3월 A매치 기간에 쫓겨나듯 구단을 떠나고 말았다.
1년 휴식기를 거친 뒤 벼랑 끝 나폴리에 부임했다. 나폴리가 유벤투스, 인터밀란처럼 돈이 많은 구단이 아니어서 콘테 감독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도 있었지만 첫 시즌 중반까지는 문제 없이 나폴리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번에 무패를 달리던 유벤투스를 누르면서 자신의 명성을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에 떨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